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포털, 절대권력인가 착한 플랫폼인가?
인터넷포털, 절대권력인가 착한 플랫폼인가?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2.04.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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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포털' 주제로 '곽승준의 미래토크' 개최

인터넷포털의 바람직한 역할과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위원장 곽승준)가 주최한 제5차 '곽승준의 미래토크'가 16일 열렸다.

곽승준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크콘서트에서는 최근 인터넷포털의 경제사회적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고 국내 일부 포털업체들이 전 방위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데 대해 비판과 옹호 입장이 엇갈렸지만, 우리 인터넷생태계에도 공생발전과 혁신을 꾀해야 할 시점이라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토론은 독과점과 공생발전이란 '산업생태계 측면', 검색 중립성과 투명성의 '신뢰 측면', 공정성과 선정성 문제의 '저널리즘 측면' 등 세 갈래로 이뤄졌다.

토론에 앞서 곽 위원장은 "대한민국 인터넷 경제는 비약적으로 성장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G20 국가들 중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며, "이런 추세라면 2016년에 이르러 132조원, GDP 8%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일부 대형 포털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인터넷생태계 전체가 좌지우지되는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에 관련업종들이 공생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화두를 던졌다.

인터넷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검색포털이 많은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포털업체들이 미디어, 게임, 온라인쇼핑몰, 부동산정보제공사업 등으로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하면서 기존 사업자들로부터의 불만도 고조돼온 상황이라 이날 토론에 대한 관련업계의 관심은 비상했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은 "네이버의 독점은 공정한 경쟁의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네이버는 외부 콘텐츠를 배제 또는 차별하는 기형적인 검색엔진이고 헐값에 사들인 뉴스콘텐츠와 '불펌' 콘텐츠로 넘쳐나는 블로그들이 이를 잘 보여 준다"고 말하며 "결과적으로 네이버는 '가두리 양식장' 역할을 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형래 조선일보 산업부 차장도 "국내 포털, 특히 네이버가 보여주고 있는 비즈니스 행태는 지금 한창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대기업의 문어발 확장과 전혀 다를 게 없다"고 비판하며, "독점력을 바탕으로 인터넷 기반의 모든 비즈니스를 독식하려 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창의적인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이 안 나온다"고 지적했다.

손재권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는 "네이버와 다음의 독점이 심화되고 있는 현상이 오프라인을 넘어 모바일로도 옮겨가고 있어 우려되지만, 그렇다고 기존 법 체계가 아닌 별도 규제를 새로 만들어 포털을 묶어 놓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와 업계가 나서서 새로운 인터넷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성공가능성이 있는 벤처기업의 창업을 돕는) 모바일 스타트업을 강력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도 "인터넷은 글로벌생태계이기 때문에 규제를 만들면 고립돼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규제환경을 조성하고 문제점은 시장원리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수 세종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형 포털의 미디어 영향력 확대와 관련해 종종 언급되는) 저널리즘의 위기가 언론 자체의 위기인가, 언론사들의 위기인가를 엄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왜 우리나라에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이폰과 같은 혁신과 진화가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돌아볼 시점"이라며 "우리나라에는 미디어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혁신을 꾀하는 현자가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토론영상은 19일부터 팟캐스트(곽승준의 미래토크)와 홈페이지(www.2020futuretalk.net)를 통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