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한국의 독자적인 단색화(Dansaekhwa)를 알리는 첫 걸음!
[전시리뷰]한국의 독자적인 단색화(Dansaekhwa)를 알리는 첫 걸음!
  • 박희진 객원기자 (과천시시설관리공단)
  • 승인 2012.05.2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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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한국의 단색화’展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잘 엮어내는 기술이야 말로 기획적 소양을 가진 미술관 인력들의 책임이자 그들의 역할이다. 나아가 대중들이 예술 문턱을 조심스레 넘어왔을 때 그들의 이해를 돕고 흥미를 끌어낼 수 있는 소통을 위한 콘텐츠의 안내 도구를 개발하고 전시실에 적절히 배치할 때 완벽에 가까운 전시 기획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우환/점으로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이 완벽에 가까운 기획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필자는 이 전시를 통해 무한한 한국현대미술의 발전과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국내 미술 기획자들의 역량과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어 행복했다.

31명의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국내최대규모 단색화 기획전이 열렸다. 150여점의 작품은 ‘단색화’ 전시의 결정판을 이뤘고 시대흐름에 발맞춰 작가별 섹션과 작품별 색, 재질을 분류하여 관람객의 시선과 동선을 배려해 작품을 배치했다. 전시는 한국의 독자적인 미술사조인 ‘단색화’를 대중들에게 친절하게 소개하고 역사적으로 한국미술의 위상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단색화(Dansaekhwa : Korean Monochrome Painting)’라는 한국의 독자적인 미술 사조를 소개하며 한국미술역사에 한 획을 긋는 매우 중요한 전시이다. 미국의 미니멀아트가 유럽회화의 전통 속에서 단적인 결과물이라고 본다면 한국의 단색화는 한국 고유의 정신, 전통적인 자연관, 한국적 재료를 개발하고 창조해내는 작가의 예술성 등을 바탕으로 우리 내면의 정신성을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단색화’라는 한국미술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박서보/묘법

‘단색화’는 한 가지 색이나 비슷한 계열의 색으로 구성된 회화양식을 말한다. 지루할 것 같은 단색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야만 전시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관념 속에서 느껴지는 단색은 단순하고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작가들의 반복되는 작업과 그것이 쌓아 올려져 구성된 색의 아름다움은 깊숙이 빠져드는 단색화의 표현이 된다.

게다가 한지와 숯, 먹물 등 한국의 정신성을 드러내는 재료들과 더해져 색의 번짐과 선의 갈라짐, 재료의 두터움과 반복적인 입체감 등 단색의 움직임은 마법 같은 묘미를 더한다. 평면성을 바탕으로 한국의 자연관과 전통관이 담긴 여백의 미, 단단하고 부드러운, 호방한 내면을 담아내고 있다.

미술작가와 작품 외에도 패션디자인과 협업하여 문영희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열었고, 디자이너의 아틀리에를 아트숍에 전시하고 있다. 전시실 통로공간을 활용해 한국의 단색화와 모노크롬(monochrome), 일본의 모노하 등을 비교할 수 있는 아카이브를 마련해 관람객 스스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했다.

 

▲필자 박희진 객원기자
뿐만 아니라 이우환 화백과 박서보 화백의 강연회, 윤진섭 교수의 렉쳐 퍼포먼스, 이강소 작가의 작업실 투어, 국제학술심포지엄 등이 진행됐다. 다양한 부대행사에서도 ‘단색화’를 이해하는 데에 새로운 시각으로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다는 평이 따른다.

 

전시를 최대로 활용해 ‘단색화’를 알릴 수 있는 갖가지 방법들을 총 동원했고 실로 완벽한 기획은 불가능 하다 생각하지만 완벽함을 위해 다듬어지고 준비되어진 전시는 예상대로 특별했다.

 

 

■서울문화투데이  박희진 객원기자 (과천시시설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