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 Issue] ‘문학한국’ 품위 있는 문화시대 열자
[문학계 Issue] ‘문학한국’ 품위 있는 문화시대 열자
  • 정동용 객원기자
  • 승인 2013.07.1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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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립 한국근대문학관> 조성을 위한 토론회’ 열려

“지난 1908년 육당 최남선 선생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로부터 시작된 한국근대문학은 이후 100여 년 동안 굴곡 많은 근현대사의 흐름과 호흡을 함께 하며 우리 삶의 다양하고 총체적인 모습들을 빼어난 감수성과 사유로 담아왔습니다. 한국 근·현대문학은 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만큼 많은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이제 그 소중한 유산들을 종합적으로 보존하고,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새로운 문학 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는 국가적인 시설 조성이 시급하게 요구됩니다. 이번 토론회는 바로 그 시대적 요구에 답하기 위한 첫 출발이 될 것입니다. 부디 참석해주시어 ‘문학한국’의 품위 있는 문화 시대를 열기 위한 첫 자리를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이시영, 국회의원 도종환 ‘모시는 글’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와 도종환(시인, 민주당) 국회의원이 25일(화)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국립 근대문학관 조성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돕는 이날 토론회는 낮 1시 30분부터 5시까지 길게 이어졌다.

국립 근대문학관 조성을 위한 첫 논의는 지난 1996년 ‘문학의 해’를 맞아 물 위로 떠올랐으나 이듬해 닥친 IMF로 다시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국립 근대문학관 조성 논의가 다시 물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12년 시인 도종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건립 여부를 질의하면서 물꼬가 열리기 시작했다. 한국작가회의도 국립 근대문학관 조성을 보다 발 빠르게 이뤄내기 위해 한국문학유산사업추진단까지 꾸렸다.

한국작가회의와 국회의원 도종환은 국립 근대문학관 기획배경을 3가지 내세웠다. ▲일제 강점기, 전쟁, 산업화, 민주화 등을 거치며 축적된 문학적 성과물을 체계적으로 담아내고 기념, 조영(照影), 공유할 수 있는 ‘국립 근대문학관’ 설립의 필요성 환기 ▲식민지, 전쟁 등을 경험한 다수의 동아시아 국가에서 국립(또는 공립) 형태로 설립돼 있는 ‘근대문학관’의 사례 공유 ▲ ‘문화 한국’의 품격을 한 차원 높일 국립 근대문학관 설립의 절차, 공간 구성,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제반 논의 필요가 그것.

이날 토론회 사회는 공광규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이 맡았으며, 인사말은 한국작가회의 이시영 이사장과 도종환 의원이, 축사에는 국회의장과 국회 교문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나왔다.

기조발제를 맡은 문학평론가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은 “국립 문학관이 최근 급증하는 개인 문학관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민족사적인 관점에서 문학사를 정리한다는 것”이라며 “문학사적인 자료의 발굴과 정리·보급, 민족정신 및 사상사적 관점에서 문학사 전체를 조감할 수 있는 시설, 전문연구 및 대중화를 위한 각종 부대시설, 문학인의 유품 전시가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올 9월 문을 여는 인천 한국근대문학관 이현식 관장은 “원 자료로서 문학작품을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 근대문학관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며 “지속적이고도 충실한 자료수집, 데이터 베이스 구축, 원문서비스 제공, 자료의 복각과 보존, 상설전시실 구성, 포럼 및 세미나, 대중강좌, 학술지와 교양도서 발간, 기획전시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학평론가 오창은(중앙대)은 “국립 근대문학관이 건립될 경우 국회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각 대학도서관, 한국잡지박물관, 만해기념관 등 기존 자료 소장처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복각본(원본 그대로 제판한 책)을 보급하며 문인·학자들의 집필·연구 공간, 문학교육센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은 1967년 근대문학관을 열어 107만여 점에 이르는 자료를 지니고 있으며, 디지털로 선보이고 있다. 중국도 1985년 국립 현대문학관을 열어 박물관·도서관·기록보존소로 쓰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지금 지방자치단체 및 개인이 꾸리는 문학관 70여 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