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수첩 속의 추억의 전시] 큐레이터 토크17 - 함양아(Ham Yang Ah) Special Day
[큐레이터수첩 속의 추억의 전시] 큐레이터 토크17 - 함양아(Ham Yang Ah) Special Day
  • 이은주 큐레이터
  • 승인 2012.12.07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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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m Yang Ah, Invisible Cloths, Single Channel Video, 13min 32sec, 2008


Special Day 상영리스트
미디어극장전 2부 함양아Special Day 상영리스트

1. More real than this world, Single Channel Video, 2min 25sec, 2002-3
2. FiCtionaRy, Single Channel Video, 3min 30sec, 2002-3
3. Dream...in Life, Single Channel Video, 13min 15sec, 2004
4. Venus in jeju island, Single Channel Video, 6min 34sec, 2004
5. Tourism in communism, Single Channel Video, 6min 41sec, 2005
6. One day escaping, Single Channel Video, 5min 34sec, 2004
7. Land, Home, City, Single Channel Video, 35min 30sec, 2006
8. Adjective Life - Out of frame, Single Channel Video, 7min 9sec, 2007
9. Invisible Clothes, Single Channel Video, 13min 32sec, 2008
10. Bird’s eye, Single Channel Video, 10min 4sec, 2008

 

미디어극장 전 2부의 네 번째 작가였던 함양아의 스폐셜데이에서는 자신의 관점을 매체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작업에 전착시켰던 면밀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90년대 중반부터 비디오매체를 비롯하여 카메라 등의 여러 매체의 속성에 착안하여 자신이 진행해 오고 있던 여러 예술적 네러티브를 녹여내기 시작하였다. 대표적으로 <FiCtionaRy>에서는 촬영, 편집, 중첩, 변형이라는 비디오매체의 기술적 매커니즘과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여러 방면으로 요약해 볼 수 있는 ‘예술가와 그를 둘러싼 여러 방면으로 해석될 수 있는 삶’에 이야기를 표현하였다. 여기엔 예술가의 위치에서 바라본 세상과 사회구조를 묶어낸 개념 뿐 아니라, 이 개념들이 순차적으로 편집되어 상영되는 비디오작품이었다.

비디오매체 작업이 한창 쏟아질 90년대 중, 후반의 작업들은 보통 다큐멘터리 형식의 장편이거나 혹은 일상의 스케치로 담아 낼 수 있는 기록영상의 형태이며, 통상적으로 비디오작품은 정지된 사진이미지에 시간성을 부여하는 매체의 일반적 기능을 사용하는 형식이 주를 이루었다. 이 시기에 그도 비디오매체와 카메라에서 획득된 이미지를 컴퓨터에서 가공하여 작품화하는 과정에서의 다양한 탐색이 시도하였다. 카메라의 Zoom, In이 주는 기술적 효과와 더불어 카메라, 미디어 시선의 의미를 조금씩 작업에 개입시켰으며, 2000년부터는 기존의 비디오영상 작업과는 차별적인 자신의 매체언어를 생산해 내기 시작했다.

함양아의 비디오 작업은 초기에 새로운 매체에 대한 탐색과 기술적 요소들을 고려하여 작업의 의미를 풀어내는 순차적 접근을 마친 후, 본격적으로 영화와 또는 기존의 비디오아트와는 또 차별된 자신의 비디오 예술언어에 집중한다. 그의 작업은 비디오 영상작이지만 영화(상업영화와 대중영화가 지향하는 것이 아닌)를 제작하는 부분적 요소와 결합하여, 독립영화, 다큐멘터리영화, 기존의 비디오작업(영화와 같이 연출된 시나리오와 기술보다는 시간의 흐름을 기록한 플레이와 편집위주의 싱글채널), 대중영화와는 전혀 다른 종(種)의 무빙이미지를 생산하였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예술적 정황, 사회구조 또는 굉장히 미시적(일상적)이면서 다분히 거시적인 상황모두를 포괄하는 예술적 네러티브를 기반으로 영화의 촬영기법과 맥을 잇는 통로를 통하여 영화도 아닌, 기존의 비디오아트와는 또 다른 특성의 비디오아트를 생산했다. 이렇듯 <FiCtionaRy>의 실험적 시도에 이어 기술적 표현방법이 더욱 세련미를 더하게 되었는데, 통상 영화를 제작하게 될 때 통용되는 시나리오, 배우, 기술, 최첨단 영상장비, 인력을 동원하여 2008년 <보이지 않는 옷>를 영화감독의 입장에서 제작하였다.

따라서 그의 다양한 작업 연작에서는 새로운 매체에 대한 민감한 반응과 그 반응들이 어떻게 자신의 작업세계가 녹아들어갔는지 찬찬히 바라보게 하는 시간을 허락해 주었다. 2002년부터 2008년 사이에 제작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던 이번 전시에서는 여러 국가에 정착하면서 겪었던 예술가의 시선과 더불어 예술가로 살아가기에 대한 자신의 내면의 소리 그리고 미술계의 구조적인 움직임을 우리시대의 언어로 담아내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매체의 기술적 속성과 자신의 예술언어와 긴장된 줄다리기를 하는지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