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화승머렐, 광고이미지 무단도용 의혹
[단독]화승머렐, 광고이미지 무단도용 의혹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3.05.09 1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우 이상윤 모델 CF, 주도양 작가 작품 이미지와 흡사해

기업들의 디자인도용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화승머렐이 봄을 맞아 내놓은 광고 동영상이 사진작가 주도양 씨의 작품 도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 무단도용 의혹이 제기된 화승머렐이 지난 3월부터 배우 이상윤을 모델로해서 내보내고 있는 광고 동영상 이미지(사진출처=화승머렐 홈페이지 캡쳐)

화승 머렐은 지난 3월부터 배우 이상윤을 내세운 TV광고를 진행하고 있는데, 광고 배경과 이미지 컨셉이 최근 사진이미지 작업을 해 오고 있는 주도양 작가의 작품과 거의 흡사하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광고는 광고모델 이 씨가 머렐의 신발을 착용하고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영상 이미지다.

영상은 눈의 망막으로 이미지화되는 렌즈를 통해 서있는 나무가 누운형태로 되거나 렌즈가 열리고 닫히는 구조를 이용해 여러 이미지들이 구현된다.

여기에 사용되고 있는 이미지가 주도양 작가의 여러 작품을 혼용해 약간의 변형을 한 것으로,주도양 작가의 작품을 아는 사람들은 머렐의 광고를 보는 순간 주도양 작가 작품이라고 단번에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술애호가인 이지영(여,40세, 가명)씨는 는 얼마전 금산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장에서 우연히 기자와 만나 이같은 내용을 제보했다. 그는 머렐 광고를 보는 순간 주도양 작가의 작품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화승머렐의 광고 속 이미지는 주도양 작가가 원근법에 관한 사고를 뒤틀어 보자는 의도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Lake06-Polar(2006) Face2(2007) Root2(2008) 등의 작품이다. 이 작품들은 지난 2002년 10월, 예술의전당<LANDSCAPE-X-ray 열네 개의 방>에서 처음 발표한 이후 2006년 11월 서울 금호미술관에서 열린 <Development Figure>를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지고 구체화된 작업으로 이어졌다.

▲이미지 무단도용 의혹이 제기된 화승머렐이 지난 3월부터 배우 이상윤을 모델로해서 내보내고 있는 광고 동영상 이미지(사진출처=화승머렐 홈페이지 캡쳐)

이같은 작업 내용은 국내 주요 일간지와 미술전문잡지 등에 그 당시 상황과 관련한 인터뷰 등을 통해 상세히 소개된 바도 있다.

화승머렐 홍보실 관계자는 기자가 이같은 내용에 대해 확인을 요청하자 “광고 소스는 머렐 미국 본사에서 제작해 각 나라에 맞게 편집 제작을 해서 내보내고 있다”며 “일정부분 오해의 소지가 있을 만하다.”라고 첫 번째 입장을 밝혔다.

기자는 미국 머렐 본사의 입장을 들어 화승머렐이 답변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화승머렐은 미국 머렐 본사 담당자가 직접 연락을 하고 싶다고 한다고 전해왔다.

이 후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지난 3일 이메일로 광고가 만들어진 배경과 소스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으나 9일 오전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주도양 작가는 본지에 이같은 화승머렐의 광고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과 고민을 조심스레 밝혀왔다.
“(화승머렐이 사용한 광고 이미지는) 제 나름의 조형적 해석을 통해 전개된 작업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전시와 매체를 통해 알려져 있고 근래에 배포된 자료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작품의 이미지를 쉽게 만들수있는 상황이다”라고 밝힌 후 “ 그간의 나의 활동과 명성을 이용해 쉽게 상업이미지로 활용해 기업의 이득을 취하는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승머렐은 ‘르까프’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화승그룹의 자회사로 현재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스포츠레저의류 신발 전문회사인 머렐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화승머렐(머렐코리아)로 국내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화승머렐이 무단도용 의혹을 받고 있는주도양 작가의 작품.

주도양 작가는 동국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국내 외에서 100여회의 전시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로 『한국사진의 프런티어』, 최건수 저, 눈빛, 2008 등을 비롯 작품과 관련된 단행본만도 10여 권에 이른다.

 특히 2009년 부터 2011년 까지 CHRISTIE'S-Asian Contemporary ART에 참여해 해외에서도 본격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크리스티 도록은 전세계로 배포된다.

지난해에는 구글에서 진행한 구글아트프로젝트 서비스에 추천돼 작품의 이미지가 전세계 웹공간에서 누구나 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작가를 검색하면 작품의 이미지가 검색되는 서비스로 전세계의 미술관과 연계되어 르네상스시대 작가부터 현재까지 모두 볼 수 있는 예술나눔 서비스다.

2011년에는 글로벌 금융회사인 Sovereign Art Foundation Prize에 선정되어 Exchange Square(HongKong) Marina Bay Sands(Singapore)에서 전시됐다. 'Sovereign'은 글로벌 금융회사로 이 전시에 많은 기업인들이 VIPS로 초대되기도 했다.

주도양 작가는 현재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금산갤러리에서 오는 29일까지 열리고 있는 전시담론생산 프로젝트_사진의 방1~6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지적재산권에 강화가 국가정책적으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작가들의 작품을 무단도용하고 있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번 화승머렐 광고이미지 도용 의혹건도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