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수첩 속의 추억의 전시] 큐레이터 토크21 - 미디어극장전 2부 신기운(Shin Ki Woun) Special Day
[큐레이터수첩 속의 추억의 전시] 큐레이터 토크21 - 미디어극장전 2부 신기운(Shin Ki Woun) Special Day
  • 이은주 큐레이터
  • 승인 2013.02.0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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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극장전 2부 신기운 Special Day 상영리스트

1. Approach the Truth (Alarm Clock), Full-HD Video installation with a music (ost from 'Old Boy'), 4min 12sec, 2006
2. Approach the Truth (Astro Boy), Full-HD Video installation with a music( 'What a wonderful world' by Louis Armstrong), 2min 12sec, 2006
3. Dis-illusion (Coin_Face), Full-HD Video installation with a music (opera 'Cavalleria Rusticana' -Intermezzo), 3min 13sec, 2007
4. Dis-illusion (Coin_Living thing), Full-HD Video installation with a music (Scene-ballet 'Swan lake' by Tchaikovsky), 2min 52sec, 2007
5. Evaporation (Missing time never exist), Full-HD Video installation with a music (Piano by Goh heean), 4min 11sec, 2008
6. Evaporation (News becomes Entertainment), Full-HD Video installation with a music (Blue Danube by J. Strauss), 6min 44sec, 2008
7. Reality Test (take 2-3), Full-HD Video, 2min 22sec, 2010
8. Reality Test (take 2-5), Full-HD Video, 2min 9sec, 2010
9. Reality Test (take 2-8), Full-HD Video, 2min, 2010
10. Reality Test (take 2-9), Full-HD Video, 1min 55sec, 2010


이번 큐레이터토크에서 소개할 작가는 시계, 돈, 유명애니메이션 캐릭터, 혹은 최신기계 등 우리가 쫒고 욕망하는 것들을 모두 가루로 만들어 오브제 자체가 지닌 사회제도의 도구적 기능을 무화시키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신기운이다. 지난 2011년 미디어아트 프로젝트의 미디어극장전에서 열편의 영상작이 소개되었으며, 전시는 그가 최초로 제작한 작품을 비롯하여 전시가 열렸던 2011년까지 제작했던 작업 전편을 선보이는데 의의를 두었던 자리였다. 신기운 작업의 주요 핵심은 화면에 등장하는 오브제가 글라인더를 통해 갈려진다는 점이다. 스크린 화면에 등장했던 다양한 형태들은 기계에 의해 시간 차이를 두고 그 형체를 점차적으로 잃어가게 된다. 

본 작업의 시리즈는 2006년부터 소개되기 시작하였으며, <Approach the Truth(Alarm Clock)>시리즈 작업을 계기로 <Dis-illusion>, <Evaporation>, <Reality Test> 시리즈 순으로 진전되었다. 2000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디어작업 제작여정도 기술발전의 속도와 또는 새로운 신(新)기술이 등장할 때 마다 중요한 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최초에 무언가를 갈기 위해 제작된 기계는 직접 갈려지는 대상에 맞게 맞춤형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렇게 제작되어 갈아지는 순간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그는 영상매체를 적극적으로 작업에 개입시키면서 미디어작업을 생산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특정 오브제가 사라져가는 시간을 가두는 맥락으로 영상을 시작하였던 신기운의 그 다음 영상작<Evaporation>시리즈의 연결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와인잔에 담긴 액체가 증발해 가는 시간성을 담아낸 이 작업은 실제로 갈아내어 없어지는 것과는 상이한 관점으로 소멸되는 것에 초점을 둔 작업이다. 시간의 흐름을 두고 증발해 버리는 와인잔에 BBC, CNN뉴스 등의 다양한 컨텐츠(뉴스가 마치 오락이 되는 재치상황)를 담아냈다. 역시나 관객은 증발해 버리는 액체 안에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이슈역시 한줌에 사라져 가는 경험을 목격하게 된다.

2006~7년의 <Approach the Truth>시리즈와 2008년에 선보인 <Evaporation>시리즈에서는 사라지고, 소멸되는 정황들을 갈아서 한줌의 재로 만들어 버리거나 증발시키는 부분에 초점을 두었다면, 2010년에 제작한 4가지 버전의 <Reality Test>는 한순간에 깨지고, 부숴지는 순간포착 장면을 초고속 카메라를 사용하여 최대한 느리게 인간의 육안으로 포착할 수 있게 하였다. 어쩌면 한 순간에 깨지고 마는 것들의 순간 면밀을 눈으로 쉽사리 인식할 수 없다면 <Reality Test>시리즈는 말 그대로 인식할 수 없는 그 '순간과 찰나'를 마치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상황을 극적으로 연출했다.   

최근에 그는 작업의 중요한 모체가 되는 갈아내는 기계를 전시장에 옮겨와 전시하기도 했으며, 이를 통해 영상화면에서 보이는 이미지 이면의 것, 즉 카메라 앵글로 담아내기 이전의 시선과 상태를 관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작가는 현재 영국에 거주하면서 한국과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무대에서도 꾸준히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