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칼럼] 친절은 여행의 꽃
[여행칼럼] 친절은 여행의 꽃
  • 정희섭 글로벌문화평론가
  • 승인 2012.12.07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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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랏샤이마세, 이랏샤이마세’. 일본의 어떤 상점에 가서도 들을 수 있는 소리다.

비록 일본말이지만 계속 듣다 보면 친근하게 들릴 정도다. 다분히 우렁차게 들리는 이 소리가 마치 합창처럼 들릴 때도 있다. 일본의 큰 도시부터 작은 소도시에 이르기까지 이랏샤이마세라는 친절한 소리는 변함없이 똑같이 들린다.

인적조차 드문 시골의 작은 식당에서는 그렇게 외치지 않아도 좋으련만 이 친절하고도 우렁찬 소리는 내가 고객이고 고객의 가치가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우리말로 ‘어서 오세요’ 라는 말이 '당신은 손님입니다' 라는 소리처럼 들린다. 하루 종일 이랏샤이마세를 외치면 목도 아프고 지칠 만도한데 결코 외치는 소리는 작아지지 않는다.

오래 전 일본 특파원 생활을 하고 돌아 온 사람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었다. 필자는 이랏샤이마세라고 외치는 것을 아무런 감정이 없는 ‘가짜 마음’ 이라고 묘사했는데, 손님에게는 그 것이 가짜 마음이던 진짜 마음이던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설령 그 것이 가짜 마음이라고 해도 손님의 입장으로서 그 것을 가식적이라고 느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손님이 와도 그만 안와도 그만이라는 식의 태도가 더 문제가 아닐까. 불친절한 경험을 한 장소는 두 번 다시 가기가 싫어진다.

일본 도쿄에는 업무 상 출장을 참 많이도 갔다. 출장을 간 것만큼 일본 음식점도 많이 갔다. 한국의 것과는 전혀 다른 일본 라면의 맛,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스시, 그리고 지역마다 다른 맛을 내는 오사께 한잔이 나를 기쁘게 했다. 그러나 나를 기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식당 종업원들의 친절함에 있었다. 식당이나 상점에서 점원들이 보여주는 친절은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손님의 입장에서 손님의 대우를 받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만, 내가 이렇게 감동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의 불친절함에 익숙해져서가 아닐까.

사실 친절은 모든 것을 좋은 방향을 이끌어 가는 촉매제이고 양념이고 조미료라고 생각한다. 친절한 사람에게는 짜증을 낼 수 없으며, 친절한 말 한마디에 모든 화가 눈 녹듯이 녹아내리기도 한다. 친절은 손님의 지갑을 열게 하는 열쇠이기도 하고, 상대방을 이길 수 있는 힘이기도 하고, 피곤함을 날려버리는 청량제이기도 하다. 작은 친절 때문에 매년 그 도시를 다시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친절하다는 것은 태생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고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친절은 연습이 필요하다. 친절한 목소리, 표정, 제스처 등이 친절함을 이루는 요소라고 말한다면 끊임없이 연습해야 자연스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몸에 밴 친절이야말로 고객을 춤추게 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많은 회사에서 언젠가부터 줄기차게 외치는 고객의 중요성과 글로벌 경쟁력은 회사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높은 어학 점수가 아니라 친절이라는 개념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느끼는 친절의 정도는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친절은 여행의 꽃이다. 내가 방문했던 많은 도시 중 친절을 경험했던 도시는 지금도 다시 가고 싶어진다. 친절한 여행객이 되는 것, 친절하게 여행객을 맞이하는 것이야말로 명품 도시의 조건이라는 생각을 해보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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