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선별, 회화실 교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선별, 회화실 교체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2.08.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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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선보이는 조선의 옛 그림들

국립중앙박물관은 소장품 가운데 중요 작품을 선별해 서화관 회화실(인물화실, 산수화실, 화조영모화실, 궁중장식화실)의 전시품 46건 107점을 10월 21일까지 새롭게 선보인다.

윤두서, <노승도老僧圖>, 종이에 먹

새롭게 단장된 회화실에서는 조선 초기 안견(생몰년 미상)부터 중기 윤두서(1668~1715), 후기 겸재 정선(1676~1759), 말기 오원 장승업(1843~1897)에 이르기까지 시기별로 화단을 대표하는 유명 화가들이 그린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산수화실에는 안견의 작품으로 전하는 사시팔경도와 보물 870호로 지정된 호조낭관계회도(1550년)가 전시된다. 이 외에도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1707∼1769), 희원 이한철(1812~1893 이후) 등 조선시대 화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인물화실에는 얼굴의 미묘한 음영처리가 돋보이는 윤급(1697~1770), 정경순(1721~1795) 초상 등 초상화 2점, 공재 윤두서(1668∼1715)의 노승도, 김명국의 절로도강도 등을 소개한다. 윤두서는 인물과 말 그림에 능했던 문인화가이며, 연담 김명국은 조선 통신사 수행화원으로 일본에 두 차례 다녀온 적이 있는 화원화가이다. 윤두서와 김명국 그림을 각각 두 점씩 나란히 전시해 두 화가의 작품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김홍도, <해도>, 종이에 먹

화조영모화실에는 조선의 3대 묵죽화가로 손꼽히는 수운 유덕장(1675∼1756)과 자하 신위의 묵죽도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조선 중기 탄은 이정의 묵죽화 이후에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두 묵죽화가 유덕장과 신위의 작품을 통해, 공간감과 농담의 변화가 살아있는 조선 묵죽화의 멋들어진 수묵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서민을 대상으로 한 풍속화로 유명한 단원 김홍도가 그린 게 그림도 흥미롭다. 뛰어난 필력을 바탕으로 먹으로 그린 게의 모습도 주목되지만, '과거 시험 보러 가는 길에 찬으로 해 드십시오'라고 적어놓은 대목에서는 김홍도의 해학이 돋보인다. 장승업의 화조영모도10폭 병풍은 근대화단까지 많은 영향을 준 장승업이 대상 묘사 능력과 능수능란한 운필 기량으로, 자연의 세계를 섬세하게 화폭에 담은 채색화의 대표작품이다.

장승업, <화조영모도>, 비단에 색

궁중장식화실에서는 『조선시대 궁중행사도 Ⅱ- 한국서화유물도록 제19집』을 통해 새롭게 조사·소개된 문효세자 보양청계병이 선보인다. 1782년 정조의 첫 번째 아들로 태어난 문효세자(1782~1786)가 1784년 1월, 보양관, 이복원(1719~1792)과 김익(1723~1790)과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었던 행사를 그린 궁중행사도이다. 일반적인 궁중행사도에 비해 인물의 비례가 크고 자유로운 인물의 동작과 개성이 반영됐으며, 계절에 따른 실제 인물 복식이 표현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회화실 전시품은 올해 두 번째로 전면 교체돼 새롭게 선보이는 것으로 관람객들이 조선시대 회화의 깊은 맛과 미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