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에서 K-Culture로, 이제는 K-Style로
K-Pop에서 K-Culture로, 이제는 K-Style로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3.04.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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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장관 최광식의 재미난 한류 에피소드 한류로드

자타가 공인하는 한류전도사 최광식 전 문화부장관이 재미있는 에피소드 등을 엮은 《한류로드》(나남)를 내놨다.

고려대 한국 사학과 교수,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재청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가히 대한민국 대표 한류전도사라 불릴 만한 저자의 이력이다. 외국의 박물관장이나 미술관장들 모임에 가면 멋쟁이들이 많아서 웬만한 브랜드의 넥타이를 매고 가서는 명함도 못 내미니까 일부러 한글 넥타이를 매고 가거나 두루마기를 입고 간다는 저자는 어떻게 하면 우리문화를 세계에 더 알릴 수 있을까 궁리해온 한류 아이디어 뱅크다.

우리나라의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알리기 위해 G20정상회의의 리셉션과 디너파티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한국의 문화가 이렇게 독특한 줄 몰랐다”는 찬사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핵안보정상회의가 개최되었을 때 우리 고유의 나전칠기로 국산 태블릿 PC의 케이스를 만들고 그 선물을 받을 각국 정상의 이름을 하나하나 새겨 넣어 한국문화의 혼과 얼을 담은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다. 외국정상들의 반응이 어땠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가?

학이 있고 구름이 있는 운학문을 넣고 청자의 색깔과 선을 활용해서 만든 비행기가 세계의 유명한 국제공항에 서 있으면 우리 비행기,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가치까지 높이는 일이라는 생각에 대한항공 관계자를 불러다 이야기하기도 한다.

런던올림픽이라는 축제는 한국을 더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올림픽 기간 내내 세계 최고의 장식미술 및 공예박물관으로 알려진 영국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V&A) 박물관 정문에 7명의 영국인에게 색동 카펫 위에서 한국 전통의 수문장 복장으로 손님을 맞게 해서 눈길을 끌었고 박물관 안에서는 디자이너 이상봉의 조각보와 단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한류로드》에서는 이 밖에도 우리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널리 알리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한 한류장관 최광식의 한류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 저자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강조한다.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다소 소극적인 의미에서 더 나아가 법고창신은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훨씬 더 적극적인 의미이다. ‘한류’ 현상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통문화에서 모티브를 찾아서 그것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그리고 세계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보편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3차 한류 시대를 기점으로 문학을 비롯한 순수문화예술, 국악을 비롯한 전통문화, 한식을 비롯한 생활문화 등 여러 방면으로 다양화시켜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이제는 K-Pop에서 K-Culture로, 이제는 K-Style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