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예술+주민 편의 먼저 챙기는 김영종 구청장
[스페셜 인터뷰] 예술+주민 편의 먼저 챙기는 김영종 구청장
  • 이은영 편집국장 / 정리 윤다함 기자
  • 승인 2012.06.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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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 기본바탕으로 하지 않는 문화는 사상누각일 뿐"

일본 대사관 앞 역사적 의미 지닌 ‘소녀상’ 세우는데 앞장
문화·역사·관광… ‘전통과 현대의 공존’ 종로
자치구 중 최초로 선보인 공정여행 및 힐링여행 반응↑
종로 문화재에 종로구민 무료 입장 방안 건의 예정

     어느 날 저녁 무렵 우연히 김영종 구청장과 함께 대학로를 걸었던 적이 있다. 그는 갑자기 멈춰서 우리가 흔히 무심히 보아 넘기던 도로가의 소화전을 만지며, “이런 게 이렇게 튀어나오지 않게 안전하게 디자인을 잘 할 수 없는지…” 그간 소화전에 가졌던 못마땅한 마음을 줄줄 풀어 놓는다.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고, 이건 결국 시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세심히 신경 쓰면 이런 부분은 충분히 시민들을 배려해 설치할 수 있을 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사소한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직업은 못 속이는 걸까? 공직을 맡기 전, 상당히 잘 나가던 건축사였던 그는 도시의 미관을 좌우하는 공공건축에도 관심이 많아, 구청장을 맡은 후 그 관심이 몇 배로 커졌다. 그래서 일본대사관 앞에 위안부할머니를 위로하는 비를 세우려고 하는 것을 아름다운 소녀상 조각으로 대체시켜 많은 이들에게 가슴 속 감동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 과정에 여러 장벽이 있었지만 이렇듯 그는 옳은 일이라 여기면 반드시 해내고야 만다. 도시 공공물에 디자인, 예술을 입히고 역사의식을 심고, 무엇보다 주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우선한다.

     그런 그이기에 그는 지난 2010년 구청장에 취임하자마자 ‘사람중심 명품종로’를 표방하고 나섰다. 구호만이 아닌 실천의 방증으로 ‘사회의 질’이란 주제로 실시한 연구 조사에서 종로구가 1위를 차지하는 일단의 성과를 거둬냈다. 이는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SBS가 공동 실시한 사회의 문화, 복지, 의료, 교육, 평균거주기간, 재정자립도 등 모든 여건을 고려한 결과이다. 종로구가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동네로 평가 받은 것과 같은 지표이다. 왜 종로는 살기 좋은 동네일까?

     오는 7월 취임 2주년을 앞두고 그를 만나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 만들어갈 ‘명품종로 구상’을 들어봤다.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있다. 취임 후 ‘사람중심 명품종로’를 표방하셨는데 현재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가.
“명품도시란 우선 안전해야하며, 편리해야하고, 아름다워야 하며, 철학과 장인정신 즉 사람들의 혼이 깃들어 있는 도시를 뜻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안전한 도시기반 시설을 갖춰, 사소한 위험도 없으며, 주민·전문가·공무원이 함께 노력해 정리가 잘 된 종로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일반 보도블록이 아닌 전통문양 등과 같은 예술적인 디자인을 고려해 미끄럽지 않고 잘 깨지지 않는 재질에, 재사용까지 가능한 보도블록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다중시설 뿐만 아니라 소극장, 경로당 등에도 실내 공기 질 개선사업을 실시했다. 이러한 변화는 피부로 느끼지 못 할 만큼 작지만, 계속해서 불편한 이들을 꼼꼼하게 살펴 하나하나 개선해가고 있는 중이다. 이렇듯 종로는 안전하고 편안한 도시로 바뀌어가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고 다양하게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마련에 집중했으며, 종로구 곳곳에 조성한 도시텃밭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공동으로 경작하고 있다. 또한 한옥을 소유하고 있는 주민들이 ‘한옥 체험 살이’와 ‘골목길 해설사’ 프로그램 등이 적극적인 주민참여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에 따라,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20명의 전문가들로 구성한 평가단의 종합평가에서 종로구가 최우수 등급 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 최상위등급(228개 지자체 중 27개)으로 선정돼 주민과 약속한 공약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은 것인데, 특히 공약완료, 지자체장의 약속실천 정보 상시 공개 여부 등을 묻는 웹 소통에서 최고점수 인 SA등급을 받았고, 공약평가의 제도적 기반 마련 및 자발적 참여 등 풀뿌리 주민자치를 얼마나 민주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지를 묻는 주민소통 분야에서도 A등급을 받은 바 있다.

-종로하면 조선 도읍의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이를 바탕으로 한 문화예술 관광 중심지이다. 현재 문화예술을 활용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많은 아이디어들을 내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데 추진하고 있는 몇 가지 프로그램들을 소개해 달라.
“종로구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를 살려 지난해부터 ‘古GO종로문화페스티벌’이란 대표축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전통과 현대의 공존’을 테마로 해, 전통문화의 상징인 인사동과 공연예술문화의 메카인 대학로를 전통과 현대의 양대 축으로 하고, 육의전 체험축제, 궁중과 사대부가를 소재로 한 전통음식 축제를 곁들여, 종로를 대표하는 4개의 대표행사와 10개의 테마행사를 운영,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 체험 축제로 구성했다. 도심 안에서 전통과 현대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 축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이 외에도 역사와 전통의 향기가 흐르는 지역적 특색을 살려 동네 곳곳에 숨어 있는 명소를 스토리텔링 해 ‘동네골목길 관광코스’를 구성했다. 일부 코스는 골목길 관광해설사가 동행하며 직접 숨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지난해 자치구 중 최초로 선보인 공정여행과 관광 중심의 여행상품에 심신치유 프로그램을 접목시킨 힐링 여행 등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도 구성하고 있음. 힐링 여행이란 심리치유 전문가가 동행하며 여행일정 중 명상 호흡 스트레칭 심리상담 등 표현치유를 여행자에게 경험하게 하는 체험프로그램을 뜻한다.”

-‘구립 박노수 미술관’ 오는 10월 개관한다. 역사문화도시로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여러모로 힘쓰고 있는 것같다.
“서울시 문화재자료 제1호이기도 한 한국 미술계의 거장 남정 박노수 선생의 작품 등을 기증받아 박노수 선생의 가옥에 ‘박노수 미술관’을 곧 개관한다. 인근에 있는 이상범 화실, 한국 최초 서양화가로 알려진 고희동 가옥과 연계해 우리나라 미술사의 문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증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수장고를 마련해 기증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다. 청운공원에는 윤동주 문학관이 이달 완공될 예정이다. 윤동주 시인은 연희전문학교 재학시절 세종마을에 거주하며 별 헤는 밤, 서시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는데, 이러한 인연으로 종로구에서는 ‘윤동주 브랜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사업의 일환으로 윤동주 시인의 시비가 있는 청운공원 언덕에 90㎡ 정도의 쓰지 않는 가압장과 물탱크를 활용하여 윤동주 시인의 시 세계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종로는 많은 역사 문화재를 가지고 있다. 몇 년 전 숭례문 화재사건 이후 흥인지문(동대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더 많아졌다. 이를 비롯한 관내 문화재 관리 방안이 궁금하다.
“지난 2월부터 문화재 팀을 문화재관리팀과 문화재시설 팀으로 나누어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문화재관리를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 흥인지문을 비롯한 중요문화재 10곳에 대해서는 68명의 문화재 경비인력을 배치해 24시간 경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매일 상시 순찰 또는 수시 순찰을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훼손된 곳은 없는지를 살피고 있으며, 보수가 필요한 곳에 대해서는 국·시비를 지원받아 보수·복원 사업을 펼치고, 구 자체 예산으로 긴급보수비를 편성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CCTV, 불꽃감지기, 침입감지기 등 첨단 장비를 구축해 유지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기초자치단체에서 예산·인력·전문성 등을 모두 충족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종로구의 경우 4대 고궁 등 문화재와 공공기관이 밀집돼 비과세 지역이 많고 유동인구도 많아 재정여건은 취약한데 비해 부가적 업무에 따른 예산소요가 많기 때문에 문화재 관리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중요문화재에 대한 관리단체 재조정이나 예산·인력 등에 있어 적정한 지원 방안을 문화재청 등에 계속해서 건의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평창동과 부암동을 ‘한국의 베벌리힐스’와 같이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동네로 만들 것이다. 현재 도로부터 조금씩 정비해 가고 있으며, 그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도로에 전시하는 등 지역 예술가들의 지역발전 참여에 관한 얘기가 오가고 있다.

▲북촌마을 도시텃밭 개장식에서 사진 왼쪽부터 김영종 종로구청장, 양희은(방송인), 정세균 국회의원.

-한옥 메카인 종로에서는 신축 한옥들에 대한 방향은 어떻게 보고 있나?
“요즘 아주 실용적으로 잘 짓고 있다. 규모 있는 한옥으로 겉은 멋스럽게, 안은 양옥 같이 편리성을 더해서… 얼마 전, 북촌에 한 대사관저를 짓는데, 외부가 전혀 한옥과는 거리가 멀어서 입구라든가 안내소를 한옥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권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편리함이 더해진 한옥을 전혀 나쁘게 보지 않는다. 고려 시대의 한옥과 조선 시대의 한옥이 다 다르듯이 지금의 한옥도 그런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옥으로 지으려면 외부는 더 철저하게 한옥 같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옥 건축 활성화를 위해 한옥을 짓는 주민들을 위한 지원이 있나?
“북촌, 세종마을, 묘동, 효자동 등 한옥보존지구로 지정된 곳에 한옥을 짓는 주민에게는 최대 1억 원이 지원금으로 지급된다. 일부는 무이자 융자로 지원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6천만 원은 지원금으로, 나머지 4천만 원은 무이자 융자로… 한옥 짓는데 값이 비싸다며, 요즘은 조립식 한옥도 개발됐지만 합성나무로 만들어져 굳이 권하고 싶진 않다”

-클린 종로를 위해 특히 먼지제거에도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일들은 무엇인가?
“종로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청소작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매월 넷째 주 수요일을 ‘클린데이’로 지정하고 종로?세종로?대학로를 비롯한 주요 도로와 각 동 지정지역의 청결에 신경 쓰고 있다. 간선도로와 이면도로 154km 구간의 차도에 대해 매일 두 차례 전면 물청소를 실시하고, 세종로?사직로를 비롯한 보도 8km 구간에 대해서는 매일 한 차례 전면 물청소를 시행하고 있으며, 세종로와 종로, 인사동, 북촌, 대학로, 청계천관광특구 일대는 ‘상시 특별 물청소 지역’으로 설정해 동절기를 제외한 연중 주간에 한차례 더 물청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위안부 할머님들의 1000번 째 집회를 기념하기 위해 일본 대사관 앞에 소녀상을 세우는데 앞장섰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함께 위안부 할머님들을 위한 기념비석을 세우겠단 말이 나오자, 작품이 어떻겠냐고 했다. 구청입장에선 작품 설치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도로에 설치할 작품도 일부러 만드는 마당에… 더군다나 민족의식을 부각시킬 수 있는 작품이기에 적극 나섰던 것이다. 하얀 저고리에 까만 치마를 입고 다소곳이 앉아있는 소녀의 형상과 옆의 빈 의자는 직접 제시한 것이다. 수십 년을 기다리고 있지만 대답 한 번 듣지 못한 어린 소녀의 모습에 ‘기다림’이란 제목을 붙이고 싶었지만 ‘평화비’라고만 달았다. 소녀상은 보는 것뿐만 아니라 의자에 앉아 직접 체험할 수도 있게 해준다. 소녀 옆에 앉아 새로운 반성의 시기를 가질 수 있어 의미를 더하리라 본다”

-끝으로 종로의 ‘문화복지’를 위한 어떤 프로그램과 계획이 있다면 알려 달라.
“사회적, 경제적, 지리적 어려움으로 인해 문화향유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해 공연, 전시, 영화, 도서 등 문화?예술 활동 지원을 돕는 문화 바우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지역 기업들과 연계해 저소득 가정의 청소년들에게 공연 관람의 기회도 자주 마련해왔다. 또한 4대 고궁 등 종로구에 위치한 문화재에 종로구민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방안도 건의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지역의 문화 공간 발달 역시 복지라고 보고, 돈화문로 일대 종합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돈화문로는 우리나라 국악의 일 번지로서, 서울시와 협조를 통해 공공부문인 돈화문로와 피맛길의 가로환경을 정비하고 도시계획시설, 문화시설 결정을 통한 거점시설 확충 등 선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창덕궁 건너편에 궁중생활사 디지털 전시관과 국악 예술당이 건립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우리 전통 문화를 보고 체험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전통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한옥 숙박촌 조성 등 돈화문로 지역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이름만으로도 세계인이 알 수 있는 종로의 대표적인 명소로 가꾸어나갈 것이다. 또한 마로니에 공원을 공원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아름다운 휴식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마로니에 공원 재정비 사업’을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공원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었던 마로니에 공원을 주민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종로만큼은 종로만의 정체성을 유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고급문화와 서민문화, 지역주민문화, 현대문화, 외국문화 모두가 어우러져 있는 곳이 바로 종로이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우리 문화가 기본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 바탕이 없는 문화는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관에서만큼은 우리 것에 충실하며, 고집스럽게 지켜나가야 하며. 나머지는 예인들이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맡겨두겠다고 했다. 기본을 지키고 이어나가는 역할은 종로뿐만 아니라 자신의 임무이기도 하다는 김영종 종로구청장.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전통과 현대 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공존하는 종로구는 단순한 자치구를 넘어서 서울이 세계적인 문화예술 도시로 향하는 길목의 동행자이다.

△1953년 생 △서울산업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한양대 행정학 박사 △중원종합건축사 대표건축사 △미래도시연구원 대표 △한국수자원공사 이사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이사 △한양대학교 공공정책(행정자치)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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