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내 고향 제주, 세계에 알릴 것
음악으로 내 고향 제주, 세계에 알릴 것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6.25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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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 제주국제합창제조직위원장

-제주국제합창제는 지난 2000년부터 열렸던 탐라전국합창축제의 이름이 변경된 것으로 안다. 처음 탐라전국합창축제가 열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강문칠 제주국제합창제조직위원장
명칭을 변경한 이유는 제주에서 키워 나가는 탐라합창제를 전국으로 또 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제주에는 해방 전에 제주도민에 의해 작사, 작곡 된 노래가 1000여곡이 남아 있다.

대부분 민요인데, 과거 척박한 땅 귀양살이의 섬이었던 이곳에서 살아갔던 선조들이 힘든 삶을 노래로 달랬음을 이해하게 한다.

그러나 정작 삶이 윤택해 진 해방 이후에는 제주의 노래가 한곡도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했다.

그래서 제주의 문화를 담은 노래를 만들고, 음악(가곡과 합창)으로서 제주를 전국에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탐라전국합창축제를 가지게 됐다.

또 관광의 섬 제주에서 합창제를 열어 전국, 더 나아가 국제적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행사를 국제 행사로 변경해 개최하게 됐다.

-조직위원장을 맡게 되신 계기가 궁금하다.

조직위원장을 맡은 지가 올해로 9년째이다. 그러나 이 일을 시작하기 위한 계획과 바탕은 1991년부터 차곡차곡 쌓았다. 예산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도민들이나 공무원들은 합창제에 대해서 이해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그 사이에 제주시립합창단 지휘자가 되었고, 8년간 지휘자로 일했다.

지난 1999년 11월 하순에 일을 그만두자마자 늘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 행사를 출범시켰다. 마침 내가 제주음악협회 회장도 맡게 돼 직접 이 합창제의 조직위원장도 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다.

-제주국제합창제를 통해 어떤 일을 도모하고자 하는가?

나는 이 행사를 크게 2가지에 중점을 두고 일을 하고 있다. 합창 또는 성악분야를 통해 제주도 관광산업에 이바지 하고자 하는 것과 제주를 소재로 하는 가곡 및 합창곡을 해마다 만들어서 음악으로 제주를 전국 또는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140여곡이 창작, 발표됐으며 이에 따라 작곡집이 발간되고 음반이 제작됐다. 이런 취지로 제주국제합창제 행사 중에 치러지는 합창경연대회에서 반드시 제주의 곡 1곡을 지정곡으로 택해 노래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 중심 과제들을 꾸준히 수행 할 것이다. 제주에는 독특한 언어인 제주어(사투리)가 있다. 제주어를 살리고, 노래하기에 알맞은 음악언어인 제주어를 전 세계인들이 노래하게 하고 제주어를 바탕으로 제주의 전통, 풍습, 문화를 이해하게 하고 싶다.

-이번 합창제에서 특별히 기대 할 만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아틀리에 콘서트’와 ‘합창투어’라고 명명하는 행사이다. 아틀리에 콘서트는 도내와 전국에서 모인 합창인들의 만남의 시간이며 또 합창의 흐름을 배우는 강좌이면서 동시에 공연이다.

국내외의 유명 강사들과 합창단들이 함께 한다. 또 합창투어는 행사 기간 중 부르면 무조건 달려가서 공연을 하는 벼룩공연이다.

아카펠라 합창단들이 차 위에서 공연을 하는 게릴라 콘서트 형식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해마다 계속되는 제주창작곡 발표회, 9개 팀이 참가하는 외국합창단들의 공연, 소년소녀 합창의 밤도 소중하다.

-이번 합창제의 창작합창곡으로 ‘불로초 전설’이라는 곡을 작곡하신 것으로 안다. 어떤 곡인지 궁금하다.

가사는 현재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분이 썼다. 제주의 청정 농산물을 소개하고 있는 내용인데, 곡은 민요조로 시작 현대적인 느낌의 음악으로 풀어내고 또 다시 신나는 템포의 민요조로 끝을 맺고 있는 곡이다. 제주의 농업을 알리고자 했다.

-위원장의 고향이 제주도 성읍이다. 자신과 제주이야기를 좀 들려 달라.

고향인 성읍리는 민속 마을로 알려져 있다. 설명을 하지 않아도 제주의 아름다움은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청정한 고장이다. 자연 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도 청정하다. 대학 시절부터 고향을 떠나 작곡 공부를 하고 18년 만에 고향에 돌아 왔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늘 내가 고향 제주를 위해 무엇인가 할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왔다. 흔히 마음의 고향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제주를 영원한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이 땅은 나를 낳아 길러주었지만, 이제는 고향을 위해서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제주는 지금 엄청난 변화 속에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지역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무쌍한 시대에 음악이 한 부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예산증액, 인재육성, 국내외의 인적 네트워크 구성, 조직의 현대화 등 할 일이 참 많다.

흔히 문화의 시대라고 말들은 하면서도 정작 정치, 행정, 사회는 이러한 문제에 그리 급하지 않은 것 같다.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 앞장 서 있거나 생각이 앞서면 고생이다. 그러나 열정이 있고 하는 일이 좋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