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기행-83] 일본 속 우리민족문화유산의 보고(寶庫) -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2-2)
[박물관기행-83] 일본 속 우리민족문화유산의 보고(寶庫) -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2-2)
  • 한국박물관연구소
  • 승인 2012.11.01 1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자를 장식한 靑―조선시대의 청화(靑畵)”에는 우리나라 저명한 도자서(陶瓷書)에 실려 있는 보석 같은 작품을 비롯해 많은 수의 문화재급 청화백자가 대거 출품되었다. 15세기 초기 청화 보상화문(寶相華文)접시에서 매죽문호, 18세기 용충과 패랭이문호, 포도문 필통, 19세기 파초문사각연적, 십장생편병, 잉어문 수반까지 문화재급 명품이 즐비했다. 또한 상설전시실에는 중국과 일본의 청화백자도 감상할 수 있어 한중일 도자기의 특징과 거기에 나타난 각 민족의 시대별 민족성을 느낄 수 있어 필자를 감동케 하기에 충분했다.

오사카 토사보리강에서 바라본 미술관 전경

  상설전시실은 소장유물과 관람객을 배려한 기획 전시를 해내기에 매우 적합한 구조로 되어있다. 자연 채광식 조명과 회전식 전시대, 지진방지시스템 등 독자적인 전시기술개발을 적용하고 있는 점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도자기를 관찰함에 있어 자연채광은 그 빛깔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조건일 뿐 만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도자기의 깊은 맛을 감상할 수 있는데 최적이다. 이 미술관은 작지만 도자기만을 위한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왜 이병창(李秉昌, 1915~2005.4)선생은 이 보석 같은 우리 도자기를 우리나라가 아닌 이 미술관에 기증했을까? 이에 대해 어떤 이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에 있어야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하며 어떤 이는 우리도자기를 보관하고 보존하는데 있어 일본이 더 잘 안전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또 혹자는 우리도자기를 일본사람들이 우리나라사람들보다 더 사랑하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있다.

미술관 주요소장품검색 장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미국의 빌보드차치는 물론 중국, 영국, 독일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큰사랑을 받고 있다. 또 아이돌에 의한 K-POP열풍은 우리나라 대중문화가 세계에서 통하는 것은 물론 우리도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구나. 라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지구촌 젊은이들을 열광하게하고 있다. 오늘날 지구촌은 하나가되었으며, 이미 문화예술의 장벽은 오래전에 무너진 상황이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도자기가 어디에 있든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 그 출처가 우리 민족이면 되는 것이지? 소유권과 소장지가 어디면 어떠냐는 생각을 갖게 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이유를 막론하고 '유니드로와(UNIDROIT) 협약(도난 또는 불법반출 문화재의 국제적 반환에 관한 협약)'이나 ICOM(국제박물관협의회) 윤리강령을 빌지 않더라도 도난 또는 불법 반출된 문화재는 원 유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국외로 반출된 우리문화재의 환수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2011년에 있었던 프랑스로부터의 외규장각 의궤와 역시 같은 해에 일본 궁내청에서 영구히 가져온 조선왕실의궤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 소장된 우리나라 문화재는 바로 이러한 차원에서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비록 기증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병창선생에게로 오기까지의 과정에서 우리로부터 불법적으로 반출되었다면 더욱더 우리 손으로 돌아와야 함은 당연하다. 지금 이 지면에서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더 이상은 생략하기로 한다.  

미술관 주변에 있는 고미술가게

 그러나 미술관을 운영함에 있어 적어도 우리나라사람들에게는 열린 자세로 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우리나라 박물관에서 대여나 제반 사항을 요청할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해야하며, 연구자를 비롯한 관계자에게도 공개하고 지원해주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관람을 요하는 우리나라 국민과 제외국민들에게는 당연히 무료로 개방해야한다. 이는 합법이든 불법이든 우리나라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타국미술관이 지향해야 할 최소한의 도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은 현재 우리나라 국민에게도 적지 않은 관람료(개인 일반은 500円, 고등학생과 대학생은 300円)를 받고 있다.

  이는 영국의 브리티시뮤지엄과 미국의 스미소니언뮤지엄 그룹이 일부 부당하게 타국 자료를 소장하고 있음을 이유로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 것에 반해 재고의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 들어 2008년 5월 1일부터 우리나라는 주요 국립박물관과 상당수의 공립박물관이 관람료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는 우리나라 문화재를 불법적으로 획득해 그것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타국 박물관을 갈 때는 그 나라 물가가 고스란히 반영된 비싼 돈을 내고 관람하는데 우리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재를 공짜로 보여주고 있는 형국이다. 그리고 제반 관리비용은 우리국민들의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 미술관은 분명 일본과 세계에 한국문화와 한국도자기를 소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도자기와 미술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 도자기의 독자적인 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또한 이 미술관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우리도자기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외국 관람객이 전체 방문객의 10%가 넘을 정도로 다른 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한국방문객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래도 불법적으로 반출되었다면 그것은 우리에게도 돌아와야 하며, 그것이 옳음은 상식이다. 이를 알면서도 회피한다면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오사카시립동양미술관 홈페이지(www.moco.or.jp) 참조. 위치: 530-0005 大阪市北?中之島1?1?26 문의: TEL: 06-6223-0055 (한국박물관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