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뉴현대건설 안행순 회장]"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예술촌 건립에 앞장서고 싶어요"
[인터뷰-뉴현대건설 안행순 회장]"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예술촌 건립에 앞장서고 싶어요"
  • 인터뷰-이은영 편집국장/이지연 기자
  • 승인 2012.04.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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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사랑하는 CEO]문화를 사랑하고, 지역민들의 복지를 위해 애쓰는 CEO 안행순 회장

  

기자에게 직접 만든 도라지 차를 내밀며, 그는 말했다. ‘베푸는 삶이 좋다’고. 그는 자신이 말하고도 멋쩍은 지, 수줍게 웃었다. 모두가 ‘자기 것’을 챙기는 데 혈안인 요즘, 남에게 베푸는 것이 좋다는 사람의 말은 언뜻 들어서는 믿기지 않는다. 그러나, 기자가 만난 안행순 회장은 그 말을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이었다.

젊은 나이에 건설업계에 뛰어든 안 회장은 지난 1998년, 논산에 내려와 '뉴현대건설‘을 설립했다. 이후 그는 문화, 복지 등 다방면에서 지역주민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아왔다. 이 세상 어떤 임대업자가 입주자의 밀린 월세를 눈감아주고, 관리비를 대신 내줄까? 그는 자신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이러한 선행을 펼쳐왔다. 뿐만 아니라,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소년소녀 가장들의 생계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왔다. ’정치적 목적‘이 있을 거라고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오해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사람들의 오해도 풀렸다. 오히려,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 건설'을 위해 애쓰는 그의 모습에 큰 성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대건중고등학교 운영위원회 운영위원장, 한국대학생활체육연맹  회장(2011년 임기 만료,현재는 고문) 등을 맡으며, 지역발전을 위한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충남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이 개최한 '2011 교육대상 및 종합시상식'에서 지역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애쓴 공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노인들을 지극정성으로 공경한 선행이 알려지자 '대한민국 효도회'는 그에게 '대상'을 수여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서울신문사), 이코노미 기업 브랜드 대상(스포츠 서울),  생활체육우수단체 대상(스포츠 서울신문)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인문학’공부를 통해, 사람을 더욱 진실하게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자 한다는 그. 세상을 향한 따뜻한 관심은 그로 하여금 많은 선행을 베풀게 만들었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에 눈뜨게 만들었다. 중광스님, 임영우 화백의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동양화로 메워진 그의 사무실은 단아하고 소박한 '미'를 추구하는 그의 취향을 반영하고 있었다. 동시에, 임영우 화백의 그림 속 청렴하기 그지없는 소나무는 순박한 그의 품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렇듯 문화를 사랑하는 그는 문화시설의 부재로 제대로 된 문화생활을 향유하지 못하는 지역 주민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의 문화활동의 폭을 넓혀주기 위한 방안을 오랜 시간 고민해 온 그. 그런 그가 조심스레 '문화예술촌' 건립에 관해 말문을 열었다.

 

▲ 뒤의 그림은 '소나무 화백'으로 유명한 임영우 전 논산교육장이 8개월의 작업을 거쳐 안행순 회장에게 선물한 것이다. 미술에 관심이 많은 안 회장은 많은 예술가들과 교류하고 있다.

- 매주 수요일마다 인문학 강좌를 듣기 위해, 서울에 오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삼성출판박물관에서 열리는 ‘삼성뮤지엄아카데미’ 강연을 듣고 있거든요. 그곳에서 우리나라의 유명한 석학들로부터 문학, 역사, 철학을 배우고 있어요. 강연을 들으면서 인간과, 인간이 속한 세계에 대해 심도 깊게 통찰하는 인문학에 한껏 매료됐어요. 저는 젊어서부터 건설업에 종사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을 경험했어요. 그러면서, 제 나름대로 터득한 부분이 많다고 여겼는데 아직도 ‘배울 것’이 무궁무진하더군요. 수업을 들을 때마다, 한없이 겸손해집니다. 공부도 할 겸, 사람들과 교류도 할 겸 서울에 자주 발걸음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sma는 삼성출판박물관(관장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이 40여년 전부터 문사철(文史哲)의인문학강좌 중심으로 이끌어오고 있는 공부 모임이다. 전 고려대학교 대학원장인 김충렬박사,  원로극작가인 신봉승선생,  이인호 전 러시아대사,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을 비롯 이태진 역사편찬위원장, 안휘준 서울대 교수, 김상현 동국대인문대학장, 소설가 김홍신 씨 등이 강사진으로 참여했으며 김영호 전 산업자원부장관, 현정은 현대그룹회장, 만화가 박재동화백 박준영 국악방송사장 등 사회각계지도층 인사들이 강사로 또는 수강생으로 대거 참여하고 있다. )

- 오랫동안 서울에서 죽 사셨는데, 시골과 서울을 오가는 생활엔 만족하세요? (참고로 안 회장은 한 달에 20일은 논산에서 생활하고 나머지 열흘은 서울에서 지낸다)

공기도 맑고, 한가로우니 마음이 한결 편안하지요. 소탈하고 마음씨 따뜻한 이곳 주민들도 좋구요. 또, 경쟁이 도시만큼 치열하지 않아서, 서로들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골 분위기에 동화도 많이 됐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무엇보다 직접 농사를 짓는 일에 보람을 느껴요. 자급자족해서 ‘먹는 행위’는 무척이나 순수한 일이더군요. 또, 제가 직접 농사지은 먹을거리를 지인들에게 선물할 때도 뿌듯해요. 이런 소소한 행복감에 젖을 때, ‘잘 내려 왔구나’싶어요.

- 논산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으셨나요? 고향은 전라남도 영암이라고 알고 있는데.

네. 저는 영암 출신이에요. 여기 내려와 사니까 다들 논산이 제 고향인 줄 알아요. 낙향해서 사는 줄 안다니까요. (웃음) 서울에서 한창 직장생활을 하던 중이었는데, 아마 85년이었을 거예요. 그때 우연히 만난 논산사람이 돈이 급하다고 사정하길래, 빌려 줬어요. 그랬는데 10년이 지나도록 돈을 안 갚는 거예요. 그래서 돈 대신에 그 사람 소유의 논산 땅을 인수하게 된거죠. 참 재미나고 묘한 인연이죠? 빚 대신 받은 땅에 ‘제2의 고향’을 일구고 살아 왔네요. (웃음)

 -사무실에 그림을 많이 걸어두신 걸 보니, 상당히 그림을 좋아하시나 봐요. 한 매체에 ‘한국예술의 의의’라는 칼럼도 쓰셨던데, 한국미술의 가치를 어디에 두시는지요?

 저는 미술에 조예가 있는 사람은 아니고, 단지 좋아할 뿐이에요. 칼럼은 우리 전통미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이 우려돼 쓰게 됐어요. 일제 강점기에 뿌리박힌 식민사관은 우리 미술이 ‘중국미술의 아류’라는 그릇된 오해를 빚어냈죠. 그런데 사실상, 우리 미술은 다른 나라의 미술과 뚜렷이 구별되는 독창성을 지니고 있어요. 백제의 금동대향로, 통일신라의 석굴암 조각, 불국사의 다보탑, 고려청자, 조선후기의 진경산수화 등이 그 증거에요. 현대의 최첨단 과학기술로도 복원이 불가능한 ‘미학적 경지’라고들 칭송하잖아요. 

▲ 지역 봉사활동에 전념해 온 그는 공적을 인정받아, 많은 상패를 받았다.

- 외래문물에 대한 동경이 결국, ‘우리 것’을 과소평가하는 부작용을 낳은 것 같습니다.

동감해요. 미술뿐만이 아니라, 모든 예술분야가 다 그렇지요. 전통예술은 날이 갈수록 대중들로부터 소외되고 있죠. 굳이 ‘애국심’ 운운하지 않더라도 사람이 자기 본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문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셨기에, 백제문화재 탐방을 위해 논산을 방문한 일본 불교단 일행을 상대로 ‘민간 외교관’ 노릇을 톡톡히 하셨군요.

우리 문화재를 보고자, 일부러 귀한 시간을 내서 오신 분들이잖아요.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충남국악단원’을 초청해, 태평무를 선보였어요. 또, 그 나라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그 나라의 전통음식을 꼭 먹어봐야 한다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조촐하게나마 한정식 만찬을 대접했어요. ‘전통’을 소중히 여기자고 글까지 썼으니, 제가 앞장 서야죠.(웃음)

-논산역에 국선 작가의 대형 미술 작품을 기증하시고, 의자도 자비로 교체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 크게 공헌하셨어요.

우리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 문화생활을 하는 이유중 하나는 바쁜 일상에서 오는 피로를 푸는 데 있어요. 그를 통해, 심적인 여유를 되찾고 말이죠. 그게 바로 예술이 지닌 ‘치유’기능일 거예요. 그러던 어느 날, 논산역에 그림 하나 걸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번뜩 스치더군요. 하루 종일 이길 저길 오가느라, 지친 주민들이 좋은 그림을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요. 제가 기증한 그림이 조금이나마 고단한 주민들의 마음을 풀어 줄 수 있길 바랬어요. 단지 그뿐입니다. (웃음)

- 지역문화의 발전을 위해 애쓰신 만큼, 복지를 위해서도 많이 노력하셨더군요. 연무읍에 건립하신 아파트를 지역주민에게 싼 가격으로 임대하시는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시골은 경제적으로 어려우신 노인분들이 정말 많이 계세요. 연세가 드셔서 젊을 때만큼, 농사를 짓지 못하시니 당연히 먹고 살기가 빠듯하지요. 저희 아파트에는 이런 어르신들이 특히 많이 입주하셨어요. 나물을 캐거나, 마늘을 까서 간간히 생활하시기 때문에, 아무래도 월세를 감당하시기가 벅차실 거예요. 월세를 안주시면, 그냥 그렇게 이해하고 넘어가요.

- 월세야 안 받는다 치지만, 관리비는 어떻게 하세요?

 제가 대신 납부합니다. 관리비를 내지 못하면 물, 수도, 가스, 전기 다 끊기잖아요. 안 그래도 건강이 좋지 않으신 어르신들이신데, 그러다가 크게 병이 나실 수 있어요. 어렵게 수소문해서 어르신들 자식들한테 연락을 하면, 다들 말로만 모셔 간다고 하더군요. 그런 일을 목격할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부모는 평생 허리가 휘도록 자식을 위해 농사졌는데, 자식은 그런 부모를 부담스러워하더군요. 배 아파 낳은 자식에게조차 외면받은 분들인데, 제가 어떻게 매정하게 대할 수 있겠습니까? 아마 다른 사람도 이같은 상황을 보면, 다들 저처럼 행동할 거예요. 제가 특별히 착한 사람이어서가 아닙니다.

- 거의 ‘무료 임대주택’을 운영하고 계신 셈이네요. 시나 도에서 지원을 해주진 않나요?

 현재 예산을 지원받지는 않구요. 전부 제 돈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금전적인 지원을 받지는 않지만, 많은 지역 주민들께서 제 마음을 알아주시고, 큰 성원을 보내주세요. 심적인 지원은 듬뿍 받고 있습니다. 

▲ 논산시 연무읍 안심리에 있는 뉴현대건설 사무실이다. 그는 지난 2000년, 이곳에 아파트를 지어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주거환경을 제공해왔다.

- 그래도 애초에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건립한 아파트였을텐데, 경제적으로 손해를 크게 보시는 것 같아요.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죠. (웃음) 하지만 제가 건축업을 하니 서울에 상가를 지어 분양도 하고 기타 여러 사업들을 통해 수익을 내니까 괜찮아요. 처음부터 ‘손해’를 염두했으면, 시작조차 안했겠죠. 또, 가끔씩 아파트에서 마주치는 어르신들이 저를 자식처럼 대해 주시는 것으로 위안이 되요. 겉보기에는 일방적으로 남을 돕는 행위로 비춰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결국은 다 제 덕을 차곡차곡 쌓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아직 생각 중입니다만, 논산에 ‘문화예술촌’을 건립하는 일에 앞장서고 싶어요. 아시다시피 유명한 작가이신 박범신 씨, 김홍신 씨가 저희 논산출신이세요. 또, 연기자 김수미 씨도 저희 지역에 있는 강경 고등학교를 졸업하셨어요. 일단, 논산이 고향인 문화예술인들과 ‘문화예술촌’을 추진하는 모임을 결성하려구요. 그렇게 충분한 의논과 검토를 거쳐,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 예술촌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어요. 또, 지금도 정부나 지자체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많은 문화유산들이 훼손되고 있어요. 지역문화재의 건강한 보존을 위해, '문화유산국민신탁' 대전지부를 만들고 싶어요. 김종규 이사장님의 의지가 크신 만큼, 회원가입도 활발히 잘 되리라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회장님께서 구상하고 계신 ‘예술촌’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위에 언급한 문화유산국민신탁의 김종규 회장님께서 박범신, 김홍신 작가님과 깊은 인연이 있으십니다. 그래서 김 회장님의 도움을 받아, ‘문학촌’을 조성하는데 앞장서고 싶어요. 유명하신 작가님들의 문학 강연회와 문학 세미나 등을  개최한다면 지역문화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현재 박범신 선생님은 논산 가야곡면 조정리에서 집필활동에 매진하고 계시면서 본인의 트위터에 ‘논산일기’라는 제목으로, 일기도 쓰시고 계시구요. 애향심이 강한 분이시니, 적극적으로 도와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작가님들의 지원을 받아, 우리 논산의 아이들이 수준 높은 문학교육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또, 김수미 선생님께선 많은 연기자 후배들과 함께, 어머님들을 대상으로 연기를 지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농사 지으랴, 남편과 자식 건사하랴 이런저런 고충이 많으신 이곳 어머님들이 ‘연기’를 통해, 쌓인 한과 스트레스를 해소하시길 바래요.

- ‘예술촌’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게 되면, 자연스럽게 논산의 관광산업도 활성화가 될 것 같아요.

그렇겠죠. 언론에 조명도 많이 될 겁니다. 이제껏 뚜렷한 이미지를 지니지 못했던 ‘논산’이 충남의 대표적인 문화도시로 부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무엇보다 논산 주민들의 문화활동 폭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에요. 우리 논산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도시의 청소년들 못지않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기를 바래요. 그렇게 고향에서 쌓인 문화적 소양이 그들 인생에 값진 자양분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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