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삼성미술관 리움(Leeum)이 선택한 작가 서도호
[전시리뷰] 삼성미술관 리움(Leeum)이 선택한 작가 서도호
  • 서울문화투데이 박희진 객원기자(과천시시설관리공단)
  • 승인 2012.06.07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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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호의 무한매력에 빠지다!… ‘Home Within home(집 속의 집)’

삼성미술관 리움이 서도호의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 3월부터 서울 한남동에 전시를 찾는 인파가 몰리기 시작해 이목을 모을만한 전시평들이 입소문을 탔다.

관람객 입담에 오르내린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서도호 영상’이라고 불리는 ‘문(리움버전)’ 작품으로 전시를 관람한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많은 인파 속에서도 관람객들은 스마트폰 동영상에 작품을 담아내느라 서로 밀치고 밀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간직하고 싶은 맘이 굴뚝같아 보였다.

▲서도호, 투영(2005-2011)/사진제공=리움미술관

그 뿐만이 아니다. 필자가 이른 아침 미술관을 찾은 시간에도 북새통을 이뤘다. 인산인해인 미술관 풍경은 입장권을 사는 데도 몇 십분 줄을 서야 했고, 가방을 보관하는 곳에서도 어김없이 기다려야 했다.

서도호의 인기는 가히 대단하다. 한국의 대중들만이 그에게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세계 각국에서 여는 전시에서는 늘 감탄이 따른다. 대중과 소통하는 그의 코드는 무엇일까. 대중들이 서도호에게 열광하는 이유와 그 매력을 찾고 싶었다.

세계가 그의 작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필자는 리움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천정에 매달린 한옥의 솟을 대문 ‘투영’ 이란 작품을 통해 잠시 환상 속에 빠져드는 묘한 매력을 느꼈다. 맑은 하늘 위에 부드러운 곡선으로 지은 천국으로 향하는 대문이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이라고만 풀어내기엔 감각의 촉을 자극하는 다.

서도호의 작업은 집요할 만큼 정교한 디테일과 일상적인 소재에 아이디어를 불어넣은 창조물에 놀라움을 자아낸다.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볼 수 있다. 그의 매력은 ‘디테일’과 ‘소재’가 원동력이 되고 한국인으로 살아온 작가만의 한국적 정서를 활용해 곡선과 공간, 색감을 적절히 작품에 담아내는 매력이 있다.

로비와 그라운드갤러리, 블랙박스 3곳으로 구성된 전시실에서 블랙박스 공간은 서도호의 디테일함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실제 크기의 5분의 1로 실측해 재현한 작품들이다. 로비부터 그라운대 갤러리 공간을 채운 작품 또한 그의 집요한 디테일을 감탄할 수 있다. 얇은 노방을 손바느질해서 지은 작가의 ‘이동하는 집’들은 그가 살던 뉴욕 아파트와 베를린 아파트, 성북동 한옥 등을 그대로 재현해 천정에 매달았다. 그가 반투명한 천으로 지은 이 집들은 전등과 스위치, 인터폰까지 뭐하나 빠뜨리지 않았다.

그에게 ‘집’이라는 소재는 세계가 그를 주목하게 했던 역할을 한다. 또한 그의 예술 세계에서 핵심 키워드가 된다. 건축가가 아니었나 싶을 만큼 정교한 그의 집들은 그가 살아오면서 밟아온 시간적 흐름과 공간의 이동, 관계의 연결고리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그의 작품세계에서 뿌리 깊은 한국적 정서를 반영하는 한옥에 대한 그의 열정은 대중들과의 교감을 이루는 가장 큰 요소가 아닐까 싶다. 이번 전시에 이슈가 됐던 ‘문’이라는 영상작품에서는 동양화에서 볼 수 있는 모티브들이 화면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작품의 모티브들이 연속적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확장돼 분산되는 움직임이 반복되면서 역동적인 생명력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의 창조물에 또한번 매료되는 순간이다.

서도호의 콘텐츠는 예상대로 완벽했다. 세계적인 작가답게 그의 디테일에 놀라고, 창조물에 감탄할 수 있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그의 작품 속에 깊이 있게 다가오는 한국적 판타지에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껴볼 수 있었다.

서울문화투데이 박희진 객원기자(과천시시설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