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기행 - 90] 풀과 짚, 공예로 디자인 하다 - 풀짚공예박물관
[박물관기행 - 90] 풀과 짚, 공예로 디자인 하다 - 풀짚공예박물관
  • 한국박물관연구소
  • 승인 2013.02.2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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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경기도 광주시에 문을 연 풀짚공예박물관은 유목과 농경민족의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민족의 삶속에서 없어서는 안 되었던 풀과 짚을 소재로 만들어진 전통 공예품을 테마로 하는 박물관이다. 풀짚공예박물관은 풀짚 공예에 대한 기술방법의 교육적 체계를 마련하고 풀과 짚을 공예로 디자인해서 가치를 높여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풀 짚공예 예술가인 전성임 관장에 의해 설립되었다.

박물관 전경(좌), 설립자 전성임 관장(우)

  풀과 짚을 재료로 관련 공예품으로 승화된 전통 민속품은 그 특성상 민속품으로서의 골동적인 가치를 갖지 못한 채 사라져가고 있음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뿐 만 아니라 전수방법 또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와(口傳) 체계적인 자료가 정리되어 못함 역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오래 전부터 체감하고 있던 설립자 전성임 관장은 풀 짚공예에 관한 기능과 민속적인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풀 짚공예 전문 박물관을 개관하게 되었던 것 이다.

  전성임 관장은 오랜 시간동안 풀 짚공예의 기능과 친환경적인 자연소재를 이론적으로 정립하여 책으로도 출간하였으며, 우리문화의 정체성을 이어가기위해 후학을 양성하며, 풀 짚공예가 ‘현대미술분야’에 접목될 수 있는 독창성 있는 우리의 공예 분야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각종 외국전시회에도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온바 있다. 특히, 외국과의 교류전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우리의 풀 짚공예의 우수성을 널리 인식시켜 나아가고자 노력해 왔다.

  풀짚공예박물관에서는 자연과 함께한 옛 생활의 지혜를 기억하게 하고 그것이 현대공예 미술로 이어져 독창성을 갖춘 전문 미술 공예분야가 될 수 있도록 하기위한 연구 노력은 물론 풀 짚공예의 기능과 자연을 소재로 한 공예교육을 학교의 미술 교육과도 연계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각종 체험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나아가 풀 짚공예의 재료와 기능이 창의적인 공예활동으로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박물관의 전시관을 민속품과 현대 창작품, 외국의 풀 짚공예품들이 비교 전시되도록 배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민속관, 내부사진, 현대관 이미지

  세 개의 전시관 중 민속관은 우리 고유의 전통 민속공예품인 삼태기, 반짇고리, 사각 동구미, 산축고리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우리 조상들의 손끝에서 엮고 땋고 짜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조상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엿볼 수 있으며, 관람객들에게는 전통문화를 잘 알려주고 있다.

 두 번째 현대관은 풀 짚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전시한 공간으로 전통공예를 생소하게 느끼고 있는 학생과 현대인에게 친근감을 갖게 해주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죽순 잎, 장삼, 왕골, 짚 등의 소재에 현대적 디자인을 접목한 죽순바구니, 주름동구미, 죽순원통 등의 현대적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마지막으로 외국관은 외국의 풀 짚공예품을 전시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우리민족의 전통 민속공예품과 비교해볼 수 있게 한다. 특히, 일본의 짚공예품 거북이, 왕골로 만든 가방, 태국의 코코넛으로 만든 기념품, 대나무로 만든 밥그릇, 중국의 짚신 등의 작품은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전시품이다.

체험학습 장면

  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교육실은 풀짚공예박물관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현대의 박물관은 단순한 관람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교육이 가미되는 게 추세이다. 이 박물관에서도 이러한 체험을 통한 교육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자연재료를 이용한 기능체험으로 ‘풀 짚공예품 만들기’(빗자루, 복조리, 똬리, 알 꾸러미 등) ‘민속품 생활체험’(징, 똬리, 부채, 지게, 빗자루 등)등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가족단위 관람객을 중심으로 수시로 접수·진행하고 있다. 유치원, 초·중·고등학생을 위한 일일 체험학습 프로그램과 풀 짚으로 만드는 연체동물, 잠자리, 연필 풀각시, 모시 빗자루, 달걀 꾸러미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항상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 체험학습 교사 양성과정 프로그램과 기초과정 프로그램, 전문가 과정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일회성프로그램이 아니라 후진양성을 위한 전승교육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성임 관장은 국민대학교 대학원에서 박물관 미술관학을 전공했으며, 2007년 제32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2차 심사위원, 2011년 국제 장애인 기능올림픽 대회 바구니 만들기 부문 출제위원 및 심사위원장을 역임한바 있는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연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박물관 연혁을 대략 보면, 2008년 4월에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거 경기도청을 통해 박물관으로 정식 등록하였다. 등록 첫해 10월에는 첫 번째 기획전으로  ‘가을 들녘’전을 개최하였는데, 이 전시가 사실상 개관기념전인 샘이다. 이듬해인 2009년 9월에는 2번째 기획전 ‘풀잎 엮어서’전을 개최한바 있다. 역시 같은 시기에 연이어 인접하거나 특성이 유사한 박물관들과 함께한 연합 전 ‘어울림’전을 가졌다. 동년 11월에는 첫 번째 국제전에도 참가했는데,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33회 크라프트쇼 전시로 풀과 짚을 소재로 우리 전통문화를 알려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2010년에는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친 해로 기록되었다. 1월 한중 연 문화축제 전을 시작으로 9월에는 연합 전 ‘한국여성 100년을 돌아보며’와 10월에는 기획전 ‘부엌살림’展을 11월에는 각각 G20 정상회담 기념 전시회에 소장품을 출품한 바 있다. 역시 같은 시기를 발맞춰 시카고 S.O.F.A展에도 소장 자료를 출품했다.
  또한, 2011년 5월에는 두 번째 연합 전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전에도 참여하였으며, 2009년~2011년에는 경기도 내 초중고등학교을 대상으로 연계 체험교육도 진행하였다. 이렇듯 풀짚공예박물관은 짧은 시간동안 국내외에서 폭넓은 전시활동을 하였으며,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선도적으로 개최하여 박물관이 지향하는 가치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치: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331-5번지. 문의: 031-717-4538

한국박물관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