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평우의 우리문화 바로 보기] 세계문화유산 파괴하는 서울시의 엉터리 터널공사
[황평우의 우리문화 바로 보기] 세계문화유산 파괴하는 서울시의 엉터리 터널공사
  •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승인 2013.03.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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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황평우 소장
최근 서울시가 일제에 의해 훼손된 창덕궁(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하는 공사를 추진한다고 나섰다. 종묘와 창덕궁(창경궁)을 연결하는 공사는 단절된 역사를 회복하는 중요한 복원사업이다. 더구나 일제가 한민족의 민족정기훼손을 목적으로 끊어버린 창덕궁(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문화경관를 복원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문화를 복원하는 의미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서울시가 단절된 역사문화재와 생태축을 복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 찬동한다. 하지만 지금 서울시가 추진하려는 창덕궁(창경궁)과 종묘의 연결공사에는 문제가 있다.

특히 ‘율곡로 구조개선공사’를 위해 서울시가 공사를 진행하던 중 일부 구간에서 종묘담장 기초석 유구가 발견되었다. 이 상황에서 서울시는 문화재 원형복원의 대원칙에 따라 종묘담장의 원래 위치에 문화재복원을 진행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파형강판공법’대로 터널공사를 진행하면, 기존의 종묘담장 기초석유구의 위치가 4m이상 변경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창경궁)과 종묘의 훼손이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는 ‘파형강판 공법’을 터널공사에 무리하게 적용하여 문화재 원형복원의 원칙을 무시하고 세계문화유산을 훼손하려 하는 것이다.

또한 서울시가 고집하는 ‘파형강판공법’은 공법자체에 커다란 하자가 있는 공법이다. 한국도로공사조차도 2010년에 ‘지중 파형강판 구조물 안정성 및 유지관리 향상방안’이라는 전구에 건설된 파향강판공법 실태 보고서를 통해 강판변형 초래, 뒤채움부에 지하수 및 우수 유입으로 누수발생 등 파형강판 구조물 240개소에서 359건의 하자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점을 검토 보고한 바가 있다.
 
전국적으로 파형강판 공법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부실이었고, 현재는 시공을 금지시하는 공법 중 하나이다. 향후 공사 및 관리부실로 인해 주변 축대가 회손 될 경우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창경궁)과 종묘의 훼손될 경우 서울시는 그 책임과 잘못을 어떻게 짊어질 것인가.

애초에 창덕궁(창경궁)과 종묘의 복원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박원순 서울시장은 터널안에 ‘사람이 다니기 편하고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길’로 만들자 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서 주장하는 ‘자동차가 시원하게 다니게 하기위해 파형강판 공법이 필요하다’ 는 의견은 사람이 우선이 아닌 ‘차량 통행’ 만을 우선 고려하는 정책에 불과하다.

우리는 문화재를 복원하기위한 공사가 ‘차량통행’을 위한 터널 공사로 둔갑한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특히나 종로구청장 조차도, 이 공법에 대해 부실을 우려 하며 추후 관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파형강판공법을 끝까지 고수하며, 문화재의 잘못된 복원, 예산낭비, 시공 부실 등의 여러 리스크를 그대로 안고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 훼손된 창덕궁(창경궁)과 종묘의 연결통로를 복원하는 것은 역사문화적으로 전례가 없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더구나 끊어진 생태축을 연결하는 의미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서울시는 앞으로 있을 문화재복원의 올바른 선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신중하게 원형을 보전하면서 공사를 진행하여야 한다.

확인을 위해 최민희 의원실 보좌진들과 현장을 방문했을때 서울시청 감독관은 터널 복원의 가장 큰 의미는 4차선도로에서 6차선 도로로 넓히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공무원의 생각이 이 정도이면 “정말 큰일이다. 충격이다.”
 
4차선에서 6차선을 넓히는 것은 세계유산 창덕궁과 종묘를 긁어내는 방식의 훼손인데 그것이 목적이라는 서울시청 공무원의 답이 지금의 서울시를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시 공무원들은 한양도성, 경복궁, 숭례문 등의 많은 문화유산은 뭘로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