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특별기획전 '정동 1900'展
서울역사박물관 특별기획전 '정동 1900'展
  • 권지윤 기자
  • 승인 2012.11.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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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기 정동관련 유물 300여 점 전시

서울역사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근대기 격동의 역사 현장인 ‘정동’을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 '정동 1900'을 이달 9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주변부에 지나지 않았던 정동지역이 서양열강 세력이 하나 둘 자리를 잡고 경운궁이 대한제국의 정궁이 되면서 근대사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각되고,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지역성을 지니게 되는 과정과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했다. 

대한제국의 중심지 정동은 근대기 서양외교의 각축장이자 새로운 문화의 산실이었다.

1883년 미국공사관을 시작으로 각국 공사관이 들어서면서 정동은 서양인들의 터전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1895년 을미사변 이후 신변에 위협을 느낀 고종은 아관파천을 단행하고 정동의 경운궁으로 이어했다. 이로서 조선시대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정동은 대한제국기에 들어서면서 제국의 중심공간이자 서구열강들의 외교 각축장이 됐다.

경운궁을 중심으로 자주독립을 열망했던 대한제국과 이땅에 처음 정착하기 시작한 서양인들은 낯선 공존을 이루면서 독특한 정동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정동은 국제교류와 외교의 무대였으며, 신문물의 발신지였고, 아울러 선교와 교육, 의료의 기지로서 근대시기 새로운 문화의 산실이었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낯선 공존, 정동 △대한제국,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가하다 등 크게 두 파트로 나눠 구성했다.  

정동 지역은 조선 초 신덕왕후의 정릉(貞陵)이 있던 곳으로, 임진왜란 후에 선조의 행궁이 자리했고, 경운궁이라는 정식 궁호를 얻어서 이궁(離宮)으로의 위상을 가지게 됐다. 이 코너에서는 고종이 경운궁으로 이어하기 이전인 1890년대 초의 정동지역 모습을 최초로 공개한다. 이 사진은 초대 영국공사 힐리어가 촬영한 것으로 힐리어 공사 후손의 소장품이다.

경운궁으로 이어한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등극했다. 또 황제 국가로서 위상을 갖추기 위해 경운궁을 확장했다. 중층의 중화전이 중심에 자리잡고, 석조전, 정관헌 등 서양식 건축물이 다수인 경운궁은 고종이 전통문화의 계승자이면서도 서구문화에 포용력을 갖추고 있음을 드러내 준다. 이 코너에서는 전시를 통해서 처음 소개되는 초기 석조전 도면(일본 하마마쓰 시립도서관 소장)과 ‘경운궁 중건 배치도’등이 전시된다. 또 고종의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서구 열강과의 공존을 통해 자주독립을 염원했던 대한제국을 상징적으로 연출했다.

고종은 프랑스 정부의 초청을 받아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대규모의 대표단과 많은 전시물을 출품하여 대한제국의 존재를  세계에 당당하게 알린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는 20세기를 전망하는 국제적인 전시회로, 한국관의 전시품은 당시의 예술품을 비롯해 농업, 광산, 상업 등 다양한 산업의 생산품과 복식, 가구, 공예품까지 광범위했다. 이 중 대한제국은 식물성 농업식품 분야에서 그랑프리(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주한 프랑스 외교관이었던 모리스 쿠랑은 박람회장의 한국관은 대한제국의 문명을 한눈에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람회를 개최하기 위해 대한제국과 프랑스 정부 간에 오간 문서 기록과 모리스 쿠랑의 '서울의 추억' 등에 소개된 삽도 등을 바탕으로 한국관 내부모습을 재현했다. 또한 한국관에 전시됐다가 박람회 폐막 후 프랑스공예박물관, 프랑스음악박물관 등에 기증된 도자기, 공예품, 가야금, 거문고 등과 프랑스국가기록원, 트루와미디어테크도서관에 소장된 한국관 도면 등 박람회 당시의 실물유물 38점이 함께 전시된다. (문의 : 02-724-02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