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눈길'을 찾는 것, 그것이 영화인의 목표"
"'신의 눈길'을 찾는 것, 그것이 영화인의 목표"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3.02.0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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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홀리 모터스>로 13년만에 돌아온 레오스 카락스 감독

13년만에 신작 <홀리 모터스>로 돌아온 프랑스의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한국 기자들과 만났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4일 오전 프랑스 문화원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신작 <홀리 모터스>와 자신의 영화 세계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감독은 먼저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 "어느 나라에 가도 공항이나 호텔에 있지, 그 나라에 대해 자세히 알려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나라에서 어떤 영화를 찍을 수 있는지 상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9년 그의 특별전이 열렸을 당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13년간 공백이 생긴 이유를 묻자 감독은 "영화를 찍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매년 영화가 나오니까 사람들이 영화 찍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데 막상 찍어보면 상당히 어렵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공백의 이유를 "금전적 이유"라고 말한 카락스는 "매번 영화를 찍을 때마다 금전의 어려움을 겪었고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유가 있었더라고 영화를 많이 찍지는 않았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 13년만에 신작 <홀리 모터스>로 돌아온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레오스 카락스는 <홀리 모터스>를 찍기 시작하면서 "(첫 장면에 나오는) 죽었는지 잠들었는지 분간이 가지 않는 영화관의 관객들, 아주 긴 리무진, 그 안에 앉아있는 오스카(드니 라방)의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참고로 드니 라방이 연기하는 '오스카'란 인물은 9명의 역할을 한꺼번에 해내는 인물이지만 카락스가 말한대로 '배우는 아닌' 인물이다.

카락스는 "코미디, 액션 영화가 득세하는 것은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다만 프랑스는 그래도 예술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내가 프랑스에서 영화를 완성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관객만을 위한 영화'를 만들지는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지난해 칸영화제 때 인터뷰에서 '관객은 곧 죽을 사람들의 무리'라고 말한 것을 이야기하며 "만들면서 나도 관객이 된다. 영화인으로서의 나와 관객으로서의 나가 서로 대화하면서 만들어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자신의 예술 세계를 고집하고 있는 레오스 카락스. 발언 도중 카메라 플래쉬 세례가 터지자 "꼭 말할 때 플래쉬를 터뜨려야하느냐?"라고 말할 만큼 자존심도 있었던 감독. 그가 이 날 회견에서 영화인들에게 전한 메시지를 여기에 소개한다.

"내가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그 속의 새로운 세계를 보며 위안을 얻었다. 지금의 영화들은 초창기 영화들이 가졌던 '원초적인 힘'을 다시 찾아야한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했다해도 그것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야한다. 무성영화가 보여 준 '신의 눈길'을 다시 찾는 것이 지금 영화만드는 이들의 가장 큰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