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에 ‘윤동주 시인’ 언덕 생긴다
인왕산에 ‘윤동주 시인’ 언덕 생긴다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6.2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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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 지자체와 손잡고 새로운 문화콘텐츠 개척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갈망하던 그를 기억하는가?

대학로 인왕산에 일제강점기 저항시인이자 ‘서시’로 유명한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생긴다.

▲ 윤동주 시인 언덕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 계간 <서시>(대표 박영우)가 윤동주 시인의 민족 사랑과 평화정신을 기리기 위해 종로구(구청장 김충용)와 함께 윤동주 시비 건립과 ‘시인의 언덕’ 조성 및 윤동주상 시상식, 그리고 운동주문학제를 추진키로 했다.     

▲ 윤동주 시인
오는 10월까지 인왕산 아래 청운공원 팔각정~야외무대 40m 일대에 윤동주(1917∼1945) 시인을 위한 ‘시인의 언덕’을 조성, 윤동주 육필원고(영인본) 또는 저명한 서예가 친필로 새겨질 ‘서시’의 시비가 들어설 계획이다. 

선양회는 다음달 11일 종로구에서 열릴 윤동주 시비 제막식과 시상식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지난 5일 종로구청장실에서 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협약은 지자체와 민간단체가 힘을 합쳐 문화ㆍ관광ㆍ예술ㆍ산업을 윤동주 시와 일체화시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개척한다는 데 그 의의가 크다.

행사를 주최하는 계간 <서시>와 주관하는 종로구 문화관광협의회(회장 박상환), 그리고 후원하는 종로구(구청장 김충용) 관계자들은 협약식에 모여, 윤동주 문학을 통해 종로 지역의 문화 예술을 고유 브랜드화로 고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호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선양회는 시인의 고향인 북간도 명촌동에서 가지고 온 우물목판을 기념사업을 위해 종로구에 기증했다.

이 우물목판은 “우물 속에서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로 시작하는 시 ‘자화상’의 배경이 된 것으로 100년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다.

▲ 윤동주 시인의 자필 쓴 '서시'의 원고
종로구가 윤 시인을 기리겠다며 나선 데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윤 시인이 ‘서시’, ‘별 헤는 밤’, ‘또 다른 고향’ 같은 대표작들을 쓴 시기가 바로 인왕산 자락 종로구 누상동에 살았던 1941년인 것이다.

당시 만 24세 청년으로 연희전문학교 문과 졸업반이었던 윤 시인은 누상동 9번지 소설가 김송 집에 하숙하고 있었고, 광화문이나 인사동 등의 종로 거리를 거닐며 시상을 떠올렸다고 한다.

박영우 대표는 “윤동주 시인이 일제 강점기 독립사상혐의로 체포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를 당하기까지 민족 사랑과 평화를 실천한 위대한 문학정신을 후세에 널리 알려야 한다”며 “구한말 나라를 빼앗긴 역사의 현장에 민족시인 윤동주 시비를 세우는 것은 민족의 혼을 잃으면 나라를 빼앗긴다는 교훈의 장으로 자리 매김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번에 윤동주 시비 건립과 함께 조성되는 ‘시인의 언덕’은 한국의 몽마르뜨 언덕 같은 세계적인 문화 명소가 될 것이며, 윤동주상은 동양의 노벨문학상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시인의 언덕’ 조성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민족 사랑과 평화를 실천한 윤동주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창립, 계간 문예지 <서시>를 발간하고 있는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는 내달 11일부터 이틀간 ‘제13회 윤동주문학제’를 개최한다.

▲ 윤동주 시인 언덕

대학로와 낙산공원 중앙광장 등에서 열리는 이번 문학제에는 제4회 윤동주문학상 시상식과 함께 윤동주 시비 제막식 및 ‘시인의 언덕’ 테이프 커팅식이 진행된다.

행사기간 동안 한ㆍ중ㆍ일 윤동주 국제심포지엄, 윤동주 자필 시 전시, 오페라 윤동주 공연, 윤동주 평화정신을 기리는 10만명 얼굴 전시회 등,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11일 오후 1시에는 ‘시인의 언덕’ 제막식이 열리고, 오후 3시부터는 낙원동 천도교 수운회관 강당에서 ‘제13회 한ㆍ미ㆍ중ㆍ일 윤동주문학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심포지엄에는 김우종 교수와 안도현 교수, 미국 유타대의 피터슨 교수, 중국 연변대의 김관웅 교수, 일본 야나기하라 야수코 교수가 참석할 예정이다.

오후 4시 윤동주문학상선양회 계간 <서시>와 아름오페라뮤지컬단이 공동 제작한 ‘오페라뮤지컬 윤동주’를 무대에 올린다. 총감독은 양장근, 연출은 방성욱이 맡았으며 총 30명의 배우가 출현하는 작품이다.

‘윤동주상 시상식’은 5시 낙산공원 중앙광장에서 열리며, 제4회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은 시 ‘놀랜 강’ 외 9편으로 공광규(49) 시인이 받게 됐다.

▲ 윤동주 시인 언덕
또한 특별문학상에는 최연홍(67) 시인의 ‘금강산 온정리에서’ 외 6편, 젊은작가상에는 이근화(33) 시인의 ‘우아한 침의 세계’ 외 4편이 선정됐다.

윤동주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6년 제정한 ‘윤동주상’은 ▲문학상 ▲민족상 ▲평화상 ▲예술상 ▲특별문학상 ▲해외동포문학상 ▲젊은작가상 등 부문별 상을 마련, 문학상을 제외한 6개 부문 수상자들에게는 총 1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행사기간동안에는 제1전시장인 낙산공원전시장에서 윤동주 자필 시와 지난 5일 협약식에서 최초 공개된 생가 우물 통판이 전시되며, 한국문단을 정화하자는 시대적 고발정신을 취지로 한 ‘대한민국 30대 1급 문예지 전시회’도 열린다.

제2전시장과 제3전시장은 대학로에서 낙산공원 ‘시인의 언덕’과 낙산공원 중앙광장까지로, 설치미술전의 정신을 기리는 10만 명 얼굴전 및 설치미술, 시민참여 낙서예술, 즉석 시 연출 등과 윤동주 시인의 사인블록, 근?현대 100대 시를 전시한다.

또한 3시부터 5시까지 낙산 중앙광장에서는 민요, 성악, 대중음악, 윤동주 시극, 외국인 윤동주 시낭송대회 등의 소리마당 행사가 진행된다.

한편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는 세계 100개 지부를 목표로 한국을 비롯한 미국?일본?중국?러시아?캐나다 등 10여 개국 20여개 지부에서 매년 윤동주문학제(문학국제페스티벌)를 열고 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