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서관 종합계획, 아직은 첩첩산중
서울시 도서관 종합계획, 아직은 첩첩산중
  • 서문원 기자
  • 승인 2012.07.1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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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밀착형 도서관, 전자책 확산 보다 통합시스템구축이 먼저

서울시는 오는 10월 서울 대표도서관인 ‘서울도서관’ 개관에 앞서 ‘서울시 도서관 및 독서문화 활성화 종합계획’을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고 “시민 누구나 생활 속에서 쉽게 책을 접하고 읽을 수 있는 ‘책 읽는 서울’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를 위한 해결과제가 ‘첩첩’으로 쌓여있어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 박원순 시장 '서울시 도서관 활성화종합대책' 브리핑 장면

서울시가 발표한 이번 종합계획의 5대 목표는 ▲걸어서 10분 우리동네 도서관 확충▲시민 1인당 연간 20권 이상 독서 ▲시민 1인당 장서 2권 이상 ▲마을공동체 거점으로서의 도서관 ▲도서관 운영의 질 향상이다.

또한 ‘10분 동네도서관에서 한해 20권 책 읽는 서울 만든다’는 슬로건으로 서울시가 구시청사 도서관과 동네도서관 건립은 물론 통합도서관시스템 구축을 위한 로드맵을 내놓았다. 관련 예산도 올해 160억 원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총 347억 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에서 여러 의문들이 쏟아졌다. 먼저 ‘구청사도서관건립 외에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한 ‘전자책(E-Book)시스템구축은 왜 빠졌나?’, ‘도서관과 자치구에서 이미 해오던 일을 왜 서울시가 맡아 하는가?’등 등이 제기됐다.

구청사 도서관건립 뒤 채워 넣을 게 없다?

먼저 ‘구청사 도서관 건립 외에 내용이 없다’라는 질문의 배경으로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시내 공공도서관 120개소와 작은도서관 748개소 총 868개 도서관들과 25개 자치구간의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성이 있다. 서울시는 16일 발표를 통해 교육청과 자치구 도서관, 시립대학교에 위임된 도서관운영을 통합적으로 관리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위 내용은 몇 몇 도서관을 취재한 결과, ‘있는 시설을 통합 운영한다’는 이야기로  밖에 안들린다. 자치구 도서관 및 대학교도서관, 출판사의 경우, 상호양해각서체결로도 충분하다. 양해각서는 각 도서관과 대학교에 등록된 회원명부를 상호교환, 통합하는 일로서 ‘통합도서관열람카드’이다. 이른바 ‘상호대차서비스’를 말한다.

물론 서울시의 ‘도서관 활성화’ 발표에 긍정적인 의견이 많다. 강호성 종로구청 도서관팀장은 서울시 도서관 및 독서문화 활성화방안에 “긍정적이다”라고 밝히면서, “향후 어떤 과제와 지원이 이뤄질지는 두고봐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치구별로 이미 구비된 마을문고가 있지만 일부 자치구는 이용자가 없어 폐자재창고로 활용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서울시가 발표한 ‘우리동네도서관’예산을 각 자치구에 지원한다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걸어서 10분 안에 도서관을 찾는다’와 ‘시민 1인당 장서 2권 이상’ 이라는 서울시 목표는 일단 호소력이 떨어진다. 이런 형태로 여가를 즐길수 있는 사람은 방학기간을 맞은 어린이들과 노년층뿐이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경제활동인구는 고령화됐고, 그 분들의 일자리는 미화, 경비, 가정부 등 대부분 3D 업종으로 전환되고 있어, 어떤 시스템이 급한지는 두고봐야할 일이다.

▲ 서울시가 내놓은 '구시청 도서관 건립' 도면. 美 뉴욕공공도서관을 롤모델로 구상됐다.

전자책사업은 영원한 미스터리?

해외사례를 찾아보고자 독일문화원을 취재했다. 독일전문서적을 찾는 시민들에게 도서대여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상당부분은 전자책(E-BOOK)서비스로 유도하고 있다. 이곳은 ‘전자책열람권’을 신청양식에 따라 기재하고 신청하면 24시간동안 사용가능한 통합전자책도서관 열람권을 부여한다. 이런 방식은 전 세계 독일문화원에 적용되고 있다.

‘좋아하는 책을 빌리고 사보는 것은 독자들의 입장’이지만 ‘전자책은 회원가입만 되면 어디건 사용가능하다’는 게 독일문화원의 설명이다. 덧붙여 유럽은 이미 전자책문화(E-BOOK)가 보편화된 상태라고 설명한다.

지난 4월 한국은행 보고서는 지난 해 스마트폰 보급이 1천만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보면 전자도서관 구축이 서울시의 통합도서관운영관리보다 훨씬 나아 보인다, 그럼에도 신간의 경우 전자책발간이 보편화되어있지 않다. 원인은 저작권이다.

서울시교육청도 전자도서관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 도서관은 각 자치구 도서관과 연계해 여러 주민들에게 전자책 서비스를 하고 있다. 문제는 저작권이다.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진흥담당 이승운 주무관은 이에 대해 “국내에서 전자책이 자리 잡은 건 오래”라고 말하면서도 “저작권 문제 때문에 전자책활성화가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승운 주무관은 “서울시를 인구 1천만으로 잡았을 때 카피 본을 얼마나 갖고 있어야 되나? 라는 문제가 앞선다”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출판저작권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주무관은 그럼에도 “서울시교육청 전자도서관은 아동도서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출판사들도 적극적이다”라고 설명하면서 “아동도서와 고전소설 및 교양서적은 충분히 있어 도서관운영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의 상호연계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본지가 취재해보니 서울시내 대학교들은 절도, 성폭행 등 보안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학생보호와 기물파손을 막기 위해 학교도서관 개방을 꺼리는 면이 많다” 답변하기도 했다.

서강대는 “마포구 구내 교사들을 상대로 특별회원으로 등록시키고 대출열람을 허락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상호대차서비스는 공공도서관만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  공공도서관과 대학교를 묶어 대차서비스를 한다는 건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용훈 서울시 대표도서관건립추진반장은 “16일 발표된 ‘서울시 도서관 및 독서문화 활성화
종합계획’은 서울시가 독서문화활성화를 위한 ‘방향’(로드맵)을 설정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방안은 여러 논의 뒤에 나올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어떤 도서관이든 시민들이 다 이용할 수 있게끔 업무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취지”라고 밝혔다. 아직 출발점에 서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16일 발표에서 “우리 동네 도서관을 누구나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는 생활 속 문화공간이자 공동체활성화 거점, 시민대학이자, 평생학습의 중심지로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독서문화를 생활 속에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원순 시장은 기자실 브리핑을 직접 하면서 “독서는 개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환경적인 요인도 도 무시할 수 없다”며 “나를 있게 한 것이 동네 공공도서관”이라고 말했던 빌게이츠와 같이 서울시도 책으로 시민의 힘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 지난 1895년에 건립된 뉴욕공공도서관은 현재도 뉴욕은 물론 미국을 대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욕공공도서관 홈페이지

꿈은 이루어진다

‘꿈은 이루어진다’ 이 슬로건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응원단 붉은악마가 ‘국가대표팀 4강 신화를 넘어 결승진출과 우승을 꿈꾸던 모두의 염원을 담은 구호이다. 하지만 당시 독일팀 미드필더 미샤엘 발락의 한골로 여지없이 깨진 한국팀.

아울러 박원순 시장의 뉴욕공공도서관을 닮은 서울시 구청사 도서관 개관 및 서울시내 도서관 통합서비스망 구축은 정말 멋진 구상이다. 뉴욕공공도서관은 19세기에 지어진 고건축물로서 뉴욕은 물론 미국을 대표하는 도서관으로 서울에도 이런 명물이 들어선다는 것만으로도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고풍스런 문화재로서 시민들의 소통장소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아울러 취재하다 만난 학교도서관 관계자가 지적한 대로 ‘이론상으로는 가능한 도서문화 활성화방안’으로 남아도 상관없다. ‘세빛둥둥섬’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애물단지로 남기보다는 적은 예산으로 효과적인 도서문화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민은 물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기자들도 심정은 ‘성공기원’이다.

하지만 앞서 취재한 도서관 전문가들도 지적했듯이 서울시도서관통합운영은 많은 시간과 함께 자치구 및 학교와의 절충이 필요한 정책이다. 그만큼 첩첩산중이다. 한때 ‘오대영’으로 비난받던 거스 히딩크 한국월드컵팀감독이 10년 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할거라고 누가 장담했던가? 그때 한국 팀의 목표는 16강 진출이었다. 그럼에도 지금 ‘독서문화 종합계획’과 마을만들기 프로젝트를 서울시 로드맵으로 설정한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민들의 꿈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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