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Media Art Project 2011 미디어극장전 2부 - 박제성 (Je Baak) Special Day
Korea Media Art Project 2011 미디어극장전 2부 - 박제성 (Je Baak) Special Day
  • 이은주 갤러리정미소 아트디렉터
  • 승인 2013.05.1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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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큐레이터토크 27] 큐레이터수첩 속의 추억의 전시

미디어극장전 2부 박제성 Special Day 상영리스트
1. A Towel, Single Channel DVD Projection, 2min 24sec, 2008
2. Free Falling, Single Channel DVD Projection, 4min 5sec (Looped), 2008
3. Gong 1, Single Channel DVD Projection, 4min 3sec (Looped), 2009
4. Gong 2, Single Channel DVD Projection, 2min 24sec (Looped), 2010
5. His Silence 1, 2, 3, 3 Monitors on 3 plinths, about 1min 10 sec each (Looped), 2010
6. The Structure of, 1,2,3,4, Multi Channel LCD Monitor Installation, about 9min (Looped), 2010

2011년 6월 12~13일 양일간 열렸던 미디어극장전 박제성 스페셜데이에서는 작가가 영국유학시절 제작했던 작업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만나 볼 수 있는 기회였다. 2008년부터 사진과 영상작업을 동시에 진행시켜온 박제성의 작업에서는 무엇보다 ‘나’라는 존재를 비롯하여 그 존재가 세상과 어떻게 관계 맺는지를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나 그가 처음으로 제작한 영상 작 <A Towel>은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유년기의 경험이 기록된 사진을 모아, 사진 속 주인공을 지워내어 덩그렇게 공간만 남긴 후, 원본스틸 사진을 연결하여 영상화한다. 세상과 관계 맺는 최초 자신의 모습을 회귀하는 듯 타올 위에 울고 있는 어린 자신의 모습을 지워내면서 과거의 공간에 존재했었지만, 부재 할 수도 있었던 상황을 연출한다.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찾고,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사유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에게 맞닥뜨려진 숙제들을 지속적으로 풀어야 되는 것이 예술가들의 숙명인 것처럼 박제성은 자신의 어린 시절이 기록된 사진을 재구성하고 다시 그것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마치 여행과 같은 예술가적 삶의 출발을 시도한다. 자신이 왜 예술작업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떠한 심경과 사유로 쏟아내는지에 대한 다짐과 준비의 시간임은 틀림없다. 이러한 출발을 시작으로 2009~2010년에는 <Gong1>과 <Gong2>를 제작하게 된다. 본 작업은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다. 축구장 경기를 하는 사람들의 격한 몸동작에서 공을 지워냄으로써 혹은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업을 지워냄으로써 그 사물과 대상이 지닌 기능과 역할을 상실시킨다. 경기의 중요한 수단과 기능이 되는 축구공을 지워내고, 예술작품이 디스플레이 되어있기 때문에 규정되는 미술관의 기능에서 전시된 작품을 지워내면서 영상화면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특정 몸동작이 불필요하게 과장되어 보인다. 또는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지닌 기능에서 사소할 것 같지만 중요한 요소를 부재시키면서 벌어지는 황당한 에피소드도 경험하게 한다. 

2010년에 연이어 제작한 <His Silence>도 <Gong1, 2>와 그 맥을 같이 한다. 3개의 화면으로 구성된 본 작업에서는 철학계의 지존, 슬라예보 지젝과 종교계의 지존, 달라이라마, 정치계의 지존일 수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영상을 취한다. 이들의 연설장면에서 단어 마디마디에서 분절부분에서 모음을 삭제하면서 실제로 그들의 화면에서 훌륭한 연실대신  삭제하게 되면 실제로 그들은 화면에서 훌륭한 연설대신 ‘ㅂ, ㅃ, ㅍ, ㅁ식의 목, 입, 혀와 같은 발음기관에 의해 구강통로가 좁아져 소리가 막혀서 나는 소리, 아무런 뜻과 의미가 없는 소리를 낸다. 누구나 언변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믿고 있는 3인의 소리에 자음을 지워냄으로, 그들로부터 언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제시한다. 즉, 논리적인 절차에 의해 형성되기보다 익숙하기 때문에 진리로 믿고 있는 일반화된 고정관념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다.

현재까지 계속 작업에 임하고 있는 <The Structure of~>시리즈는 마치 무중력상태에서 작가에 의해 재구성된 놀이기구들이 화려한 움직임을 관찰하게 된다. 질식할 것 같은 공간을 연출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환타지를 찾아내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져 있다. 세계 다양한 곳곳에 위치한 놀이기구들을 분해하고 다시 재조립했기에, 화면 자체에서 보여 지는 이미지는 그 어디에도 없는 모양을 띠고 있다. 이를 관람하는 관객은 마치 놀이기구를 타고 현실공간과는 좀 더 떨어진 신체의 가상화 체험을 간접적으로 이행시킨다.

작가는 이처럼 지속적으로 현실에 뿌리박혀 있어 우리가 진실로 믿고 있는 참된 것들의 기준은 어디서부터 이며, 또 ‘그 참된 것들의 정의가 시작되는 곳에 오류가 수반되어 있는 진실 일 수 있지 않을까?’ 에 대한 화두를 중심으로 사회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그 모든 것들에 한번쯤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을 이미지화 한다. 따라서 그의 최종작업은 논리적이며, 때로는 질식할 것 같은 숨막힘의 흔적도 남긴다. 하지만 감정과 감성에 몰두하여 진정으로 해야 될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상황보다는 훨씬 그의 메시지가 더욱 잘 전달되는 예술형식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