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의 소리와 몸짓 어우러진 '한국민속예술축제'
신명의 소리와 몸짓 어우러진 '한국민속예술축제'
  • 권지윤 기자
  • 승인 2012.10.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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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의 민속예술 한마당, 11~14일 김천시 스포츠타운서 개최

제53회 한국민속예술축제와 제19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가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김천시 스포츠타운 일원에서 개최된다.

한국민속예술축제는 1958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로 출범해 반세기가 넘는 52회를 치르는 동안 전국의 사라져가는 민속예술을 발굴, 복원해 왔다. 한국민속예술축제를 통해 503건의 민속예술이 세상에 알려졌고, 그 가운데 140여 종이 중요 무형문화재와 시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올해 전국 지자체와 이북 5도에서 출전한 20개의 한국민속예술축제 작품과 15개의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 작품이 각각 경연을 벌이게 되며, 대상 수상 단체에는 각각 대통령상과 1,5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경연 종목 외에 민속의 현장성과 정통성을 되살리고자 2010년부터 도입된 현지심사종목 작품은 영상 상영과 시연을 통해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소개되며, 우수작품에는 국무총리상과 6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 전날인 10일 저녁에는 한국민속예술축제의 예비 축제가 펼쳐진다.

길놀이를 시작으로 하여김천조각공원에서 한바탕 잔치를 벌이며, 김천 지역 주민들에게 축제의 시작을 고하는 전야제 '대동한마당 판'이 마련돼 있다.

축하 공연으로는 전년도 대통령상 수상 작품의 고장인 김천에서 개최되는 예술제답게 김천빗내농악연합의 판굿과 남원농악, 경기광명농악 등을 초청해 여러 지역의 농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비했다.

이 외에도 양주시 향토문화재 제18호 ‘양주들노래’를 비롯해 ‘장승제’, ‘월월이청청’, ‘예천통명농요’, ‘강릉사천답교놀이’, 김대균 명인의 줄타기 ‘판줄’까지 완성도 높은 민속예술을 선보인다.

주간에 이뤄지는 경연대회가 끝나면 야간 특별행사가 축제의 열기를 이어간다. 11일 밤 경북과 김천의 특색이 물씬 풍기는 '경북민속예술인의 밤 - 치야 칭칭나네', 13일 밤 전국의 풍물 명인들이 한무대에 서는‘풍물명인전’이 한국민속예술축제 기간 동안 관객과 민속예술인들의 발길을 잡는다.

12일 밤 난장토론 '막걸리와 민속 - 굿 is Good'은 한국민속예술축제가 경연대회를 넘어선 학술 연구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문을 연 난장토론 마당이다. 민속예술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시대에 따른 변화, 축제의 나아갈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한편, ‘동해안 오구굿’과 ‘평산소놀음굿’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 눈에 띄는 작품은 한국민속예술축제 53년 만에 시도된 해외 동포와의 첫 만남, 중국 길림성 훈춘시 밀강향 퉁소마을 주민들의 퉁소 연주이다.

밀강향은 온 마을 주민이 모두 퉁소를 연주해 일명 ‘퉁소마을’이라고 불리며, 1930년대 두만강을 건너 연변에 자리 잡은 퉁소 명인 한신권의 연주와 지도로 80년이 넘도록 퉁소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조선족 마을이다.

퉁소 연주는 북한 지역에서 성행했으나 분단 이후 남한에서는 북청사자놀음 외에는 퉁소 연주를 접하기가 어려웠던 터라 뛰어난 퉁소 실력을 지닌 밀강향 주민들은 더욱 반가운 손님이 아닐 수 없다.

25명의 마을 주민이 한마음으로 연주하는 퉁소 소리가 한국민속예술축제 현장에서 울려 퍼지는 감격의 순간이 향후 한국민속예술축제가 진정한 한민족의 축제로 거듭나는 계기로 이어지기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