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패러독스 추구하는 싸이 ‘강남스타일’
K-POP 패러독스 추구하는 싸이 ‘강남스타일’
  • 서문원 기자
  • 승인 2012.08.0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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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에 치중한 완벽을 넘어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유행

지난 7월 15일 동영상사이트 유투브에 싸이의 신곡 ‘강남스타일’이 공개됐을 때 반응은 열광을 넘어 공감으로 다가서고 있다. 더구나 동영상 조회수는 기존 K-POP가수들의 정교한(?) 뮤직비디오 보다 가파르게 상승중으로 이달 안에 2천만 회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글로벌뉴스채널 CNN과 美방송사들이 보도하면서 이 노래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크게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물며 관련 리엑션 동영상들도 업로드 일주일 만에 30개를 넘었고 각 동영상 조회수 또한 평균 십만 회를 돌파했다. 댓글은 당연히 뜨겁다. 강남스타일 뮤비를 따라한 대구 스타일, 홍대 스타일 패러디도 등장했다. 

▲ 싸이의 신곡 강남스타일은 뮤직비디오 업로드 한달 만에 유투브 동영상 조회수 2천만 회를 돌파할것으로 보인다. 현재 홍대스타일, 대구스타일, 미쿡스타일 등 다양한 커버댄스와 리엑션영상이 세계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왜 이렇게 열광할까?

누리꾼들은 그동안 정교한 율동은 물론 전신성형과 귀여운 강아지 용모로 꾸며진 케이팝가수들을 ‘한류열풍’이라는 이름으로 호응하고, 댓글까지 달아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류가수들이 거품과도 같은 인기에 몰입되면서 그룹내 ‘왕따’부터 시작해 인기와 돈으로 타락된 삶을 노출하는 등 가수, 팬 모두의‘과도한 부담’과 짜증이 악플과 같은 스트레스로 표출됐다.

싸이의 신곡 강남스타일은 위 같은 짜증을 읽어냈다. 기존‘마이클 잭슨 스타일’처럼 춤과 노래가 하나로 일치된 채 완벽해야만 인기를 얻는 한국아이돌가수들의 답답한 행동반경과 주변 시선을 벗어버리고 모두가 함께 즐기는 음악을 선사한 것이다.

강남스타일 세계대유행, 그 배경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보면 옹색한 졸부의 행태를 여과 없이 그려내고 있다. 또한 강북과 강남을 차별화하려는 사람들의 편견을 비틀어 보고 있다. 그 때문일까? 뮤비에 한강을 두고 모터보트 위에서 빚어내는 촌부들의 행각을 사람들에게 허술한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 속에 숨겨진 패러독스 때문이다. 즉 상반된 상황모순을 통해 황금만능주의 속으로 깊게 뿌리 내린 독버섯들을 비추는 형태 말이다. 가령 대기업은 물론 재벌3세들이 충분히 먹고살만한 재산을 갖고도 서민들의 먹거리인 치킨과 빵 심지어 순대장사까지 나서며 부당이득을 취하는 모순적인 사회. 가수 싸이가 MV장면 중 고급목욕탕에서 물안경을 쓰고 물장구를 치듯이 사회적 모순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부는 열광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공교롭게도 현재 세계경제 또한 한국사회의 양극화로 인한 피폐함과 다른 차이가 없다. 재화를 창출하는 사람들은 국민세금으로 그동안의 부패와 실패를 갚은 뒤 재기하고, 경제는 점 점 해결국면 하나 없이 미궁 속으로 내려앉는 작금의 세상이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라는 신곡 하나로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싸이 신곡 ‘강남스타일’의 국내외 유행을 90년대 중반 스페인 인기 중년듀오 로스 델 리오의 히트곡과 율동으로 어우러진 ‘마카레나’ 열풍과 비교한다. 즉 단순한 유행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싸이가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들은 단순한 유행을 떠나 복합적인 시선이 담겨있다. 계층을 넘어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는 맞지만, 사회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성범죄와 폭력적 사회를 풍자하며 국내외 팬들 모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