[청년발언대-문화, 할말있다!] 문화가 곧 일자리다.
[청년발언대-문화, 할말있다!] 문화가 곧 일자리다.
  • 김 영 인/정동극장 경주문화사업부
  • 승인 2012.03.1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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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열풍과 21세기의 트렌드는 문화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많은 청년들이 문화계 문을 두드린다.

▲필자 김영인 정동극장경주문화사업부

공연 기획사나 문화 관련 기관의 인력 모집 경쟁률은 웬만한 기업과 비슷할 정도다. 필자의 극장에서도 대학생 마케터 모집이 있었는데 15대 1이라는 경쟁률과 지원자들의 화려한 스펙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막상 문화계 일자리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학을 졸업한 그들을 흡족하게 할 일자리는 지극히 드물다.

문화계 역시 아직은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을 제대로 갖추어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계 일부에서는 문화관련 일을 한다는 것은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좋지 않은 고용 조건 역시 본인이 선택한 거라고 단정 짓는 분위기마저 있다. 그래서 열정을 가지고 문화계로 뛰어든 인재도 열악한 현실 때문에 문화계에서 발을 돌리거나 소수만이 그나마 조건이 괜찮은 문화재단이나 대기업 문화 사업부서로 흘러 들어가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대기업 자본이 문화, 공연계로 흘러 들어오면서 조건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자본은 문화 본질보다는 문화를 통한 기업 이미지 홍보나 흔히 얘기 하는 ‘문화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의 이윤 창출 방편으로 이용되고 있다.

정부에서 공연계에 지원되는 지원금 역시 창조적 문화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라기보다는 수요자 중심의 지원 사업이 대부분이고, 문화예술교육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젊고 유능한 예술가들을 단기 교사로 만들어 버렸다.

문화계에서 미래지향적인 젊은 인재들을 유입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만족할 만한 근무 조건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가 불안하고 열악한 고용조건 속에서 자신을 희생해가면서 일을 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화 예술이 기업과 정부가 원하는 계량화된 가치를 창출해 내야만 경쟁력이 있다는 인식도 지양해야 한다. 문화는 활용되어 질 때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문화 그대로가 가치인 것이다.

문화 사업 그 본질에 충실한 창조적 일자리에 정부와 기업의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꿈 많고 능력 있는 젊은 청년들이 문화 예술계에 계속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김구 선생의 말씀처럼 경제 강국보다 대한민국이 문화로 잘 사는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