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Books] 쉬운 말이 ‘민주+통일’ 세게 포옹한다
[New Books] 쉬운 말이 ‘민주+통일’ 세게 포옹한다
  • 이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12.12.0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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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우리말로 살려놓은 민주주의 헌법-이오덕 우리말 바로쓰기> 나와

한평생 아이들 교육과 우리말 우리글 살리기에 힘을 쏟았던 탁월한 아동문학가 이오덕(1925~2003) 선생이 ‘대한민국 헌법’을 쉬운 우리말 우리글로 다듬어 바로잡아 놓은 <우리말로 살려놓은 민주주의 헌법>(고인돌)이 나왔다. 제18대 대선에서 우리말과 우리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민주대통령이 나오기를 바라서다.

‘이오덕 우리말 바로쓰기’란 덧글이 붙어 있는 이 책에는 ‘어린이 권리 국제협약’ 전문을 아이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우리말 바로쓰기로 다듬어 실어놓았다. 여기에 쉬운 우리말로 회의할 수 있도록 ‘회의하는 말’까지 들어 있다.

이오덕 선생은 우리 역사가 바로 서고, 민주주가 이루어지는 길은 우리 국민이 쉬운 우리말과 우리글로 생활하는 것이라 여겼다. 선생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 틀이 되는 헌법을 모든 국민이 잘 알고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까닭에 온통 한자말과 일본 말법으로 되어 있는 우리 헌법에 있는 모든 법률 조문을 쉬운 우리말과 우리글로 다시 써서 모든 국민이 알기 쉽게 풀어놓았다.

이 책에는 이오덕 선생이 헌법 조문을 우리말을 통해 열두 가지 원칙으로 다듬어 고친 대한민국 헌법 전문이 실려 있다. 이 전문은 독자들이 쉽게 원문과 고친 헌법을 맞대 볼 수 있도록 원문에 밑줄을 치고 이오덕 선생이 다듬어 고친 헌법을 함께 실었다.

이 책은 제1장 ‘헌법’, 제2장 ‘어린이 권리 국제협약’, 제3장 ‘회의하는 말’ 등 모두 3장에 7꼭지가 실려 있다. 우리말로 바로잡아 본 헌법, 원문과 맞대보기, 머리말, 어린이 권리 국제 협약, 쉬운 우리말로 회의를 합시다, 회의할 때 쓰는 말, 학급 자치회(어린이회) 실제 보기 등이 그것. 이 책 끝자락에는 ‘이오덕 선생님이 지나오신 길’이 실려 있어 선생이 살아온 발자취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어린이 권리 국제협약’은 1924년 국제연맹에서 ‘어린이 권리 제네바 선언’에서 채택되었다. 1959년에는 아이들을 사람이 지닌 권리를 갖는 주체로 인정하는 ‘어린이 권리 선언’을 하게 되었으며, 1989년에 국제연합총회에서 ‘어린이 권리 국제협약’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어린이 권리 국제협약’ 전문은 그동안 우리나라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서 우리말로 옮겼다. 문제는 이 전문이 어려운 한자 말투성이로 되어 있고, 어설픈 외국말법으로 되어 있어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가 없었다. 이오덕 선생은 이를 안타깝게 여겨 우리말과 우리글로 다시 쉽게 고쳐 썼다.

‘회의하는 말’은 회의를 할 때 쓰는 어려운 한자말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놓고, 실제로 쉬운 말로 아이들이 회의하는(어린이 학급 자치회) 보기를 들어놓았다. 이오덕 선생은 무슨 일이든지 의논을 하지 않으면 잘되는 일이 없다고 보고, 집안일이든 나랏일이든 의논을 잘하고 회의를 잘해야 평화가 오고, 민주주의가 꽃핀다고 여겼다.

고인돌 출판사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이오덕 선생님이 쓴 헌법과 어린이 권리 국제협약, 회의하는 말을 쉬운 우리말 우리글로 다듬어 고친 까닭을 되새겨 보면서, 쉬운 우리말과 우리글로 고친 헌법을 잘 지키고, 어린이 권리를 존중하고, 회의를 잘해서 소통하는 민주주의 대통령이 나오기를 비는 간절한 소망으로 이 책을 출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