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임용혁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 ‘관광경찰제도’, 외래관광객 치안 보강 및 관광상품으로 개발 가능
[인터뷰 - 임용혁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 ‘관광경찰제도’, 외래관광객 치안 보강 및 관광상품으로 개발 가능
  • 김지완 기자
  • 승인 2013.02.0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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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관광교육원 적극적 운영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에 앞장 서야

     새 정부의 출범도 앞두고 산적한 많은 난제들 중에서도 특히 고용창출과 경제 활성화, 국민복지 및 지역균형 발전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관광산업이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임용혁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기업의 감사 역할과 한국 관광산업의 비전에 대한 답을 들어봤다. 

임용혁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
-지난해 외래관광객 1천만 명을 훌쩍 넘어서며 우리나라는 관광대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한국관광의 수용태세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이 더욱 중요한 이 시점에서 관광공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가장 시급한 문제가 관광객의 안전이라고 생각한다. 치안이 불안하고, 위험한 나라에 관광을 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다. 지금 서울시내 골목골목마다 중국과 외래관광객들로 넘쳐 나고 있지만, 이들은 각종 범죄와 바가지요금, 불친절 등에 시시각각 노출돼 있는데, 이는 앞으로 업계와 지자체가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특히 현장에서 관광객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경찰의 경우 한정된 인력으로 해결하기 힘들고, 외국관광객 맞춤형으로 운영되고 있지도 않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관광경찰제도’를 제안하고 싶다. 경찰청에서 추천한 경찰인력에 대해 우리 공사에서 관광안내 및 외국어를 포함한 관광양성교육 일체를 전담하고, 선발과정을 통해 최종 선발된 경찰에 대해 ‘관광경찰’ 임무를 부여하는 거다. 관광경찰이 일반경찰과는 조금 다른 멋진 제복과 장신구를 하고 관광객들의 치안과 관광안내까지 책임진다면 그 자체로도 독특한 관광매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제주도의 경우, 지역의 특색을 살려 관광경찰이 말을 타고 순찰을 돌 수도 있고, 서울 명동과 같이 관광객 밀집 지역은 파출소를 관광안내소와 병행해 운영할 수도 있을 거다. 양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운영방안을 논의 한다면 여타 관광대국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관광서비스가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지역관광 활성화이다. 현실적으로 관광인프라 및 관광수용태세가 국제 수준으로 갖추어 진 곳은 수도권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관광산업이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관광인프라와 같이 병행될 때 시너지가 나는 거다. 즉, 지자체별로 각각 실정에 맞는 관광정책을 수립하고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관광공사도 현장중심의 관광정책 실현을 위해 본사의 몸집을 줄여 현장으로 전진 배치해야한다. 공사 해외지사를 통한 마케팅뿐만 아니라 국내지사를 강화해 지방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마케팅, 관광컨설팅, 홍보활동, 현지 관광개발 등을 지자체와 공동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실제 공사가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별로 경쟁적으로 지방관광공사를 설립해 관광진흥활동을 하고 있는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회계 구분만 다를 뿐이지 같은 사업에 국민들의 세금이 이중으로 투입되고 있는 거 아닌가. 중복투자와 과잉투자를 예방하고 지자체별로 차별성이 있고, 경쟁력이 있는 관광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공사와 지자체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관광공사가 앞으로 강화해야 하는 기능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 달라.
“공기업으로서 투명윤리경영, 방만경영 예방활동을 통해 국민의 신뢰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게 국민으로부터의 신뢰를 얻는 거라 생각한다. 그래야 국민의 탄탄한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공공사업을 펼쳐나갈 수 있지 않겠나.”

-요즘 사회는 국민 복지증진, 청년 일자리 창출, 공정사회 실현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관광공사는 공기업으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관광산업 분야에서 국민께 기여할 수 있는 복지정책은 관광을 통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휴식과 여유를 제공할 수 있는 관광여건을 조성하는 거다. 관광과 복지가 연계된 정책으로서 현지 지역민과 관광객이 공존할 수 있는 쾌적한 관광지를 조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아니겠나. 하지만 이는 공사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며, 지자체, 민간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과제도 아니다. 공공제인 관광지의 지속발전과 공공가치를 높이고, 불합리한 운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공사와 지자체가 같이 노력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외에도 공사는 관광산업분야 청년일자리 창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산업구조가 선진국 수준으로 자동화, 기계화 될수록 고용 인구는 줄어 들 수밖에 없는데, 관광서비스 산업분야에서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면 고학력의 청년실업자가 매년 급증할 수밖에 없을 거다. 고급화된 한국의 관광산업 구조에서는 저임금, 단순 일자리가 아닌 최첨단 관광산업을 리드해 나갈 수 있는 고급 관광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프리미엄 관광가이드, 의료관광코디네이터, 전시박람회 기획자, 국제회의 기획자 등을 국가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관광교육원 시스템을 공사에서 주도적으로 운영해 나가야 한다. 더불어 공정사회 실현 과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확대 발전할 수 있는 공사의 업무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는 관광소외계층에 대한 복지관광을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으로 확대해 대기업의 참여와 국민의 관심을 높여 나가고, 지자체의 관광개발 부분은 처음 계획단계에서 부터 원주민 참여형으로 조성해 불합리한 사회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연간 1천3백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해외여행을 하고 있는데, 많은 해외관광 프로그램이 있겠지만 일부는 인근 아시아 저개발국가를 방문해 현지 관광소비를 통해 저개발국가를 도와 줄 수 있는 ‘착한관광’도 공공부문에서 기획하면 좋겠다. 아시아 저개발국가 대상으로 60년대 관광진흥을 통해 성장한 한국의 경제성장 노하우를 알려주는 글로벌컨설팅 사업도 체계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고 말이다. 이러한 공기업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공사의 기능을 재조정하고, 강화하는 게 먼저일 거다. 고급 관광인력 육성사업과 지자체 관광개발사업 위탁운영, 관광컨설팅 사업 등을 공사에서 수행해야 한다.”

-관광공사에 부임한지 1년 반 정도 됐다. 상임감사로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관광산업이 사회 전반적으로 광범위하게 접점을 이루다 보니, 다른 기관들과의 협력활동이 많고, 이에 따라 정부, 지자체, 업계, 학계, 국내외 소비자 등 많은 이해당사자간 갈등 조정 역할이 필요하기도 하더라. 그래서 경영진이 이러한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균형감을 잡아 주는 것이 필요했다. 취임 초기 기관간의 소송, 과징금 부과 등 첨예한 갈등을 중재하기도 했고, 정부, 업계 등과 공사의 소통에도 많은 노력을 해왔다. 특히 공사 해외지사는 국가를 대표해 해외에서 한국을 마케팅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공기업 이미지에 맞도록 더욱 강한 윤리의식과 투명경영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경영진이 기관의 위험관리에 대한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견제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에게 나타나고 있는 리스크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력이 대단한데, 인터넷과 SNS, 스마트폰의 확대로 전 세계 소비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정보를 소비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고 난 이후에는 수습이 불가능한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거다. 이에 따라 나는 특히 투명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사후 처벌보다는 예방감사와 경영컨설팅 감사를 강조해왔다. 그래서 공공기관이 카지노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다소 리스크가 높은 자회사인 GKL(Grand Korea Leisure)의 경우 경영투명성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그 결과 상습적인 콤프(고객 접대성 관리비)관련 비리가 줄어들었고, 사고예방 관련 규정도 강화되는 등 조직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관의 투명성이 강화된 덕분에 매출총액은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높아지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공공기관의 감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 기관장과의 갈등이 아니겠나. 감사라는 자리가 항상 좋은 말만 할 수 없고 자주 지적을 하다보면 자칫 ‘기관장의 사업을 발목 잡는다’ 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문제들을 최소화 하면서 조직을 건강하게 만들어 나가야 했던 게 개인적으로는 가장 어려운 점이었지만, 반대로 여러 가지 좋은 성과를 가져왔던 것이기도 했다.

-더불어 대표적인 성과를 알려 달라.
“내가 부임 후 고위직 징계 파면과 중징계가 유난히 많았다. 고위직의 솔선수범 없이는 방만경영 예방도 어렵고, 조직기강이 바로 설 수 없다는 생각에 고위직의 비위에 대한 징계는 가혹하게 처리했다. 처음에는 조직내부에서 강한 저항이 있었지만 고위직의 강한 처벌 때문에 하위직에서 유사한 비리가 사라지는 가시적인 효과도 있었다고 자부한다. 부임 후 1년 동안 많은 감사활동과 지적사항, 경영컨설팅이 있었고, 이에 따른 파면과 중징계와 같은 아픔이 있었지만 현업부서에서 감사 원칙을 이해해 주고 적극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에 개선 성과가 높을 수 있었다. 특히 사장이 이사회 발언에서 감사 활동에 대해 ‘감사 지적사항이 많아 졌다고 하는데 이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전에는 제대로 찾지 못했던 조직의 아픈 곳을 정확하게 찾아냈기 때문이며, 이러한 감사활동을 통해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해 나갔기 때문에 조직이 건강해 질 수 있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앞으로 관광공사가 국민으로 부터 신뢰받고 한국 관광산업의 발전과 사회공헌도를 높이는 건강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 활발한 감사활동을 지속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