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문화가 흠뻑 밴 땅 되도록 만든다”
“제주도, 문화가 흠뻑 밴 땅 되도록 만든다”
  • 인터뷰/이은영 편집국장,정리/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6.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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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제3회 제주세계델픽대회 조직위원장 이종덕

 


예술의 전당 이사장, 세종문화예술회관 사장, 한국공연예술원이사장을 비롯 우리나라 최고 시설과 규모를 자랑하는 공연장을 거쳐 현재는 전국 규모 3,4위를 다투는 성남아트센터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종덕 제3회 세계델픽조직위원장(74세). 문화공보구문화선전국문화과를 시작으로 문화부의 굵직한 보직은 다 거쳤다.
다들 은퇴할 나이에 그는 여전히 문화예술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선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급작스런 조직위원장의 교체로 대회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가운데 그는 10여년 전 기자가 세종문화회관 관장시절 만났을 때처럼 여전히 열정적으로 일을 즐기고 있었다. 그를 만나 일반인들에게는 물론 문화계인사들에게도 아직은 생소한 '델픽'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조직 위원장으로 선임된 것을 축하한다. 계기는 뭔가?

고맙다. 사실 조직위원장이 되기 전에는 잘 몰랐다. 처음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연락이 왔을 때는 거절했다. 하지만 재차 제의가 와서 델픽대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고 수락했다.

 

▲이종덕

알아보니 델픽운동의 의의가 너무나도 특별하고 이런 행사가 있다고 하는 것이 굉장히 흥미롭다. 또 한편으로는 그 3회 대회를 우리나라 제주에서 열린다는 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그래서 사실 부담이 되기도 한다.

‘자연과 더불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3회 제주세계델픽대회의 특징은?

델픽대회에 대해서 아직은 사람들이 생소해할 것 같다. 세계델픽대회는 사실 올림픽하고 역사를 같이한다. 사실 올림픽이 100년 전에 부활할 적만 해도 이 델픽대회가 올림픽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주최국이 굉장히 경비가 많이 드니까 경비 부담을 줄이는 의미에서 중단하고 말았다. 그랬던 것을 12년 전 독일의 크리스찬 키르쉬 박사의 제안으로 다시 시작해 이번 대회로 3회를 맞는 것이다.

일반적인 스포츠라면 누가 더 잘 달리고, 높이 뛰는가를 금방 측정할 수 있지만 예술의 경우에는 누가 더 시 낭송을 잘 하고 누가 악기를 더 연주를 잘하는지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렵다.

특히 각국이 다 다른 악기를 갖고 나오는, 마치 민속제전 같은 델픽대회에서는 다양하고 재미있긴 하나 수상자를 뽑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1, 2회 대회를 거쳐가며 시행착오를 겪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대회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3회 대회의 주제인 ‘'Tuning in Nature-자연과 더불어'는 델픽운동의 기본 방향인 문화의 다양성, 다원성을 잘 드러내고,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인류의 예술과 문화 중 더욱 근본적이며 공통적으로 취하고 있는 영역을 델픽대회의 경연종목 체계의 핵심적인 요소로 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주최국의 문화적 특성을 프로그램 구성에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세계적인 국제행사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만의 말과 글, 그리고 고유한 민족문화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개최지인 제주도의 경우 천혜의 자연환경과 국제행사가 가능한 시설 및 문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경연 종목 중 소통과 사회예술 부문의 ‘돌담쌓기’ 같은 경연이 가장 대표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제주의 돌을 소재로 돌담쌓기를 하는 경연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용해 돌담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개막공연에서 제주도의 토속 신과 세계 신들의 향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 이번 대회는 상업주의 극복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미 이전에 상업공연장에 올려진 작품들은 참가하지 못하는 것인가?, 예를들어? 우리나라 비보이나 난타 같은 유명 팀들도 참가 가능한가?

심사 기준은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의 해금이 출전한다 했을 때 해금 선수를 누구를 보낼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 음악계에 있는 분들이 논의를 하면은 이 델픽 대회에는 아무개가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이 내려질 것이다.

상을 받기 위해서도 참가를 할 것이지만 이미 대가인 경우는 별도로 초청을 하려고 한다. 바로 이런 프로그램에 비보이 같은 팀들이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즉 18개 종목의 경연은 진짜 메달도 주는 경연 종목이고, 이외의 페스티벌로서 또 10개 종목을 만들었다.

세계 무당들이 다 모여서 겨루는 샤머니즘 페스티벌도 그 예다. 그것은 제주도가 갖고 있는 특성을 잘 살리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

건축과 환경예술의 경우도 현재 논의 중이기도 하지만 대회에서 수상을 하게 되는 디자인의 경우 실제 제주도에 건축물로 실행해 보려고 한다.

현재 참여 독려를 위해 각 나라의 델픽위원회와 협의 중이며, 경연 각 분야의 감독님들의 경우 해외 문화공간을 비롯해 해외 유명 예술단체를 직접 발로 찾아다니며 수준 높은 예술가와 예술단체의 델픽대회 참여를 위해 애쓰고 있다.

델픽대회를 앞두고 유홍준 조직위원장이 사퇴하는 등 난제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인사들이 정리되고 있는 중이라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과거 델픽대회가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많은 수난을 거쳐 다시 부활된 대회인 것처럼, 이번 제주세계델픽대회도 유홍준 조직위원장 사퇴를 비롯해 많은 수난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이건용 집행위원장도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를 해 많이 당황했다. 하지만 이 대회가 와해되지 않고 여기 온 것은 세계적인 문화예술대회를 어떻게 해서든 잘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델픽대회가 우리나라 전통 예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예술감독으로 있는 신선희 교수가 잘해주고 있다.

 개인적인 이력을 볼 때 문화공보부 공무원으로 출발해서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 김영삼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최고 권력자들 모두에게 상훈을 받은이력은 굉장히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문화부장관에 대한 꿈도 있을 법한데?

나는 지금 예전보다 작은 규모의 공연장에 사장으로 와 있지만 칠순의 나이에 내가 일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사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언론에 문화부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린 적은 있었다.

 그러나 내가 그동안 두각을 드러냈다고 해서 문화부장관과 같은 자리를 꿈꾸지는 않는다.

나는 내가 우리 선·후배들에게 ‘나이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삶은 무대 뒤에서 이루어졌다'라는 자서전을 냈는데, 자신에게 '무대 뒤'란 어떤 의미인가?

지난 2004년에 세종문화회관장의 임기를 끝내고 자서전을 출판했다. 나는 예술가들이 일류를 향해 걸어가는 과정을 무대 뒤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너무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동안 정명훈을 비롯, 박범훈 등 많은 예술가들을 키웠다. 특히 정명훈이 세계무대에서 첫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을 당시 김포공항까지 나가서 마중하고 서울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벌인 일은 아직도 생생하다.

마지막으로 제주 델픽에 대한 비전을 말해달라

동양의 하와이로 꼽히는 제주도에서 이런 행사를 개최하게 돼 개인적으로 너무 기쁘다. 4년마다 하는 거지만 이런 전통을 가지고 제주도를 점점 더 ‘문화의 땅’으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이번 대회의 참여와 관심을 끌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홍보에 더욱 주력할 뿐 아니라 외국의 조직위원장들과 협력을 통해 반드시 대회를 성공시키도록 하겠다. 애정 어린 눈길로 지켜봐 달라.

인터뷰 이은영 국장 young@sctoday.co.kr/정리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

 

제3회 제주세계델픽대회는 ‘자연과 더불어(Tuning into Nature)’라는 주제로 오는 9월 9~15일에 제주문예회관, 한라체육관, 신산공원 등 제주도 일원에서 펼쳐질 문화올림픽이다.

제3회 제주세계델픽대회는 ‘자연과 더불어(Tuning into Nature)’라는 주제로 오는 9월 9~15일에 제주문예회관, 한라체육관, 신산공원 등 제주도 일원에서 펼쳐질 문화올림픽이다.

총 40개국 1,500여명이 참여할 이번 대회에서는 6개 부문, 18개의 예술 경연이 펼쳐지며 마에스트로특별전, 시낭송 축제, 참가 대륙의 날 등 다양한 문화행사로 꾸며질 예정이다.

올림픽이 제우스 신에게 바치는 스포츠 제전이라면 델픽은 아폴로 신에게 바치는 예술 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델픽경기는 기원전 582년부터 시작되어 AD 394년까지 약 1천년간 계속된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문화예술 경연이다.

델픽경기는 의술·예언·음악·무용·시의 분야에서 경연을 펼쳤으며 아폴론 신전이 있는 ‘델피’에서 열렸기 때문에 ‘델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올림픽처럼 4년마다 열렸으며, 악기·노래·연극·판토마임 등의 기예를 겨룬 뒤 우승자에게는 월계관을 씌워 주었다.

이 고대의 델픽경기는 독일의 키르쉬가 1994년 국제델픽위원회(IDC : International Delphic Council)를 조직하면서 출발하여 2000년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7개국이 참가한 제1회 델픽대회를 통해 1600년 만에 부활하였다.

제2회 델픽대회는 2005년 9월 21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열렸는데, 2006년 3월 3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IDC 총회에서 제3회 세계델픽대회의 장소가 한국의 제주특별자치도로 결정됐다.

최근 제3회 제주세계델픽대회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으로 성남아트센터 이종덕(74세) 사장이 선임됐다. 제3회 제주세계델픽대회 조직위원회는 국제적 문화예술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예술단체 및 참가국과의 예술교류 네트워크를 구축, 국가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로 삼기 위해 이번 대회에 만전을 다한다는 각오다.

제3회 세계델픽대회에는 만 19세 이상의 모든 성인이면 누구나 참여가능한데, 6월 12일까지 접수 중이다. 델픽 메달상, 델픽 리라상, 델픽 로렐상 등이 걸려 있는 이 경연에는 심사를 통해 최종 참가 팀이 결정되는데, 경연 참가비는 없고 조직위원회 측이 항공비와 체제비를 제공한다. 6개 분야, 18개 종목은 다음과 같다.

▲음악 및 음향예술(1현 또는 2현 악기, 더블리드 목관악기, 타악기 솔로, 타악기 단체, 아카펠라) ▲공연예술(탈춤, 즉흥무용, 즉흥마임, 그림자 연극) ▲공예, 디자인, 시각예술(조각, 드로잉, 칼리그라피, 그래픽 스토리텔링, 다큐멘터리 제작, 북 아트) ▲언어예술(시 낭송) ▲소통과 사회예술(돌담쌓기) ▲건축과 환경(예술외부공간 구상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