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평우의 우리문화 바로 보기] 불상! 그대로 두어야하나, 반환해야 하나.
[황평우의 우리문화 바로 보기] 불상! 그대로 두어야하나, 반환해야 하나.
  •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승인 2013.02.2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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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황평우 소장
어떤 경우라도 문화재나 그에 버금가는 문화적 결과물에 대해서 불법으로 약탈하거나 훔치는 것에 반대한다. 아울러 과거에 약탈이나 훔친 것에 대해 시효의 소멸을 두는 것에도 반대한다. 즉 불법적으로 약탈되거나 훔친 문화재는 끝까지 추적해서 원 자리에 돌려줘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네스코의 기본 원칙이기도 하다.

최근 일본 대마도에서 훔쳐온 불상에 대해 여러 말들이 오간다. 두 불상 중 동조여래입상은 대마도 가이진(海神) 신사에 모셔져 있던 45㎝ 높이로 같은 시기의 다른 불상들(높이 20~30㎝)보다 더 큰 것이 특징이다.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유행했던 여래입상 중에서도 잘 만들어진 수작(秀作)인 데다 보존 상태가 좋다. 언제 어떤 연유로 일본에 넘어갔는지는 불확실하지만 1974년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됐다. 

대마도의 간논지(觀音寺)에 있던 금동관음보살좌상(높이 60㎝)은 제작연대와 장소가 분명하다. 불상을 만들 때 내부에 넣어둔 발원문에 고려 말인 1330년 서산 부석사에서 제작됐다는 사실이 명기되어 있다. 이 불상은 나가사키현 지정 유형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비슷한 무렵의 불상 중 연대가 정확히 밝혀진 불상은 1333년 만들어져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된 동조보살입상 2점 등 손꼽을 정도로 희귀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절도단이 일본에서 훔친 불상 2점이 각각 통일신라·고려 시대에 한반도에서 제작된 불상으로 확인됨에 따라 불상의 일본 반환 여부에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 불상들이 일본에 불법적으로 건너갔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약탈의 근거를 찾지 못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불상을 일본에 돌려줘야 한다”고 섣부르게 밝혔다. 

또 몇몇 학자들은 문화재(불상)를 안돌려주면, 한국의 학자들이 일본에 있는 문화재들에 대해 연구 조사도 할 수 없는 것을 걱정해서 돌려줘야한다고 하고 있고, 일부 언론사는 칼럼을 통해 소탐대실 말아야한다며, 문화재(불상)를 돌려주는 것에 신중하게 생각하자는 사람들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불상이 본래 약탈이나 불법거래 등으로 일본에 반출된 문화재로 밝혀질 경우 약탈 문화재 환수 차원에서 새로운 논의가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리 쉽게 반환을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국외 문화재가 한국에 반입됐을 경우 문화재보호법 제20조 외국 문화재 보호 관련 조항과 1970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된 ‘문화재의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협약’에 따라 반환 여부가 결정된다. 대한민국에 반입된 외국 문화재가 해당국에서 불법으로 유출된 것이 증명되고, 반출국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반환을 요청하는 경우 한국 정부는 절차에 따라 반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유네스코 산하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규정에 의하면 불상들이 과거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경위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불상을 서둘러 일본에 돌려줄 것이 아니라 약탈 문화재인지가 확인될 때까지 반환을 유예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일본은 국제박물관협의회(ICOM)규정에 따라 문화재를 소장했는지 밝혀야하고, 일본과 한국은 ICPRCP(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한 정부간위원회)에서 요구하는 내용에 자료를 제출해야하는데, 한일 양국은 두 불상에 대한 제작과정, 입수경위 등을 서로 밝혀야한다.

필자는 이 자리를 빌려 증거자료를 제출하고자 한다. 대마도의 간논지(觀音寺)에 있던 금동관음보살좌상(높이 60㎝)은 협시불이다. 즉 주불상 좌우에 있었던 협시불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일 양국의 교류였다면 주불과 좌우 협시불이 동시에 전래되고, 복장에도 교류의 내용이 기입된다. 지금 주불과 나머지 협시불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더 중요한 점은 서산 부석사가 17년 전부터 이미 반환 운동을 해왔다는 것이다. 대마도 가이진(海神) 신사에 있던  동조여래입상의 경우 자세히 실물을 자세히 살펴봐야 하겠지만 현재 사진으로 봐서는 불을 머금고 있는 흔적이 보인다. 불이란 불상이 모셔진 건물이 불이 났고, 이후 꺼냈다는 것이다. 이후 꺼냈다는 것은 불을 지르고 약탈했다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일양국과 유네스코는 이 불상들에 대해 공동조사를 한 후 제자리 찾기와 반환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