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로 느껴보는 조선시대 애절한 사랑이야기
정가로 느껴보는 조선시대 애절한 사랑이야기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2.11.0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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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규장전', 14~18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서 공연

국립국악원은 정가극 ‘영원한 사랑-이생규장전’을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5일간 무대에 올린다.

정가극 '영원한 사랑 - 이생규장전' 한 장면

정가(正歌)는 가곡, 가사, 시조를 아울러 일컫는 명칭으로, 조선시대 선비들이 인격수양의 수단으로 불려지거나 감상용 음악으로 애호되었던 성악곡이다.

민중들 사이에 애창되던 민요에 비해 느리고 감정표현이 엄격히 절제돼 느림과 절제의 아름다움을 가진 음악으로, 지난해 가곡이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으며, 국립국악원은 이를 계기로 가곡을 널리 알리기 위한 발판을 마련코자 파일럿 작품으로 ‘정가극’이라는 새로운 장르 개척을 시도했다.

정가극 '영원한 사랑-이생규장전'은 국립국악원만의 특성 있는 브랜드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난해 파일럿 작품에 대한 전문가와 일반인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수정·보완했다.

이번 공연은 김시습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 '이생규장전'에 담긴 죽음을 초월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정가의 아정한 목소리로 엮어낸 작품이다.

고려 말, 이생과 최랑이 첫눈에 반해 부모의 반대를 이겨내고, 사랑의 결실을 맺기에 이른다. 하지만 최랑의 정혼자였던 박풍은 이를 질투해 악한 마음을 품고 홍건적을 끌어 들여 혼란을 일으키고 최랑을 얻고자 한다. 결국 홍건적의 난으로 인해 양가 부모님과 최랑을 잃고 이생은 홀로 남게 되고, 홀로 남은 이생은 최랑을 그리워하고 이승에서 못 다 이룬 이생과 최랑의 애절한 사랑에 하늘이 감동해 이들은 다시 연을 맺지만 3년이라는 시간만 주어지게 된다. 3년이 지나고 그들은 영원한 이별이 아닌 사랑을 약속하며 무대는 막을 내린다.

이번 공연의 김석만 연출(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은 판타지적 요소를 갖추고 있는 원작을 바탕으로 현대 기술의 디지털 영상 기법을 통해 입체적 효과를 살려 현실감 있게 무대를 구성했다.

정가의 전통성을 살리기 위해 황의종 부산대학교 교수가 음악지도 및 편곡을, 현 시대의 감각을 최대한 살릴 신세대 작곡가 안현정(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이 작곡을, 이희준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대본을 구성해 더욱 탄탄해진 내용과 여성 작가로 섬세함을 살려 많은 이들의 눈물을 자아 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티켓은 R석 3만원, A석 2만원, B석 1만원이며,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gugak.go.kr) 및 전화(02-580-3300) 예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