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2012년 미술계 흐름②-새 당선자에게 바란다
[전시리뷰] 2012년 미술계 흐름②-새 당선자에게 바란다
  • 박희진 객원기자(과천시설관리공단)
  • 승인 2012.12.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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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작가콘텐츠 정부적극지원, 인력체계 정비 시급

 

▲ 박희진 객원기자
2012년의 마지막을 장식한 핫이슈는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박근혜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의 탄생이 아닐까 싶다. 숨막히는 박빙의 승부로 대통령 당선을 거머쥔 새 여성대통령에게 하나같이 ‘국민대통합’을 외치고 여기에 “문화대통령이 되어 달라”며 문화계 간절함이 더해졌다. 뭐든 하나가 되려면 상생과 화합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소통의 수단이 필요한 법이다. 배타적이고 치열한 지금 이 시대, 파편화되어있는 일상에서의 개개인이 체감하는 박탈감과 소외감을 정부차원에서 해소해 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새정치를 열망한 많은 국민들이 새시대 통합의 길을 열어달라 호소하고 있다.

지난 컬럼에서 2012년을 돌아봤다. 2013년을 바라보는 미술계도 어두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미술시장의 침체와 요란했던 미술품 스캔들, 내실부족의 비엔날레가 2012년 좋지 않은 기억의 이슈로 도드라 졌고, 경기 한파는 미술관과 화랑가를 더욱 썰렁하게 만들었다. 잘 된 전시라고 꼽을 수 있는 전시는 다섯 손가락에 들었고, 이 또한 재정지원이 안정적인 국립현대미술관과 삼성그룹 리움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힘든 한 해를 보냈고 좋지 않았던 경기는 미술계 방향 탐색을 지속시켰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내 아티스트들은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인지도를 넓히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 컬럼에서도 문경원 전준호의 카셀도큐멘타 호평을 2012년 핫이슈로 뽑았었다. 서도호를 비롯해 양혜규, 김수자, 이블의 국내?외 전시도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작가들의 활동은 전시문화를 만들어 내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시는 관람객과의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런 노력은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을 고려해 문턱을 낮춘 미술관이 관람객이 시선을 끌었다. 이들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행사 등을 통해 이벤트성 기획전시들을 늘렸고 이러한 전시계 트렌드는 국제무대인 비엔날레에서도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됐다.

이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에 힘을 실어줘야 할 때이다. 미술관을 얼마나 많이 짓느냐, 몇 번의 전시를 했느냐가 중요한 시대는 지났다. 

필자는 새 대통령에게 간절히 바란다. 첫째는 국내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에 정부도 적극 지원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 이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어야 하는 것이 국가 문화정책이어야 한다. 예산감축으로 실효성이 떨어진 예술인 복지법부터 정비해서 이들이 안정된 생활에서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약속해 주길 바란다.

둘째, 미술계 종사자의 인력체계를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 국·공립 미술관의 큐레이터는 1년 안팎의 단기계약직이거나 최대 5년까지 계약 연장이 가능한 정치적 바람을 타는 직업군으로 분리돼 있다. 큐레이터 뿐만이 아니다.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하는 에듀케이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실질적으로 놀이나 체험 등의 학습을 기획해서 큐레이터와 함께 전시와의 소통을 돕는 전문인력이다. 다수가 단기계약직으로 활동했던 고급 여성인력이다. 

셋째, 무보수 인턴만 하다 계약직 이력서를 써야하는 미술계 청년실업 문제의 현주소를 정확히 짚어달라.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명목 아래 ‘간식제공’, ‘점심제공’ 등 아직도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는 현실을 바로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은 ‘여성혁명’ ‘단기간 근로자의 정규직, 무기직 전환’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문화대통령으로 문화계 인력체계부터 정비해주길 바란다. 정당한 노동의 댓가로 이들이 예술을 기반한 한류를 이끌어갈수 있도록, 대중들이 의식있는 문화소통을 시도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것이 국민대통합의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