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가를 민주 대국으로 이끌 양심적 학자들의 움직임을 기대한다.
中 국가를 민주 대국으로 이끌 양심적 학자들의 움직임을 기대한다.
  •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학 교수
  • 승인 2012.06.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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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수경 교수

흉노족 침략 등의 변경지역을 방위하기 위해 축조한 만리장성이 중국의 국력 강화와 더불어 점점 주변 국가조차 넘보는 식의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어떻게 깐수성에서 허베이 까지의 6300여km였던 기존의 그들의 만리장성이 이번엔 21,000km를 넘고 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할까?

국권신장과 더불어 중국의 영토 및 자원 확보의 전략이 엿보이는 비상식적인 움직임에 각계는 문제 제기를 계속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중국이 주력하는 동북 공정은 지나칠 정도로 역사수정주의에 기인한 노골적인 정치적 움직임이 보인다. 그런 움직임에 정밀한 자료 분석과 사실적 이론으로 대응하여 그들이 우기는 억지를 잠재울 수 있는 연구자들, 학자들의 움직임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만큼 중국과 관련된 한반도의 역사, 지리사에 능통한 국내 연구자는 없는 것일까? 또한, 체제에 맞서서 국가가 주장하는 이번 만리장성 확장의 모순을 지적하는 중국내의 양심적인 지식인은 존재하는 것일까?

필자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한반도를 식민지로 지배해 왔던 일본측에는 자신들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역사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잘못 된 역사관이 미래를 망친다는 자성과 더불어 그동안 틀린 역사를 바로 잡으려고 무던히 애써며 자료 사료를 발굴하여 자신들의 바른 역사를 위해 활약한 양심적 지식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만큼 전쟁을 미화시키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우익들이라 외쳐대며 말뚝이나 박는 수준의 행위가 행해져도 사회에선 그들의 바르지 못한 행위에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

물론 제국주의 군국주의의 역사 반성과 더불어 다이쇼 데모크라시 이후에 키워 온 민주주의 의식과 전후의 시민 의식이 양심적 세력을 만들어 온 것도 있으니 중국의 강압적인 중앙 통치 지배 체제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학자들에게는 모순이란 것을 느끼면 철저히 연구를 하여 자신의 양심에 따라서 용단을 내리는 [지식인의 양심]이란 것이 있다. 그것이 근대 이후의 숱한 국가 민족간의 전쟁을 치루며 인류사가 얻어 온 지혜로운 미래에의 이정표이기도 하다. 그것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때 사회는 바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부정을 눈 감고 동조하는 학자들만 있다면 그들의 모순된 배움에서 잉태된 부작용이 미래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 수 밖에 없다.왜냐면 이미 한 나라만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에 의해 잔혹하게 지배를 받아 왔지만 그 속에서도 예를 들자면, 식민지가 된 조선의 약소층들이 일본의 토지수탈정책으로 농지를 뺏기고 살아가는 희망을 잃어버린 농민이나 탄광 노동자들이 가혹하게 착취당하는 실정 등을 고발하여 1922년에 [적토에 싹트는 것(赭土に芽ぐむもの)]이란 이름으로 일본 유명 출판사에서 장편 소설을 발표한 나카니시 이노스케(中西伊之助)와 같은 사람이 있다. 그의 용기에 힘입어 일본 유학에서 귀국한 당시의 청년들이 문학 지상주의의 틀에 박히는게 아니라 행동하고 보여주는게 지식인들의 역할이라고 하여 대중 예술 계몽 운동에 불을 붙였고, KAPF와 같은 단체 결성으로 대중들에게 민족의 의식 함양을 고무시키려는 움직임으로 연결되었다.

전후에는 일제의 한국병탐에 관한 기밀문서 등 철저한 사료 발굴을 통해서 그동안의 지배 통치 정책의 모순을 파헤친 [일한 병합 소사][일본 통치하의 조선]의 사학자 야마베 겐타로(山邊健太郞)의 공적은 다대하다. 그의 집요한 추적으로 명성황후의 살해 과정이나 관련자들의 추태가 명백히 드러났음은 높이 평가해야 할 부분이다.

혹은 일본 혹은 제국 대학들이 구미 문화나 역사 연구를 향할 때, 일본의 야욕 때문에 힘으로 밀어 붙인 불의의 행위를 반성하고 재일 한국 조선인 문제와 운동을 통해 동포들의 인권 옹호를 해왔던 초기의 사학자인 가지무라 히데키(梶村秀樹)가 일본의 학계에 인간 평등 의식에 미친 업적은 대단하다. 그의 양심이 있었기에 학자들의 한국관이 많이 바뀔 수 있었다.

역사 교육 문제로 불거질 80년대 경에는 올바른 역사 기술을 통한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호소하며 교과서 재판을 일으킨 불굴의 사학자 이에나가 사부로(家永三郞)가 일본 사학계의 양심파 학자를 육성시킨 영향력은 지금도 뿌리 깊게 남아 있다.

한편, 군인 장교 출신으로 군부의 모순과 침략 전쟁을 해부 분석하여 근대사 청산을 주장했던 후지와라 아키라(藤原彰),일본 근대사와 동아시아에 대한 침략 실태를 규명한 나카츠카 아키라(中塚明),운노 후쿠쥬(海野福壽)가 존재하고, 지금도 팔순을 넘은 나이에 한국을 오가며 조선인 대학살이나 강제 연행 노동자 실정을 호소하는 야마다 쇼지 (山田昭次), 일본군 위안부의 증거자료를 발굴하여 성폭력에 이용된 여성들의 배경과 다중적 고통의 실태를 밝힌 요시미 요시아키(吉見義明)등은 일본을 대표하는 양심적 학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수 많은 양심적 학자들이 양산된 배경에는 용기를 가지고 민주주의를 만들어 온 그들의 정의감에 기인한 부단한 노력과 자신들의 사회를 건전히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일본은 정치가나 우익들의 우경화가 불거져도 안정적이고 질서있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나친 욕심을 갖지 않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분수껏 살고 있기에 사회가 침체되어도 근본은 흔들리지 않고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그만큼 양심적 학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선진 사회로 세계에서 평가 받는 것이다. 무리한 역사 수정주의로 신뢰를 못 받는 사회가 아무리 커진들 세계 시민들이 평가를 해 줄까? 중국 정부는 눈 앞의 부풀리기에 급급하는 속된 발상보다 양심적 학자들을 양산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여,국가가 올바르게 가도록 만드는 책임있는 국가 운영이 건전한 미래 건설을 지향하는 지름길이 된다는 혜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