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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평우의 우리문화 바로 보기] “국보 제1호 숭례문”이 아니라 “국보 숭례문”이다.
2013년 04월 10일 (수) 17:41:15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sctoday@naver.com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육의전박물관 관장/문화연대 약탈문화재환수위원회 위원장

이제 5월 4일이면 화재로 우리 곁을 떠났던 숭례문이 웅장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지붕의 추녀마루를 원래 모습으로 살려낸 것이나, 도성을 남산 쪽으로 더 연결한 점. 외로운 섬에서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숭례문이 된 점 등은 지난번 보다 칭찬할 만 한 내용이다.

그러나 숭례문은 많은 논란도 있었다. 일본산 단청과 아교는 잘 만들어 놓은 우리 것에 기모노를 입는 형국이 되었고, 전통 기법이라고 주장은 했지만 대부분 기계로 다듬었다.

불탄 부재를 전시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전시관도 사실상 추진하지 못한다. 조선시대의 연지도 찾지 못했다.

또한 기단은 무릎까지 묻힌 상태 즉 일제가 전차를 설치하기 위해 흙을 덮어버린 상태로 복원되었다. 이러다 보니 웅장한 숭례문의 모습이 아니다 라는 지적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보 제 1호가 옳은가 이다. 우리나라의 국보 탄생에는 다음과 같은 슬픈 역사가 존재한다.
 
국가나 개인이나 처절한 경쟁의 승리자는 상대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정신적 또는 형태의 상징물을 철저하게 파괴, 훼손한 후 물리적 승리와 정체성을 정복하는 이중의 전략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우리에게는 일본제국주의자들이 행한 물리적 파괴와 정서의 침탈이 가장 심했다. 서울 도성은 1900년 7월 숭례문북쪽 성벽의 철거가 시작되었고, 이후 개화파와 대한제국을 좌지우지한 일본 제국주의가 추진한 경성 일대 도시계획에 의해 숭례문과 흥인지문은 교통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철거 혹은 이전이 추진됐다.

그러나 근대적인 도시계획의 구상은 개화파인 김옥균이 1882년에 쓴 치도약론(治道略論)이다. 김옥균은 치도약론에서 도성내의 도로의 정비와 위생과 농업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개화파가 몰락하고 친일파가 득세하자 일제는 조선의 수도였던 한성을 철저하게 파괴했다.

그 중 1916-1919년 제2대 조선총독으로 강압통치를 시행한 것으로 악명 높은 「하세가와 요시미치」는 1904년 9월부터 1908년 11월까지 조선군사령관으로 있으면서 숭례문파괴를 주장했으나, 숭례문과 흥인지문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의 두 선봉장인 가토 기요마사(1562-1611)와 고니시 유키나가(?-1600)가 각기 이들 문을 통해 도성에 입성해 서울을 함락시킨 자랑스러운 전승기념물 이라 해서 보존된 것인 반면 서대문(돈의문) 등 다른 성곽은 일본왜구의 승리기록을 갖추지 못해 완전 철거되는 비운을 맞았다.

또한 평양의 경우 평양성의 현무문과 칠성문, 보통문, 모란대, 을밀대, 만수대 등은 모두 청일전쟁 때 일본군의 승리와 연관되는 전승기념물이라 해서 고적(古跡)으로 지정돼 보호받았다. 일제는 1943년 숭례문을 폄하해서 남대문, 흥인지문을 폄하해서 동대문 등으로 불리게 하며 조선 문화재 제1호로 등록했고, 해방 후 우리나라는 아무런 역사적 사실이나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조사나 연구 없이 일제잔재를 그대로 계승하여 숭례문을 국보 1호, 흥인지문을 보물 1호로 지정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들은 국내 학자에 의해서 밝혀진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일본 도호쿠대학의 연구원인 오카 히데루가 2003년 “한국사론”이라는 연구 논문을 발표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일제 잔재를 떠나서, 모두 같이 소중한 국보에 왜 등급을 두는가이다. 1호, 2호, 3호 ……. 마치 우리사회의 서열지상주의를 보는 것 같다.

문화재는 서열로 중요한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소중함을 느끼고 보듬어야한다.
 
최근 우리사회는 과거사청산에 대한 열기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문화재를 과거의 등급재로 두는 것에 다시 곱씹어 볼일이다.
 
전 세계 문화재에 몇 호 몇 호로 서열을 부여하듯이 존재하는 나라는 한국과 북한, 일본이었다. 일본은 몇 년 전 몇 호 몇 호를 모두 없애버렸다. 일본의 국보 1호가 한반도에서 넘어간 불상이기에 자존심 문제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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