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 서민 살리기 전문, 둘째가라면 서럽다
문화·관광, 서민 살리기 전문, 둘째가라면 서럽다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6.2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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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최병환 의원

“생일 파티에 1000명을 초대하고는 500석만 마련해놓으면 사람들이 알아서 2부제로 온답니까?“

▲ 서울시 최병환 의원

서울 관광객 1200만명을 부르짖고 있는 이때, 제대로 된 관광자원부터 갖추어야 하는 것이 순서 아니냐는 반문을 제기하는 최병환 의원.

그는 스스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의원이 된 이후 지금까지 서울의 문화·관광 발전과 시민들, 특히 서민들의 고충을 해결해주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해왔다.

의원이 된 계기에 대해 ‘삼고초려’가 아니라 ‘오(5)고초려’의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NGO로서 활동도 하고 의용소방대 소방대장도 했었습니다. 의식개혁운동, 환경운동 등에 참여하면서 지역 일들을 점점 맡아서 하다보니까 여기저기서 스카우트가 들어오더군요. 그러자 94년에 정대철 박사 등이 저에게 정치 입문을 권했습니다. 순수하게 살고 싶어 거절했지요. 그게 4번이나 거듭됐는데 포기하지를 않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5번째 승낙을 하고 정당 생활을 시작했지요.”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면서 그 나라의 역사적인 문화가 결국 경제가 된다는 법칙을 더욱 깨닫게 됐다는 최 의원은 서울에서 가장 알려야 할 문화는 역시 ‘전통 문화’라고 답한다.

“우리 전통문화, 전통문화 중에서도 특히 저는 한지를 깊이 각인시켜주고 싶습니다. 인사동에 특별한 공방을 만들어서 외국 관광객들이 왔을 때 대한민국 한지공예가 다양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지에 대한 그의 관심만큼이나 문화재 복원을 위한 그의 관심이 뜨겁다. 장충동 일대에 쓰레기장으로 버려져 있던 서울 성곽을 복원한 것은 그의 첫 작품이다.

“정치를 하기 전에 성곽 자체가 쓰레기 장으로 버려져 있는 것을 보고 늘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가 2002년도에 문화재청에 가서 예산 확인을 하고 중구청에도 예산이 없다 해서 제가 마련했습니다. 3번에 걸쳐서 성곽 ‘쓰레기장’의 잡목을 제거하고 꽃을 심어서 산책길로 만들었지요.”

얼마 전에 불탄 숭례문과 함께 그는 밤새 울었다.

“그날 처음에는 불이 잡힌다 해서 티비를 안 틀었는데 점점 더 번진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지요. 그런데 국회의원, 예비후보, 현역의원을 통틀어서 한 사람 코빼기도 안 보이더군요. 제가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새벽 4시경이 되니까  일부 정치인들이 오셨습니다. 저는 초상집에 와서 누구를 나무라겠냐는 심정으로 저만이라도 주민들과 손을 잡고 숭례문만은 되살려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지요.

그 밖에 창경궁과 창덕궁을 합궁하기로 한 것과 동대입구 전철역에서부터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남산의 다양한 관광산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한 조치가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것도 그의 시정 질의의 힘이다. 그는 남산관광사업과 관련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동춘서커스가 참 아깝습니다. 저러다 사장되고 말 것 같아요. 공연할 장소가 없고 예산도 없다고 해서 장충체육관에서 동춘서커스가 계속 살아 남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습니다. 거기 공연을 하면서 민속 씨름도 하고 우리 국악공연을 보여주고 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거죠. 그렇게 남산까지 어우러지는 관광 코스를 하자는 것이 내 제안인데 시큰둥하지요.”

남산 한옥마을 운영에 대해서도 여전히 아깝다는 말을 전했다.

“가이드들이 모두 한복을 입고 한옥마을에 관광을 오는 관광객들을 모시는 택시기사들도 한복을 입었으면 해요. 스코틀랜드를 가보면 택시기사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운전을 하지요. 그런 것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궁이면 고궁에 맞는 의상이나 아이템을 활용해서 관광상품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는 경제입니다. 스위스의 융프라호 같은 경우에도 레일을 깐 지가 110년이 넘었지요. 그때야 환경운동가들이 많이 반대했겠지만 그 나라의 경제가 그걸로 얼마나 도움을 얻고 있습니까.”

남산의 고도 제한 문제에 관해서도 남산의 가치를 잘 보존하려면 개인 사유재산을 잘 보전 할 수 있는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산은 수도 서울의 심장입니다. 그 남산을 관광 상품화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반 시민들도 생각을 마땅히 해줘야 합니다. 가령 층수에 제한을 받아 손해를 보는 것을 전철역하고 함께 개발을 하는 등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결합형 개발을 통해서 얻어진 이익을 환원해 주는 거죠.

실제로 신당 9구역 때문에 전국에 혜택을 준 경우가 있었어요. 그때 법에도 없는 것을 제가 청원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삐딱하게 다들 바라봤지만 제가 도시관리위원회에 애원하다시피 상임위를 통과시키고 청원이 통과됐던 적도 있지요. 혜택을 입으신 주민들은 많이 기뻐하셨지요.”

그는 중구 지역 출신 의원인 만큼 이순신 장군 생가 조성에도 앞장 서왔다.

“중구청에서는 충무공 이순신 기념사업회라는 것을 운영 중인데 걱정들은 하지만 진행이 잘 안 됐어요.

일단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건천동에서 태어났다는 것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서울시 문화국에 부탁을 해서 ARS설문조사도 하고 작년에 예산을 9억 확보해서 우선 충무공 테마거리를 조성하기로 했지요.

기념관을 조성하는 데는 너무 돈이 많이 드니까 이렇게 시작을 하기로 한 것이지요. 홍살문도 조성하고 인현공원에 비석도 세우게 될 겁니다.”

문화의 근원은 교육에 기초를 두는 법. 교육문화위원으로도 있었던 그는 남산에 초등학교가 없다는 사실에 통회하면서 의원이 되기 전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을 당당히 실현해 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하니까요. 학교를 짓겠다는 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해 투쟁도 하고 청원도 하고 교육문화위원회 시정 질문을 할 때마다 교육청 관련 질의응답을 하면서 남산타운 초등학교 이야기는 항상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24학급, 예산 250억을 확보했고요. 구 동호정보고등학교였던 서울방송고등학교의 공간을 나눠서 쓰기로 했습니다. 서울중앙초등학교라고 해서 24학급을 내는데 체육관을 짓기로 했지요. 체육관을 지을 때 학생들이 섞여 운동을 하지 않도록 층을 나누고 출입구도 별도로 해달라고 했습니다. 또 뒤로 초등학교 교문을 따로 내달라고 부탁도 했고요.”

그는 지역민들에게 따뜻한 인사말도 잊지 않는다.

“선거 때 유세를 할 때 말고는 자주 찾아뵐 수 없어 항상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이 더욱 잘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뒤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약속을 최선을 다해 지키겠습니다.”

서울문화투데이 인터뷰 이은영 국장 young@sctoday.co.kr
                          정리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