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바벨과 아쉬운 손키스 '아름다운 뒷모습'
장미란, 바벨과 아쉬운 손키스 '아름다운 뒷모습'
  • 엄다빈 기자
  • 승인 2012.08.06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장미란 손키스
장미란 바벨에 아쉬운 손키스를 남겼다.

지난 5일 올림픽 여자역도 최중량급 용상 3차 시기에 실패하고 장미란(29·고양시청)은 바벨에 손키스를 건네 보는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장미란은 손키스 이후 바벨을 어루만지다가 두 손을 모아 플랫폼에 꿇어앉아 기도하고 관중에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떠나가는 뒷모습도 아름다웠다.

장미란은 “기록에 대해 아쉬움과 실망감을 드렸을까 봐 그게 가장 염려가 된다. 그래도 제가 부끄럽지 않은 것은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했다”는 말을 남겼다.

한 때 여자 역도에서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장미란은 이날 영국 런던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에서 종합 4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장미란은 잔 부상에 컨디션도 안 좋았고, 무엇보다 나이가 들며 기량이 쇠퇴하고 있었다.

인상 1차시기에 120㎏에 도전해 가볍게 성공시키며 순조로운 출발을 한 장미란은 두 번째 도전에서 125㎏를 성공, 3차에 128㎏를 신청했다가 1㎏을 늘렸으나 실패하며 인상 125kg으로 5위를 기록했다.

이어 장미란은 용상에서는 1차시기에 158㎏를 성공시켰으나 3차 시기에서 아쉽게 170㎏에 실패, 4위에 그쳤다.

이날 기록은 289kg. 전성기 때 최고 기록인 326kg에 훨씬 못 미친 수준이었다.

장미란은 손키스 후 플랫폼을 내려와 공동취재구역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손키스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던 장미란은 공동취재구역에서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한참 못 미치는 기록이 나와 응원하고 사랑해 주시는 분들을 실망시켜 드렸을 것 같아 염려스럽다”면서 “마지막까지 잘 들었으면 좋았겠지만 연습 때 한 것만큼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장미란은 “예전에는 좋은 성적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드렸는데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고 오늘은 그것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면서 “비인기 종목이지만 앞으로도 성원해 달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장미란은 2005년, 2006년, 2007년,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했다. 무려 5년여 동안 세계 여자 역도의 최정상에 군림했다.

사진 = 장미란 손키스, JTBC 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