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황평우의 우리문화 바로보기]광화문 편액은 본래의 모습이어야 한다.
[칼럼/황평우의 우리문화 바로보기]광화문 편액은 본래의 모습이어야 한다.
  •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승인 2012.04.2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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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글자에 대해 여러 말들이 많다.

▲필자 황평우 소장

우선 편액과 현판에 대해 알아야한다. 모두들 “현판”이라고 하는데 “편액”이 정확한 표현이다. 현판은 나무판에 글씨를 써서 내걸은 모든 시문을 말한다. 반면 “편액”은 글씨를 써 건물 앞부분 높은 곳에 건다는 뜻이 있다. 따라서 광화문현판이 아니라, 광화문편액으로 쓰이고 불려야 한다.

경복궁은 1395년 건축되었고 1399년(정종)에 경복궁의 궁성을 쌓고 동·서·남에 성문을 세웠는데 1426년(세종8년)에서야 동문을 건춘문, 서문을 영추문, 남문은 사정문에서 광화문이라 이름 한다고 세종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즉 한자의 광화문은 세종대왕 때 사용된 고유의 이름이며 역사적 사실이다. 경복궁 성문에 이름을 지은 것은 우리 선조들이 건물에 정신을 부여하는 문화 활동에 의하여 창조된 가치가 뛰어난 문화유산이다.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 라는 뜻이다. 한글 광화문은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뿐이다.

한자 광화문 편액은 조선 초 200여년, 조선후기에 60여 년 동안 걸려있었다. 이러한 광화문이 잘못된 중건방식인 콘크리트로 지어지고 권력자의 오만과 막연한 충성심으로 만들어진 한글광화문 편액이 40여년 걸려있었다고 해서 민주인사를 탄압한 일본군 군관출신이 쓴 글씨를 다시 걸라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고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모독이다.

중국 자금성의 천안문에 걸려있는 마오쩌뚱의 대형사진과 간자체 구호를 보면 구호주의와 집단주의의 생각이 떠올라 불편해질 뿐이고 원형을 지켜야 할 문화유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뿐이다. 세계 어디를 방문해 보아도 문화유산인 건축물에 정치구호가 있는 나라는 집단주의나 국가주의만을 강조하는 나라에만 존재한다.

문화재를 복원하거나 중건 할 때는 원칙과 기준점이 있다.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과 건축물일 경우 중건 시점을 어디에 두느냐이다. 광화문은 논의 끝에 고종대로 시점을 두기로 했다. 즉 목조로 된 광화문의 마지막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편액의 경우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던 사진의 희미한 글자를 디지털로 찾아낸 것이다.

물론 디지털로 찾아낸 글자에 필력이나 혼이 담아있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지만 서체를 나무에 옮겨 새기면 무디어 질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2억이 아닌 삼천만원 미만의 큰돈이 들어가 만든 광화문 편액이 갈라진 것은 제대로 건조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주도의 큰 행사를 하려고 공사기간을 앞당긴 것에 있다.

필자는 문화재청을 두둔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국가 기관의 일개 차관기구에 불가한 문화재청이 최고위기관에서 공사기간을 당기라는데 “아닙니다”라고 요구하지 못했으니 처벌받으라 하지 말고 공사기간을 앞당기라고 한 기관을 고발하면 될 것이다. 사람이 다치면 치료하듯이 편액을 땜질한 것은 응급처치 행위다.

만약 한글로 광화문을 쓴다면 광화문의 의미는 무엇인가? 한자로 변환해서 다시 의미를 새겨야하는 번거로움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문화재는 본래의 모습으로 보존되어야한다. 한자문화권인 나라가 한자문화권이 아니라고 억지를 부리기보다, 우리식의 재창조된 문자문화권을 강조하면 되는 것이고, 한자로 광화문을 쓴다고 외국관광객에게 자존심을 잃어버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일제에 의해 잘못 지정된 국보번호, 보물번호를 없애는 운동이 먼저 필요하다. 만약 국보번호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전 시민이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전통의 문화유산을 국보 1호로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과연 무엇인가? 몇 백 년이 지나도 아직도 사용하고 있으며, 전 국민이 활용하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다름 아닌 정작 우리는 그 가치를 모르고 있으나 세계(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기록문화유산인 “훈민정음” 이다.

광화문을 한글로 쓰면 독재가 민주가 되는 것이 아니며 애국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필자는 이런 제안을 해본다. 디지털로 찾은 광화문 글자를 기준으로 하고 전 국민에게 공모를 해서 가장 비슷하고 기와 필력이 있는 작품을 선정해서 내걸었으면 한다. 선정과정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해서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보기를 기대한다.

<필자 프로필>
문화연대 약탈문화재환수 특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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