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워치> 성공은 군인들의 이야기와 비주얼 잘 활용한 덕분
<블랙워치> 성공은 군인들의 이야기와 비주얼 잘 활용한 덕분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2.10.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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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존 티파니,아시아 첫 공연< 블랙워치> 기자간담회서 밝혀

지난 26일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산아래에서 진행된 <블랙워치>(그레고리 버크 작, 존 티파니 연출) 기자간담회는 이 작품의 세계적인 호평과 아시아 첫 초연이 한국에서 이뤄진다는 점 등에서 기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블랙워치>는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게된 스코틀랜드 군부대인 블랙워치 부대의 참전 실화를 바탕으로 스코틀랜드국립극단의 초연작으로 26일(금)부터 28일(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스코틀랜드국립극단의 닐 머레이(Neil Murray)총괄 프로듀서,블랙워치의 연출자  존 티파니와 카미역의 라이언 플레처와 작가와 하사관 역의 로버트 잭(좌로 부터)이 기자들의 질문에 서로를 쳐다보며 답변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블랙워치의 연출이자 최근 세계적인 연출가로 주목을 받고 있는 존 티파니와 스코틀랜드국립극단 닐 머레이(Neil Murray)총괄 프로듀서(스코틀랜드 국립극단 상임 프로듀서) 카미역의 라이언 플레처와 작가와 하사관 역의 로버트 잭이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 자리에서 존 티파니는 <블랙워치>가 세계적인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 두가지를 꼽았다. 그는 “첫 번째로

(이라크전쟁이)실화이고 시사점도 크고 당시 전쟁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들이 많았는데 이와는 별개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바로 군인들의 이야기야말로 우리가 듣지 못한 이야기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매 공연 때마다 이라크 참전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얘기를 들었다”며 “그들은 가족들에게 자신들의 (당시)상황을 ‘이 연극으로 대체해 보길 바란다’고 얘기를 할 정도로 참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 번 째 성공 이유로 티파니는 ‘스코틀랜드 시어터 전통’을 꼽았다. 그는 ”스코틀랜드 시어터 컴퍼니784가 70년대 석유를 소재로 한 작품이 있는데 (당시)음악과 화려한 동작, 비주얼 측면을 잘 활용해 성공을 거뒀다. 스코틀랜드 전통은 스토리를 굉장히 솔직하게 잘 전달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이번 작품을 위해 작가와 저(연출) 안무 음악디렉트가 모여 국립극단 창립1기 최초 작품은 스코틀랜드의 전통을 살려야하는 것과 가장 감동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것에 동의했다.

따라서 세계적인 투어가 가능했던 것은 스코틀랜드든 시드니든 서울이든 어느 도시에서든 음악을 통한 것, 보편적 미디어를 통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블랙워치>가 로렌스올리비에 상을 4개나 석권한 것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존 티파니는 “로렌스올리비에상은 런던의 특정 시어터에만 주는 상이다. 웨스트엔드와 국립극장 바비칸 정도라고 알고 있는데 우리 스코틀랜드 국립극장은 자격이 되는 것도 전혀 예상도 못했는데 받게돼 대단한 영광이고 캐스터들에 대한 인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소회를 담아냈다.

▲블랙워치 공연의 한 장면. 모자에 붉은꽃을 꽂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는 스코틀랜드군대 블랙워치부대의 상징이라 한다.

이들은 한국을 아시아 초연무대로 선택한 이유로는 아시아 관객개발시기와 잘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상임프로듀서인 닐 머레이는 “한국에서 초청해줘서 영광으로 생각하고 아시아 관객개발시기와 잘 맞물렸다. 한국국립극장 측의 간절한 요청을 받고 ‘이번 한국 국립극장의 초청에 응하지 않으면 바보고 미친짓이다’할 정로도 이번 공연은 꼭 해야할 의미가 컸었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또한 이 작품은 "무대 세팅만도 3일 이상 걸리기 때문에 적어도 2주 이상은 공연하는데 이번에는 극장사정에 따라 3일 공연에 그치게돼 아쉽다" 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국립극장 공연은 비영어권 국가에서 처음 올리는 것으로 자신들도 실험이고,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연극 <블랙워치>는 ‘누구를 위해, 왜, 이 청년들은 남의 전쟁에 피 같은 젊음을 바쳤는가?’라는 메시지를 실제 이라크전 참전 군인을 인터뷰해 쓴 사실적인 대본, 남자 배우 10명의 활기찬 연기, 아름다운 음악과 안무 등으로 세련되게 전달하는 역작이다. 2006년 8월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서 초연된 이래, 영국 전역과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관객 20만 명과 만났고, 영국 최고 권위의 로렌스 올리비에상 4개 부문 수상을 비롯해 투어 국가에서도 각종 공연상을 수상했다.

이번 국립극장 공연은 영어권에서 22개상을 거머쥔 <블랙 워치>의 아시아 초연이고, 극장 건물도 없고 역사도 짧은 국립극단으로서, 혁신적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의 놀라운 역량, 연출가 존 티파니의 또 다른 작품인 뮤지컬 <원스>가 올해 미국 토니상에서 연출상을 포함해 8개 부문을 석권했다는 점 등으로 공연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연극은 2004년 10월 300년 전통의 스코틀랜드 특수부대인 ‘블랙 워치’의 연대원 800명이 미 해병 4,000명의 대체 인력으로 이라크전에 파병된 실제 사건을 계기로 했다. 극은 스코틀랜드의 한 허름한 펍(pub)에서 작가가 이라크전 참전 군인들을 인터뷰하는 장면과 그들의 회상에 따라 이라크 도그우드캠프에서의 일들이 현실과 과거로 교차하는 구조이다. 별다른 삶의 돌파구를 찾지 못해 쉽게 입대를 결정한 청년들은 정치적인 셈법에 의해 추진된 파병,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인 전쟁터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한편 이번 블랙워치가 국립극장에서 올려지게된 배경에는 현대카드의 컬쳐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현대카드는 지난 해부터 해외유수의 우수한 작품을 초청해 국립극장 페스티벌 시즌 공연을 지원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