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Review]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공연Review]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 인순환 객원기자
  • 승인 2012.12.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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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박수갈채 쏟아진 감동의 무대

 국립발레단의 창단 50주년 작품으로 챠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공연이 예술의 전당에서 (12월 7일~12월 12일)있었다. 첫날 공연에 날씨는 하루종일 눈이 오락가락하고 공연 한시간전에는 더 펑펑 쏟아져 교통이 예측 불허한 상황이었다. 최태지 예술감독은 러시아 볼쇼이 극장 초청공연으로 출타 중이어서 조금 걱정되는 맘으로 공연장에 들어갔으나 공연한 기우였다. 갑작스런 추위에도 상관없이 객석은 깜짝 놀랄 만큼 꽉 찼다.

 

챠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원래 조카들을 위해 만든 조그만 발레 소품이었으나 모스크바 볼쇼이극장 감독 ‘베기체프’에게 정식으로 작곡청탁을 받고서야 작품을 완성했다. 하지만 1877년2월20일 바로 그 볼쇼이 극장에서 초연으로 올렸으나 예상과 달리 참담한 실패였다. 그렇게 백조의 호수는 가까스로 명맥을 유지하다 5년후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었다. 그로부터 16년 후 챠이코프스키는 자신의 음악이 결함이 있는 것인지 낙담하며 백조의 호수를 개작 하려 하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그만 1893년 작고하고 만다.

그런 모든 상황을 반전시킨 인물이 당시 뛰어난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였다. 그는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어서 제자 ‘레프 이바노푸’와 더불어 새로운 안무를 만들어 1894년 2월17일 다시 무대에 올렸는데 대 히트 한다. 그것이 바로 ‘백조의 호수’기본연출로 자리매김했다. 그 당시 오테트역에는 이태리 최고의 발레리나 ‘피에리나 레나니’가 수준높은 관객을 사로잡았었다. 이런 연유로 백조의 호수는 안무와 주인공이 무대의 성패를 좌우 할 만큼 비중이 높다.

지구 위에는 한반도를 퐁당 빠뜨릴 만큼 큰 호수가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를 예술의 전당 무대 위로 옮겨온 듯 한 연출이었다. 그 호수가에서 지그프리드 왕자와 여주인공 오데트 둘이 호수에 빠져죽는 비극이 원작이지만 이번 에는 악마 로트바르트가 흑조를 내세운 교란작전에도 불구하고 고난을 극복하고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행복한 결말로 끝난다.

 세계적인 거장 유리 가그로비치의 안무와 '프티파'클래식 버전을 섞은 공연은 뛰어난 감각으로 공간 연출을 해냈다. 이날 주인공 오데트 역의 이은원과 지그프리드 왕자역의 김기완은 매번 박수를 받아 혹여 공연에 지장이 올까봐 조마조마 할 정도였다. 김준범의 광대 솔로도 2막 끝날 때 까지 전부 열 번도 넘는 박수를 받을 정도로 관객들에게 전해진 감동은 대단했다. 두 번째 날 공연 주인공 김리회와 정영재 듀엣도 무서운 신예로 주목받고 있다. 그 외에도 수 많은 백조들의 군무가 화려하게 무대를 꽉 채워 무대공간이 좁게만 느껴졌다.

 왕자의 결혼 발표 무대는 왕궁 의상의 화려함 뿐 아니라 각 나라의 공주가 속속 도착하여 보여주는 헝가리, 러시아, 스페인, 폴란드만의 독특한 춤은 일년 내내 쌓인 피로가 다 녹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눈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코리안 심포니의 에카르트 클렘 지휘는 백조들과 같이 호수위에서 연주하는 듯 무대와는 조화가 잘 되었다. 다만 백조의 호수는 로제스트 벤스키 지휘 볼쇼이 극장 관현악단 스위스 로망드 관현악단의 앙세르메 지휘가 명반으로 남았는데 이 연주에 익숙한 매니아들이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에 얼마나 만족했을지?

발레의 본고장 450년 역사의 본고장 러시아에서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김지영과 이지훈이 '스파르타쿠스'주연을 맡아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소식은 국립발레단 50주년 공연 '백조의 호수'와 함께 우리나라 발레가 세계로 도약 한 것 같아 흐뭇했다. 국립 발레단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