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Media Art Project 2011 미디어극장전 2부 - 안세권(Ahn Se kwon) Special Day
Korea Media Art Project 2011 미디어극장전 2부 - 안세권(Ahn Se kwon) Special Day
  • 이은주 큐레이터
  • 승인 2013.03.13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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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큐레이터토크 23] 큐레이터수첩 속의 추억의 전시

메인-서울, 뉴타운 풍경, 월곡동 의 빛, 2006, 180x 260, C-print

 

미디어극장전 2부 안세권 Special Day 상영리스트
1. 살구나무 집_Single Channel Video, 16mm film, 14min, 1995
2. In China, Single Channel Video, Hi8mm Video, Sound, 4min, 1996
3. 재 너머, Silngle Channel Video, DV6mm Video, Sound, 9min, 1987~2001
4. 살구나무 집, Single Channel Video, 6mm Video, Sound, 8min, 1996~2001
5. Dream 내부순환로에서 청계고가로, DV6mm Video, 19min, sound, 2001
6. DreamII, Single Channel Video, DV6mm, Sound, 14min, 2003
7. DreamⅢ, Speed Single Channel Video, DV6mm, Sound, 6min, 2003
8. 다음 휴게소는, Single Channel Video, DV6mm video, Sound, 4min, 2002~2004
9. 청계 Scape1, Panorama Video, DV6mm Video, Sound, 19min, 2001~2004
10. 청계 ScapeⅡ~Ⅴ, Video, DV6min, Sound, 19min, 2001~2004

이번 큐레이터토크에서 소개할 작가는 현재 사진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안세권이다. 안세권은 사진작가로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이 소개되는 작가임에도 미디어 프로젝트에서 전시를 하게 된 이유는 그가 사진작업으로 활동하기 이전에 꾸준히 영상작업을 제작해왔기 때문이다. 순수예술의 경우, 일반적으로 작가들이 사진 매커니즘을 활용한 예술작품을 진행하다가 영상작업으로 전향하거나 병행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안세권은 사진과 동시에 영상을 제작해 왔던 터라, 오히려 작가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된 시기에 사진으로 밀도 높은 작업을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그의 이러한 배경 때문에 작가로서의 삶의 출발을 시작하는 첫 개인전(첫 전시는 그룹전이었으며, 2002년 아트큐브에서 열린‘영상매체 페스티발’에서 처음 소개되었다)은 2004년, 비디오를 주로 상영했던 일주아트하우스에서 시작하게 되었으며, 그 이듬해부터는 현재까지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작가들과 그룹전을 빈번하게 가졌다. 하지만 그는 개인전 이후 영상보다는 사진에 비중을 두어 작업을 전개해 나가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번에 미디어극장전 2부 ‘안세권 스페셜데이’에서는 주로 2004년 이전에 제작했던 영상작업을 한데모아 선보였다.

안세권의 주요 영상작업에서도 드러나는 부분이지만, 현재 그가 사진에서 중요한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서울’이다. 하지만 그가 담아내는 서울은 우리가 고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한국의 수도, 최첨단의 미디어시티, 화려한 공간으로서의 서울 모습이 아니라, 폐허되고 있고 앞으로 원래의 원형으로 복구될 수 없는 재개발지역의 실체이다. 최근 많이 선보이는 안세권의 주택 길 혹은 아파트 재개발을 포착한 사진결과물의 모태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서울의 중요한 얼굴로 부각될 수 있는 종로의 청계천(2001~2004)을 영상에 담아내면서 부터다.

서울, 청계 Scape, 2004, 127x 160, C-print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청계 Scape1>, <청계 ScapeⅡ~Ⅴ>를 통해 도시가 중심부가 무너지고 재건되는 광경과 더불어 그 주변부의 상황을 영상으로 주목했다. 길을 따라 걸으며, 혹은 차를 운전하면서 촬영에 임했으며, 비오는 날과 햇살 좋은 날 등의 다양한 청계천의 모습을 열심히 기록했다. 4년 동안의 그의 끈질긴 청계천 로케이션은 그야말로 서울 역사의 산 현장을 담아내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서울 청계천 시리즈>는 한국현대사진의 중요한 부분으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작가는 파괴되고 생성되는 도시의 순환을 가깝게 접했으며, 지속되는 사진, 영상 전시에서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의 모습을 다양한 전시방법을 통해 보여주었다. 2004년에는 서울 청계천의 역사기록영상을, 2008년 개인전에서는, 서울의 청계천이 폐허되고 복귀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어 청계천 이외에 파괴와 생성이 끊임없이 공존하는 도심 속 공간을 찾아 획득한 이미지를 선보였다. 그 당시 작가가 거주하고 있던 공간(이문동)과 근접했던 월곡동 재개발지역의 모습과 더불어 이러한 시도가 첨차 금호동과 옥수동까지 뻗어졌다.

그는 재개발 지역을 촬영하기 위해 청계천에서 했던 방법(청계천의 모습뿐 아니라 철거로 인해 일자리를 잃어버린 노점상들의 코멘트가 담긴 영상)과 동일하게 그 공간 안으로 들어가 직접 철거민들과 소통하여 하나의 샷을 만들어냈다. 안세권은 무엇보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무미건조한 이미지 생산이 아닌, 그 장소에 베어있는 이야기들 혹은 그 공간에 놓여진 철거민들의 심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 뉴타운풍경, 월곡동의 사라지는 빛, 2007, 239x180, C-print

따라서 그의 사진에는 철거된 곳을 비롯해 철거를 앞둔 공간이 화면에 등장하지만, 그것을 관람하는 관객에게 단지 피폐한 감정만을 이끌어내지 않는다. 화면상에 유난히도 빛나는 그 지역의 가로등 불빛은 마치 또 다른 희망을 자아내는 듯 한 인상을 주며, 무너진 곳에서 또 다른 미래의 빛줄기를 샘솟는 감정도 순간 교차하게끔 한다. 이를 더 극대화하기 위해 그는 전시방법으로 LED 라이트 패널도 종종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청계천 사진작가로 알려져 있는 안세권의 영상작업을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본 전시는 과거 서울의 역사와 추억을 서정적으로 회상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 안세권
계원조형예술학교 영상 커뮤니케이션 전공. 한국예술종합학교 매체전공 예술사 및 전문사 졸업. 개인전 4회. ‘코리안 랩소디-역사와 기억의 몽타주(리움미술관, 서울, 2011)’, ‘XYZ City 사진전(영등포 타임스퀘어, 서울, 2010)’, ‘상하이 국제무역 박람회 엑스포 서울 홍보관(상하이, 2010)’, ‘한국모던아트의 물결(아세아미술관, 후쿠오카, 2010)’, ‘Chaotic Harmony(산타바바라 사진박물관, 미국, 2010)’, ‘Megacity Network(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0)’, ‘Now&New-예술, 디자인 그리고 도시(김해클레이아크미술관, 김해, 2009)’, ‘Chaotic Harmony(휴스턴미술관, 미국, 2009)’, ‘Art in Busan-돌아와요 부산항에(부산시립미술관, 부산, 2008) 외 다수의 단체전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