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현대예술인들 한 자리에…『페스티벌 봄』
국내외 현대예술인들 한 자리에…『페스티벌 봄』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3.03.0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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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2일 개막해 28일간 서울 곳곳서 예술축제 펼쳐져

국제다원예술축제 『페스티벌 봄』이 이달 22일부터 4월 18일까지 28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아트하우스 모모, 성남아트센터 등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 『페스티벌 봄』은 현대무용, 연극, 미술, 음악, 영화, 퍼포먼스 등 현대예술 전 장르 간의 상호교류를 근간으로 매년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예술축제이다.

이번 축제에는 총 14개국, 국내외 26개(해외 11작품, 국내 10작품, 공동제작 5작품) 현대 또는 동시대 예술작품이 참여해 28일간 서울 각지에서 만날 수 있다.

싱가포르 출신 안무가 다니엘 콕이 연출한 'Q&A'는 아이디어의 태동에서부터 공연의 완성까지 관객의 생각에 전적으로 복종하는 프로젝트로서 공연의 정치경제학을 탐험하는 작업이다. (3.26~27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새로운 시도와 형식’을 발굴하고 제작하며 전파하는 역동적인 현대예술제로서, 한국을 21세기 현대예술의 구심점으로 만드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자 힘써왔다.

아시아 최고의 국제다원예술축제라는 위상을 확립하고 아시아 현대예술의 레퍼런스로 기능하기 위한 지속적 노력의 일환으로 ‘마스터’展을 개최한다.

섬뜩하고 현대적인 무대 언어로 인간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유럽 연극계의 최정상 로메오 카스텔루치, 고전 발레를 역동적인 21세기의 감각으로 재탄생시켜 피나 바우쉬와 더불어 금세기 최고의 안무가로 꼽히는 윌리엄 포사이스, 극단적이고 과장된 내용의 일본연극 조류를 ‘조용한 연극’으로 전환한 일본 현대연극의 마스터 히라타 오리자, 독일 실험 영화계의 현존하는 가장 핵심적인 아티스트이자 이론가로 영화와 사회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는 하룬 파로키 등 세계 거장들이 대거 모여 그들 작품 중에서도 가장 정점에 도달했다고 평가 받는 대작들을 선보인다.

영진 리와 그가 이끄는 밴드 퓨쳐 와이프(Future Wife)'가 주도하는 락 콘서트 '우리는 죽게 될 거야'는 ‘죽음’을 주제로 공연된다. (4.11·13 두산아트센터 Space111)

더불어 이번 축제에서는 장르 간의 통섭을 넘어 인문, 과학기술, 예술을 횡단하는 융복합의 토양 및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인간의 정서와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본 최고의 연출가 히라타 오리자와 오사카대학 로봇연구소의 최첨단 안드로이드 과학기술이 무대 위에서 조우한다.

연극배우로 변신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에는 과학기술과 예술을 관통하는 고민이 담겨있다.

하룬 파로키는 흑백 점선으로 시작했던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술이 어느덧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과정을 추적하며, 이 새로운 복제의 기법이 어떻게 사유 방식을 변화시키는가에 대해 묻는다.

그 밖에도 아시아, 장애인, 어린이, 여성, 소수민족 등 마이너리티에 대한 함의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고, 알바니아, 멕시코, 아프가니스탄, 동남아시아 등 비서구권의 관점을 성찰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제롬 벨은 '장애극장'에서 관객에게 가장 낯선 타자인 지적장애 배우들을 소개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관객들은 자신의 인식적 터부를 대면하는 동시에 ‘차이’, ‘관용’, ‘정상’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정은영은 오로지 여성만이 무대 위에 설 수 있었던 한국 50년대 대중문화의 정점 ‘여성국극’을 포착한다. 남성 역할을 체화해야 했던 여성국극 배우들의 삶이 성별규범은 물론 다양한 사회적 규범들에 충돌하고 넘어서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못생긴 동양인 여자아이가 미국에서 성장하며 겪는 각종 우울한 에피소드들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노래하는 영진 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모두 언젠가는 죽을지니’라는 절대 진리를 통해 우리 모두의 나약함을 위로해준다.

마말리안 다이빙 리플렉스 '어린이 페스티벌 VIP 체험'은 어른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연에 어린이들을 VIP로 초청해, 어린이들이 예술경험과 예술관을 형성해나가는 과정과 이를 어떻게 존중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해보는 워크숍이다. (4.18 장소는 추후 웹사이트 공지)

캐나다의 프로젝트 그룹 마말리안 다이빙 리플렉스는 예술적 담론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된 어린이들 손에 페스티벌에서 공연되는 ‘어른들을 위한’ 작품들을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또한 이번 축제에서는 국내 젊은 아티스트들이 한국만의 언어를 통해 '아시아 컨템포러리'란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창조해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국 옛 형태의 춤과 소리 속에서 초자연적인 혹은 다른 정신상태로 인도하는 열쇠를 찾는 서영란의 작품, 멸종해가는 가곡이 지닌 아름다움의 구조를 해체해 시와 목소리, 안무라는 요소를 통해 공간에 써 내려가는 박민희의 신체 퍼포먼스로서의 가곡, 자신이 함께 지내는 양과 함께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배적인 ‘교환적 관계’를 ‘증여적 관계’로 전환하고자 하는 남동현 등 이번 축제에서 소개하는 국내 작가들은 이처럼 저마다 자신만의 태도로 아시아적 동시대성을 고민하고 현대예술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국내외 공연 및 전시, 작가와의 대화, 워크숍 등이 진행된다. 자세한 일정은 페스티벌봄 홈페이지(www.festivalbom.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