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뒤흔드는 『마로니에 여름축제』…올 여름 피서는 한팩으로
도심 뒤흔드는 『마로니에 여름축제』…올 여름 피서는 한팩으로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3.07.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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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과 함께 극장 누비는 RPG 연극, 금요일 밤 주차장서 즐기는 ‘19金 캠핑’ 등

도심 속에서 즐기는 축제 『마로니에 여름축제』가 이달 16일부터 27일까지 한국공연예술센터에서 '12일동안 대학로에서 서식하기-모여라, 서식하자'란 주제 아래 펼쳐진다.

관객 참여형 도심 축제로서, 첫 개최된 2011년 2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는 등 대학로에서 새로운 관객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올해에는 극장 공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축제에 참여하는 아티스트, 관객들과의 밀도높은 관계 맺음을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것을 주된 포인트로 삼아 에너제틱한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공연예술센터는 축제 기간동안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극장 전체를 예술인과 관객들을 위한 생태계로 오픈하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날 수 있는 일종의 ‘실험장’으로 만든다.

이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관객참여를 유도하고자 축제의 주요 거점이 되는 대학로예술극장 전체의 공간연출 콘셉트를 ‘축제부족의 서식처’로 정해 극장 안팎을 변신시키는 작업을 진행한다. 대학로예술극장은 건물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금속 그리드 형태의 파사드로 인해 자칫 공사 중인 건물로 오해하기 쉬운 모습인데, 이번 축제에서는 이러한 극장 외관의 재질과 형태를 캔버스 삼아, 축제가 추구하는 콘셉트와 스토리텔링의 적극적인 구현을 시도한다.

또한 이 공간을 채워갈 이색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로 '도시부족 24시간 서식 프로젝트' 참가자 신청 접수가 8일까지 진행된다. 지난 6월 대학로예술극장 지하2층, 1층, 3층, 4층 6층에 각각 한 채씩의 1인용 목재하우스가 지어졌다. 이는 일명 ‘도시부족 서식처’로 축제기간동안 하루 4명씩 24시간동안 서식하게 되는데, 같은 날 입주하는 이들끼리 반상회를 열기도 하고, 서로를 초대하는 집들이 파티를 열거나, 함께 대학로를 재발견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등 낯선 이들끼리 새로운 관계맺음을 실험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 첫날 입주하는 이들은 축제공간 콘셉터 박활민 작가와 함께 목공작업을 하며 서식처의 창문과 커튼 달기, 미니 가든 조성 등, ‘내 손으로 직접’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공연장에 가면 관객에겐 허락되지 않는 구역이 존재한다. 즉 'staff only'가 바로 그곳인데, 이번 축제에서는 극장의 제한구역까지도 공개하자는 의도를 담아 오픈하우스 개념으로 기획한 RPG(롤플레잉게임)형 연극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를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관객 80명은 입장과 동시에 게임을 통해 4팀으로 나뉘어 마치 게임 플레이어가 스테이지를 통과하듯 팀별로 각각 다른 공간 및 동선을 통과해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 구조를 지닌, 복잡하고도 매우 이색적인 연극이다. 이번 공연에 참가하는 관객들과 배우들, 스태프들은 모두 자신도 모르게 “내일 공연인데 어떡해!”를 연발하며 말도 안되는 난관들을 정신없이 풀어나가게 될 것이다.

월드뮤직 팀 '고래야'의 퓨전 국악 공연 <Whale of a Time> (7.22~23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이번 축제는 공연예술 장르를 확장해 순수 공연예술의 다양성을 위한 자양을 더하고 지평을 넓힐 것이며, 새로운 관객들이 유입돼 대학로를 재발견하고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장르의 공연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대극장 무대를 가득 채울만큼의 무게감을 보여줄 저력있는 중견 극단 노을의 웰메이드 뮤지컬 '한정담', 뛰어난 국악 연주와 소리꾼, 브라질 민속악기 연주자의 탁월한 조합으로 감동을 보장하는 월드뮤직 팀 고래야의 'Whale of a Time', 더불어 한팩에서 획기적인 객석 점유율을 기록한 공연 'Kick : 차인 사람들의 러브노트'에서는 라이브밴드, 현대무용, 판소리가 접목돼 안무가이자 무용수이며 뮤지션인 아티스트 김재덕의 재능과 모던테이블의 감각이 돋보이는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다채로운 공연이 준비돼 있다.

지난해 무척이나 뜨거운 반응을 자랑했던 야외 캠핑 프로그램이 올해에도 빠질 순 없다. 아르코예술극장 야외 주차장에서 펼쳐지는 ‘마로니에 캠핑’은 19일 금요일 밤 ‘19金을 맞이하는 도시부족의 캠핑’을 주제로 열린다. 감칠맛나는 음악과 입담을 자랑하는 밴드 ‘입술을 깨물다’의 토크 콘서트, 야식타임 '라면… 먹고갈래?', 아르코예술극장의 거대한 붉은벽돌 벽면을 스크린삼아 열리는 ‘19金영화제’ 등 깨알같이 채워진 프로그램들은 캠핑족을 좀처럼 잠들지 못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더불어 벽화그리기 재능기부로 잘 알려진 일러스트 작가 밥장의 신간 '밤의 인문학'을 소개하는 북토크쇼, 나만의 은신처를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공원, 야외콘서트 등 다양한 곳에서 휴대사용할 수 있는 인디언 텐트를 만드는 'DIY티피 워크숍', 텃밭 채소를 이용한 부르스게타, 깻잎 페스토 파스타 등 건강하고 느낌 있는 레시피를 배워보고, 함께 만든 음식을 먹으며 깨알같은 대화를 나누는 '에코 푸드 워크숍' 등 대학로예술극장의 씨어터까페, 북+스테이지, 스튜디오 하이 등 느낌과 규모가 다른 각각의 공간에서 끊임없는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이번 축제와 관련해 보다 자세한 일정 확인 및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www.hanpac.or.kr)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