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많은 도시 서울, 사진으로 말하다.
추억이 많은 도시 서울, 사진으로 말하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2.11.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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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진축제, 시민 추억으로 재구성한 서울 역사 이달21일~12.30일까지

◆ 시립미술관, 신청사, 공·사립미술관 등 23개소 전시 열려

서울시는「2012 서울사진축제」를 이달 21일부터 오는 12월 30일까지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전민조作 서울압구정동 밭갈이 1978년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사진 축제는  빠른 변화 속에 과거의 기억을 잃어 가는 서울의 모습을 만나고 추억 할 수 있는 장으로서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서울시청사, 서울역사박물관 및 서울시내 공·사립미술관과 갤러리 등 총 23개소, 서울 곳곳에서 열린다.

이번 사진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시민들이 앨범 속에 고이 간직했던 개인사진에서부터 전국의 네티즌들이 수집하고 촬영한 ‘서울’사진들을 발굴·전시했다는 것이며, ‘천 개의 마을, 천 개의 기억’을 주제로 시대의 증인으로 나선 사진작가 21명의 소중한 기록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마을공동체와 사진 아카이브’라는 테마로 시민과 작가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행사 개막 전에 온·오프라인으로 총 4회 대대적인 사진 공모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자치구 문화원과의 협력을 토대로 했다.

▲개인들의 추억과 역사가 담긴 장소에서 제 각각의 사연을 담은 사진들.특별히 이번 사진전을 위해 서울시는 정면 사진 촬영을 주문했다 한다.

전시를 통해 수집, 생산된 사진들은 한 번의 전시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 자치구의 아카이브로 구축돼 지역사 및 생활사 연구와 문화 콘텐츠로 활용해 지역 정체성 형성의 토대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축제 프로그램은 전시, 강좌, 워크숍, 세미나 등 시민 참여 행사 및 서울 소재 미술관 및 갤러리 '사진의 달' 운영 등으로 진행된다.

전시는 오랜 시간 열정적으로 서울을 기록해 온 21명 사진작가들의 작품과 100여 명 시민들의 앨범 속에 간직했던 사진들을 통해 한 개인의 생애사와 가족사, 마을사와 지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본전시 1·2부와 네티즌 1천 명, 초등학생 2백 명이 참여한 2개의 특별전으로 구성된다.

특히 시민이 응모한 3천여 장의 사진에서 전시 작품으로 선별된 5백여 장의 사진들은 한 개인의 역사를 보여 주는 동시에 서울의 역사를 보여 주며, 서울에 대한 공식 역사로서의 기록 사진이 아닌,  서울 시민이 기억하고 기록한 역사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본전시 1·2부는 ‘기억이 많은 도시 : 삶의 터전과 기억의 고고학’과 ‘기억의 재구성 : 그때, 거기에 있었습니까’를 주제로 서울시립  미술관 본관 1층에서 펼쳐진다.

안세권作 청계천 풍경 2004

 본전시 1부는 오랜 시간 열정적으로 서울을 기록해 온 한정식, 임인식, 전민조, 홍순태, 전몽각, 김기찬, 김한용, 강홍구, 안세권, 임선영, 이득영 등 서울의 도시 경관과 지역성을 주제로 다루어 온 21명(팀)의 사진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특별전은 ‘기억의 터: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와 ‘기억이 많은 아이’를 주제로 서울신청사 로비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전시된다.

더불어 행사 기간 동안 매주 금요일과 주말에는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세마홀에서 전문가 강연이 개최된다. ‘사진 인문학: 기억 담론과 아카이브’를 주제로 한 강좌는 축제  기간 중 매주 주말마다 13시부터 17시 30분까지 총 12강으로 진행된다. 인문 사회학자, 건축가와 사진이론가, 예술 기획자와  실천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참여하는 이번 강좌는 지역에서 개인이 갖는 다양한 삶의 기억을 사진을 통해 되살려내고, 그것이 모여 집합의 기억, 즉 역사가 됨으로써 지역의 역사를 쓰게 되는 인문학적 과정을 고찰하며, 도시, 마을, 기억과    역사, 사진, 그리고 서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만날 수 있다.

 

▲개인들의 추억과 역사가 담긴 장소에서 제 각각의 사연을 담은 사진들.특별히 이번 사진전을 위해 서울시는 정면 사진 촬영을 주문했다 한다.

 

이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등 서울 시내에 있는 미술관과 갤러리 20곳이 동시에 사진전을 진행하는 ‘사진의 달’도 부대 행사가 열린다. 매주 토·일요일 ‘사진의 달’ 참가 미술관 및 갤러리 등을 순회하는 투어버스를 오전·오후 각 1대씩 운영해 관람객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사진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서울대·고려대·서강대 등 서울에 소재한 6개 대학 사진동아리도 문학의 집 서울에서 ‘서울별곡, 청춘의 기억’을 주제로 연합전시를 가진다.

한편 이번 전시의 성과 중 하나는 서울 각 지역의 토박이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구술을 통해 서울의 역사를 촘촘히 기술할 수 있는 사료를 축적했다는 점이다. 도시의 빠른 변화와 확장 속에서도 한곳에 오래 살며 일가를 이룬 토박이 시민들의 경험은 매우 소중한 역사적 자산이다.

「2012 서울사진축제」의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참가 및 관람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사진축제 홈페이지(www.seoulphotofestiva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120다산콜, 서울사진축제사무국 070-8240-9902)

한문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이번 축제는 전문가와 특정 예술인에 의해 기록된 공식 기록과 역사에 의존한 축제가 아닌   시민이 기록하고 간직해 온 개별 역사와 기록을 바탕으로 새롭게 서울의 역사를 재구성해 보는 시민참여형 축제로서 더욱 의미있다”며, “개인이 가지고 있어 미처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들이 발굴돼 과거 서울을 기억, 기록하는 소중한 기회도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