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문화비평] 문화정책과 문화이론IV - 마르크스주의 문화론
[천호선의 문화비평] 문화정책과 문화이론IV - 마르크스주의 문화론
  • 천호선 컬쳐리더인스티튜트원장
  • 승인 2012.04.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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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선 컬쳐리더인스티튜트원장
문화에 대한 마르크스적 접근은 문화의 텍스트와 실천행위들을 그것이 산출된  역사적 상황속에서 분석하려는 것으로서, 대표적인 것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문화산업론, 알튀세르주의, 그람시의 헤게모니이론 등이 있다. 마르크스는 역사의 각 시기가 특정한 ‘생산양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이것은 한 사회가 생필품을 생산하기 위한 조직된 방식으로서, 그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형태는 물론 미래의 발전까지도 결정한다는 논리를 제시하였다.  특정한 ‘생산양식’은 농업이나 공업이 서로 다른 것처럼 특이한 ‘생산관계’, 즉  노예제는 주인/노예관계를, 봉건제도는 영주/농노관계를, 자본주의는 부르주아/프롤레타리아관계를 만들어냈으며, 역사적으로 물질적 생산수단을 소유한 지배계급이 지적 지배력도 행사하여 온 것이다. 그러나 양자간의 갈등은 이데올로기적 투쟁으로 발전하면서 사회변동을 이끌어 왔으며, 문화는 결코 역사의 주된 힘은 될 수 없으나 역사적 변화나 사회  안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여 왔다는 것이다.

테오도르 아도르노(T.Adorno)와 막스 호르크하이머(M.Horkheimer) 등이 대표하고 있는 프랑크푸르트학파는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을 계승하면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경제과정과 문화과정의 차이에 주목, 사회적 계급의식이나 문화를   단순히 이데올로기로서 파악하지 않고 그것 자체가 사회적 통합의 기능을 갖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특히 그들은 대량문화의 생산물과 생산과정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문화산업’이라는 용어를 고안하였는데, 문화산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고도의 조작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출현한 것이며, 지배적인 자본계급에 대한 노동계급의 대항적이고 비판적인 의식을 억제하고 타도하는데 기여한다고 주장하였다. 예를 들면 대중음악의 경우, 대중음악 소비자들이 기존 질서에 대하여 심리적 적응을 하도록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루이 알튀세르(L.Althusser)는 마르크스 사상에 구조주의적 해석을 제시한 프랑스철학자로서 이데올로기에 대한 분석을 심화시켜 ‘이데올로기적 억압기구로서의 국가’라는 개념을 도출하였다. 즉 국가를 억압적 국가와 이데올로기적 국가로 구분하고, 억압적 국가는 지배 질서에 저항하는 세력을 물리적 힘으로 제압하는 반면, 이데올로기적 국가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사람의 생각, 신념, 가치관, 감성까지를 근본적으로 지배, 통제함으로써, 지배적 사회관계를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공산당의 창설자 안토니오 그람시(A.Gramsci)는 국가 권력은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에 대하여 강제력을 행사하는 ‘정치적 사회’라는 요소와 지적, 도덕적인 지도력을 발휘하는 ‘윤리적 사회’라는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았다. 특히 윤리적 사회에서는 지배계층이 피지배자에게 양보함으로써 헤게모니를 유지하며, 피지배계층은 현재의 권력구조에 자신들을 묶어두는 가치나, 이상, 목적,  문화적 의미들을 능동적으로 지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헤게모니이론에서 대중문화는 사회의 지배력과 피지배력 사이에 교류가 이루어지는 장소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합병과 저항 사이의 알력, 즉 지배층의 이해관계를 보편화시키려는 시도와 피지배층의 저항 사이에서 투쟁이 일어나는 문화적 교류와 협상의 장이 되는 것이다.

헤게모니이론에 의하면, 대중문화는 정치적 조작이 강요한 문화가 아니며, 사회적 쇠퇴와 타락의 징후도 아니며, 아래로 부터 자생적으로 일어나는 문화도 아니고, 어떤 의도와 반대 의도 사이에서 타협된 혼합물, 저항과 합병의 힘들 사이를 움직이는 저울의 추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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