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곡의 대부 '오현명'씨 별세
한국 가곡의 대부 '오현명'씨 별세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6.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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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보급과 발전, 성악교육에 평생 바쳐... 향년 85세 성악인장으로 치른다

  

‘한국 성악계의 거목’이자 ‘한국 가곡의 대부’로 불린 성악가 오현명 한양대 명예교수가 24일 오후 7시 지병인 간암으로 향년 85세에 별세했다.

1924년 중국 만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국립오페라단장, 한양대 음대 학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가곡 보급에 앞장서서 평생을 가곡 발전과 성악 교육에 힘써왔다.

서울대 음대 학생 시절이던 1948년 명동 시공관에서 공연된 한국 최초의 오페라 공연 ‘라 트라비아타’에 단역(춘희)으로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1962년 국립오페라단 창단 공연 ‘왕자 호동’ 등 50여 편의 오페라 무대에 섰다.

1964년부터 18년 여 년 동안 국립오페라단 단장으로 재직하면서 40여 편의 오페라를 연출, 한국 오페라의 기틀을 잡았으며, 한국가곡에 대한 각별한 사랑으로 1963년부터 국내 최초로 한국가곡만으로 구성한 독창회를 꾸준히 열어 ‘가곡의 전도사’, ‘노래의 시인’이라 불리기도 했다.

특히 그가 묵직한 저음으로 기품 있고도 익살스럽게 부른 변훈의 가곡 ‘명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이자 한국가곡사의 명곡으로 남아 있다.

1975년 문화예술상 대통령상, 1990년 국민훈장 모란장, 1999년 보관문화훈장 등의 상을 받은 바 있다.

한양대 음대 교수로 제자 양성에도 힘써 온 고인은 소프라노 박정원, 베이스 이요훈과 김명지 등 국내의 대표적인 성악가들을 길러냈다.


12년 전 암 선고를 받고 투병하면서도 지난해 3월에는 오페라 한국 도입 60주년 기념으로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라 트라비아타’ 콘서트 무대에 서기도 했다.

성악가 박수길 한양대 교수와 소프라노 이규도, 테너 박성원씨 등 성악인들은 고인의 업적을 기려 성악인장을 치르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 2월부터 고인의 구술을 받아 회고록 출간을 준비해온 세일음악문화재단도 부고를 접하고 25일 서둘러 500쪽 분량의 <다시 부르고 싶은 노래>를 출간했다.

유족은 영인(오페라 연출가), 영석(사업), 영진(성악가), 딸 순방(주부) 등 3남 1녀가 있다. 장지는 경기도 강촌의 경춘공원, 빈소는 서울 한양대병원이며, 발인은 27일 오전 8시다.(문의 02-2290-9442)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