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상 화백의 독도칼럼] 문화로 지켜야 할 독도
[이종상 화백의 독도칼럼] 문화로 지켜야 할 독도
  • 일랑 이 종 상(대한민국예술원 회원/화가)
  • 승인 2012.04.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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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랑 이종상 화백
60인의 독도문화혁명

나는 6년 전, 광복 60주년을 맞아 ‘전국60인의 독도문화의병’을 뜻이 맞는 각 시도 화가들이 모여 평생토록 독도문화심기운동으로 국토를 지켜내겠다는 각오로 독도에 입도하여 선서식을 하고 전국 순회전을 성황리에 갖게 되었습니다. 벌써 유명을 달리하신 네 분 독도문화 의병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지금도 나라사랑을 예술로 실천하고 계신 독도문화의병으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중에 오승우, 민경갑, 박광진 화백 등 저를 포함하여 네 분이나 계십니다. 오승우 화백님을 포함하여 몇 분의 문화의병이 소속되어 계신 유서 깊은 ‘목우회’ 회원들의 <독도전>이 지금 열리고 있어(2005년-편집자 주) 문화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리라 믿습니다.

또 원로 중진작가들로 구자승, 홍석창, 선학균, 정치환, 손연칠, 허진, 오건탁, 김천일, 하철경, 함섭, 이종목, 강길성, 김근중, 최예태, 김춘옥, 한기창, 백순실, 서용, 박성태, 조평휘, 정명희, 이재호 대원 등, 역사의식이 뚜렷하고 좋은 작품 활동을 하시는 대원들이 이밖에도 많으십니다. 2005년도, 첫 입도행사 때 3m가 넘는 파고를 견뎌내며 천신만고 끝에 꿈에 그리던 독도의 품에 안겨 각 시도 지부의 문화의병기를 태극기와 함께 펄럭이며 우리는 그곳에서 아래와 같이 감격어린 다짐을 했습니다.
 
문화의병기로서의 영토수호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동이 트는 ‘해돋이의 땅’,독도는 정녕 우리 땅임이 분명하다. 독도는 찬란한 아침햇살과 함께 내일의 꿈이 웅비(雄飛)하는 대한민국의 정신적 ‘등대’이자 실질적 영토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치, 외교적 현안으로만 인식되어 오던 독도에 문화를 심어 민족의 가슴 속에 영원히 보듬어야 한다.

이제 독도는 더 이상 외로운 섬이 아니라 예술의 꽃이 활짝 피고 문화의 열매가 열리는 창작의 원천지(原泉地)이며 예술의 요람지(搖籃地)가 되어야 한다. 이에 뜻있는 화가들은 일찍이 독도에 문화의 씨앗을 뿌려왔다. 그로부터 28년, 문화 불모지인 독섬에 문화의 꽃을 심어온 예술인들의 뜻을 이어, 우리 모두가 하나로 ‘독도문화심기운동’에 동참하여야 한다.

나라를 사랑하고 국토을 지키는 일에 몫이 따로 있지 않으니, 자진하여 화가들은 총칼대신 붓을 들고 문화로 우리의 주권을 수호하려하는 문화의병이 스스로 되고자 함이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조국이 처한 국제적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고, 안으로 우리의 삶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실천적 비전을 제시하여야 한다. 우리 후손들이 이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지금의 우리들에게 숙명적으로 주어졌던 역할과 책임을 다하며 살았는가를 물었을 때, 우리 모두는 “올곧은 역사의식 속에 당당히 살았었노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역사의식으로 질곡(桎梏)의 과거사를 청산하고 화해와 공존의 미래사를 창조하기 위하여 거듭날 수 있는 문화 혁신의 해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관념적인 영토에 머물러 있던 독도가 이제 문화를 통해 생활 속에 ‘의식의 영토’가 되어 함께 ‘숨쉬는 땅’으로 우리의 영혼 깊이 새겨져야 마땅하며 ‘독도문화심기운동’을 남북의 공동과제(共同課題)로 인식하고 통일을 대비한 민족 동질성 회복과 화합의 기회로 삼아야 하겠다.

영토에 대한 문화인식

문화는 다른 상품과는 달리 그 나라와 민족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문화적 부가가치(府加價値)를 창출하는 등,독특한 영향력과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지니기 때문에, 우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에 문화를 심어 분명하고도 명분이 뚜렷한 ‘실효적영토(實效的嶺土)로 바꾸어 가야 한다. 광복 60주년을 맞는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 믿는다.

독도는 우리 민족의 역사에 대한 의식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출발점’이자 요람을 박차고 태평양을 달리는 동해의 ‘지킴이’가 된다. 우리는 그 동안 독도를 문화적 관점으로 보는데 너무나 인색(吝嗇)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1977년부터 30년이 가깝도록 극소수의 문화예술인들이 순수문화활동으로 ‘독도문화심기운동’을 꾸준히 전개하여 왔기에 문화적으로 국제사회에서 당당할 수가 있다.

독도는 이제 지도상에 점 찍힌 ‘관념의 땅’으로서가 아니라, 예술인들에 의해 문화의 향기 속에 거듭난 ‘빛의 땅’이 되어 우리들 가슴 속에 각인 되어질 것이다. 그동안 독도는 민간수비대에서, 지금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해양경찰들이 밤낮 없이 지키고 있고 또,의식있는 학자들이 지도 찾기와 자료 찾기를 꾸준히 전개하여 왔다. 이제 문화예술인들은 독도를 문화적으로 인식하고 ‘독도문화심기운동’에 적극 동참하여야 한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