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시립미술관,12개 방방마다 펼쳐진 ‘아주 특별한 전시’
[전시리뷰] 시립미술관,12개 방방마다 펼쳐진 ‘아주 특별한 전시’
  • 박희진 객원기자
  • 승인 2012.05.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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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2012 열두 개의 방을 위한 열두 개의 이벤트展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미술관 전시실을 가득 채웠다. 12개 전시실 방마다 개성 있는 작품들로 12명의 12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모처럼 흥미로운 기획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번 전시는 <SeMA청년2012 열두 개의 방을 위한 열두 개의 이벤트>라는 제목으로 덕수궁길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렸다.

▲노진아 작 '미(未)생물'

문형민, 진기종, 파트타임스위트, 김기라, 하태범, 김상돈, 한경우, 김용관, 김영섭, 노진아, 변웅필, 이진준 등 12명의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들이 자신의 개성을 살린 공간으로 관람객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은 공간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의 2-3층 전시실을 구석구석 방방마다 매력적이게 펼쳐 놨다. 동선이나 작가 구성에 있어서도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페인팅부터 사진, 미디어 아트와 설치예술, 사운드아트까지 현대미술 전반을 개성 있게 표현했다. 전시는 미술간 공간에 작가 작업을 가득 채우는 형태로 기획돼 작가는 일정한 공간에 자신의 생각과 자신만의 시각적 효과를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담아냈다. 관람객이 한 명의 작가에게 깊숙이 빠져 효과적인 감상을 하기엔 좋은 구성이다. 작가들은 자신만의 향기로 공간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12개로 구성했고 12개 방에서 펼쳐지는 12명 작가의 이벤트는 너무도 특별하다.

 

▲이진준 작 '인공정원'

 

12개 이야기 중에 무엇보다 주제가 명확하게 와닿는 김기라의 ‘공동선-모든 산에 오르라!’는 작품은 사진과 회화, 미디어 아트를 동시에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작가의 능력이 발휘된 인상깊은 작품이었다. 인간의 의식이 반영된 망령으로 욕망 속에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려 했다. 신화적 신성시된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들의 꼴라주와 드로잉, 설치작품이 주제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엄숙한 방 분위기와 오브제와의 연출이 흥미로웠다.

보고있으면 묘한 기분에 빨려들어가는 작품이 있다. ?시점의 실체를 주관적으로 해석하려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경우 작가의 ‘Green House’와 김용관 작가의 ‘샘플스페이스’가 설치된 방은 현상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관점에서 주관적인 효과를 느낄 수 있게 유도한다.

웅성거림이 끊이지 않았던 작품도 있다. 사람의 두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우주 바깥 미지의 생물로 표현한 노진아의 ‘ 미(未)생물’ 작품은 꿈틀거리는 움직임과 사실적으로 표현한 두상이 소름 돋았다는 평이다. 인간과 너무도 흡사하게 생긴 미(未)생물과의 대화가 특별하다.

 

▲김용관 작 '샘플스페이스'

 

 재료를 탁월하게 선택해 사용한 젊은 작가들의 기발한 작품은 현대미술의 다양함을 소개하고 관람객에게 신선한 충격과 유쾌하고 흥미로운 공간으로 연출됐다. 단, 관람객과의 소통을 위한 기획자의 도구가 아쉽게 느껴진다. 방방마다 작가들의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관람객들은 방방을 관람하며 작가와의 소통을 시도했지만 100% 흡수는 어려움이 있었다.

공간마다 지니고 있는 개성은 작가를 대변하며 큰 감동을 선사하지만 작품의 의도와 제작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미흡해 아쉬운 평이 따른다.

현대미술은 대중과의 소통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 점을 큐레이터는 놓쳐서는 안되는 예민함이 필요하다.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는 젊은 아티스트와 대중들이 서로 의사를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더욱 요구된다.

서울문화투데이 박희진 객원기자(과천시시설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