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탐방] 이브갤러리, 작품 감상 후 테라스에서 차 한 잔 즐길 수 있는 여유
[갤러리 탐방] 이브갤러리, 작품 감상 후 테라스에서 차 한 잔 즐길 수 있는 여유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2.09.14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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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작가부터 원로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대미술 선보여

이브갤러리는 1996년 10월 개관해 2008년 5월 삼성동 이브자리코디센 건물로 신축이전 했다. 20년 가까운 시간동안 이브갤러리는 역량 있는 신예작가 및 기성작가를 발굴, 지원하고 동시대의 미술을 전망해보는 전시를 다수 개최해 왔다.

이브갤러리가 위치한 삼성동 이브자리 코디센 건물 입구. 이브갤러리는 건물 5층에 위치해 있다.

회화, 조각, 공예 분야 등에 걸쳐 신진·중견·원로 작가와 외국 작가 등의 작품을 엄선해 전시하고 있으며, 매년 공모전을 개최해 신진 작가 발굴 후원뿐 아니라 신진 작가의 부상을 위해 주력해 왔다. 한국 미술 문화에 보탬이 되고자 설립된 이브갤러리인 만큼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작가를 발굴하는 것 또한 목표로 삼고 있기도 하다.

더불어 신진 작가뿐만 아니라 한국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중진작가의 전시도 기획함으로써 현대미술을 대중에게 보급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이브자리 기업의 특색을 살려 텍스타일 관련 전시와 공모전을 매년 진행 하고 있으며, 미래 미술계의 주역인 어린이들을 위한 공모전을 개최하고 어린이들의 작품 전시도 갖고 있다.

또한 주목할 점은 일반 갤러리와 다르게 전시장 내에 넓은 테라스가 마련돼 있어 관람객에게 보다 더욱 편안한 관람 여건을 제공해 주고 있으며, 작품과 어우러지는 음악회나 관련 세미나도 진행하고 작가와 대중 간의 소통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 하고 있다.

5층 전시장 내부에는 작가와 관람객을 위한 쉼터가 마련돼 있어 작품을 감상하다가도 잠시 차를 마시거나 수다를 떨 수도 있다. 

특히 갤러리는 전시장 한 켠에 파라솔과 테이블을 비치해 작가들이나 관람자들이 편안하게 차 한잔의 여유와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서 이들 모두에게 크나큰 만족감을 주고 있다.

6층 관장실 옆 옥상 전경. 말로만 듣던 도심 속 정원이 이브갤러리에 있었다.

또한 6층 관장실 옆 옥상에는 자그맣지만 아름다운 정원이 자리해 정원옆 응접실을 터면 멋진 야외공간이 된다. 피아노가 갖춰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공간은 모임을 위해 일반에게 내주기도하고 한 달에 한 번 갤러리 주최 음악회도 열린다.
 
이브갤러리는 강남구 삼성동 이브자리코디센 5층에 위치해 있다.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있으며, 평일에는 오전10시~오후7시, 주말에는 오전10~오후6시까지 운영한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한 가지 흠(?)이라면 갤러리 출입구가 이브자리 매장을 통과해야하는 불편함이 살짝 있을 수 있다. (문의 : 02-540-5695)

-작가로서 갤러리 관장에 취임한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한편으론 무겁기도 하지만 작가들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도 생각한다. 평생 작가의 길을 걸어왔기에 그 누구보다도 작가의 고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작가를 우대하는 품격 있는 갤러리로 성장시키려고 한다.”

-다른 화랑들과의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그런 건지 알고 싶다.
“관장이기 전에 나 역시도 작가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작가의 입장에서 화랑을 운영하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전시가 종료된 후에는 판매 작품 외에 나머지 작품들은 작가에게 즉각 돌려주고 있다. 전시가 끝난 후에도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작가에게 작품을 돌려주지 않거나, 작품 판매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등의 작가에게 상처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이브갤러리는 절대로 작가에게 그런 대접을 하지 않는다.”

-이브갤러리는 침구기업 이브자리에서 운영하고 있다. 회사 홍보 겸 구색을 맞추기 위해 운영한다는 말도 있다.
“고춘홍 이브자리 사장님이 애초부터 영리를 목적으로 화랑을 운영하려는 게 아니었다. 작가들에게 무상으로 전시장소를 제공하고, 카탈로그를 제작해주고, 전시 후에는 작품을 사고… 그렇게 운영해온지 벌써 20년 가까이 된다. 당시 작가들이 이제는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해 있기도 하다. 그런 것에 보람을 느끼며 운영을 해왔다. 또 이브자리가 텍스타일 전문 기업이다 보니 디자인 파트에서 이브갤러리 전시를 보고 예술적인 안목을 높이고, 영감을 얻기도 하니 여러모로 긍정적인 점이 많다. 또한 회사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다. 갤러리 운영에서 얻어지는 수입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비싼 땅에 문화공간을 위한 자리를 내준 건 대단한 것이니 말이다.”

-이브갤러리의 숨겨진 특징이 있다면?
“전시장 옆에 데크가 있어서 언제든지 편하게 대화할 수도 있고, 차 한 잔 마실 수 있다. 지금까지 전시한 작가들 모두 그 점에 대해 만족스러워 했다. 관람객들은 전시를 감상하다가도 넒은 테라스에서 쉬어갈 수 있어서 분위기가 좋다고들 한다. 다른 화랑들은 오히려 얘기라도 나눌라치면 시끄럽다고 눈치를 주거나, 아예 얘기할 수 있는 공간조차도 없는 게 대부분이지 않나. 그저 작품만 실컷 보다가 가는 게 아니라, 작품 감상과 함께 차 한 잔하며 대화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이 이브갤러리다.”

-앞으로 이브갤러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지향하는 콘셉트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전시를 기획할 생각이다. 또한 연대별로 원로작가와 중견작가 초대전과 젊은 작가,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 후원하는 작업도 계속 하려고 한다. 좋은 전시를 기획해 쇼핑하러 온 고객들에게 홍보할 수도 있고, 회사에서 전시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고… 기업에서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많다고 본다.”

-어떤 전시가 준비돼 있는지 소개해 달라.
“올해와 내년 스케줄 모두 벌써 꽉 찬 상태다. 내년엔 1~2월 신진작가 공모단체전을 시작으로 3월부터는 원로작가 개인 초대전을 한다. 작가들을 갤러리가 먼저 모시는 차원에서 초대전으로 진행한다. 최성숙 문신미술관 관장, 배정혜 화백, 박용인 화백, 심재현 조각가, 이금희 화백 등 다수의 작가초대전이 열린다. 각 전시마다 한 달간 개최된다. 대관은 따로 하지 않고 모두 계획전으로만 운영한다. 또 특이하게 내년 5월에는 어린이날을 맞이해 어린이 작품전도 예정돼 있다. 미술 꿈나무들을 키워주기 위해서 계획했다. 내년부터 신진작가 공모전의 문이 지금까지 비교해 좀 좁아진 게 사실이긴 하나 젊은 작가 양성은 그만두지 않을 거다.”

-다른 갤러리들과 비교해 전시기간이 비교적 긴 편이다. 한 달이란 전시기간에 어떤 의미가 있나?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알려주기 위해 그렇게 했다. 다른 화랑들처럼 전시기간이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 그건 너무 짧다고 본다. 미술애호가들이 시간 여유를 두고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렇다보니 취임 한 달 만에 내년 전시일정을 모두 짰다. 한 달 동안이나 전시를 하니 바빠서 못 봤단 말은 나올 수가 없게 원천 차단한 거다.(웃음)”

-이브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이 알고 싶다.
“주로 젊은 작가들 것이 많고, 중견 작가들의 작품도 있다. 미술애호가로 알려져 있는 고춘홍 사장님답게 소장품이 꽤나 많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브갤러리가 정식 화랑으로서 본격적으로 거듭나기 위해 관장으로 취임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70대 이상의 원로 작가들을 모시고 구상, 비구상, 평면, 조각 등 각 장르마다 전시를 준비했다. 내후년까지 이런 방식으로 운영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많은 작가들과 대중에게 알려질 거라 생각한다. 내 이름을 걸고 좋은 화랑으로 성장하게끔 이끌겠다. 기대를 갖고 지켜봐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