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원작가의 태양 프로젝트
이장원작가의 태양 프로젝트
  • 이은주/ 아트스페이스 정미소 디렉터
  • 승인 2013.07.11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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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큐레이터토크 29] 큐레이터수첩 속의 추억의 전시

태양을 추적하는 작업을 조각, 영상 등의 작업 결과물로 진행해온 이장원의 개인전이 갤러리 정미소에서 열리고 있다. 끊임없이 지속되었던 그의 태양프로젝트에서는 4여년동안 진행해온 과정과 연구 진행 중의 현장을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2005년 부터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둔 태양 프로젝트를 통해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꾀하고 있는 그의 현재를, 짧막한 인터뷰를 통해 이제 만나보자. 

Prehistory #01_Cement Casting, Motor, Microprocessor, Custom Software_2013

이은주(이하 Q): 전시장 설치 과정 중 사람조각에 각도기가 부착되어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조각에 각도기가 부착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장원(이하 A): 각도기는 태양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 중에 필요한 것입니다.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태양을 쫓을 때 사용하는 도구 입니다. 사람이 자신이 놓인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나침반을 사용하는 것처럼 태양을 쫓는 저만의 규칙과 방법의 프로그램을 위한 과정 중에 필요한 도구가 각도기 입니다. 기존에 정지된 조각과는 다른 형식을 갖추고 있기에 때로는 각도기가 움직이는 조각에 있다면 제 조각을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의견을 듣기도 하는데요. 아직은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Q: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떠한 고민이 중요한 축이 되었는지요?
 
A: 개인적으로는 전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그간 꾸준히 고민해 왔던 태양에 관한 다양한 레이어의 사고를 무한정 끄집어 낼 수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막상 오랜만에 전시준비라 아이디어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한번 설치의 구상화를 시작하게 되니 어느 순간 실타래 풀리듯 계속 아이디어가 많아졌습니다. 어떠한 형태의 작업이 최적이 될지 계속 끈을 놓을 수가 없었고, 앞으로도 전시기간 중에도 꾸준히 퍼포먼스를 비롯하여 데이터를 축척하고 쌓아갈 예정입니다.

Q: 태양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장치가 내장되어 있는 조각은 움직이지만 금새 육안으로 움직임 포착할 수 없어 기존의 전통재료를 사용한 조각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과학, 예술, 수학 등의 결합되어 융합의 시도 그 자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A: 제 작업을 전통조각, 공학의 부분을 나누어서 생각하기 보다는 그저 하나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즉, 융합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처음에 작업을 할 때는 밑그림을 위한 드로잉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도면을 그리지 않고, 프로그램이나 서캣(전자회로)이나 소프트웨어 등을 모두 같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논리적인 절차와 방법이 필요할 때의 결과물은 안 좋게 나올 수도 있지만 막상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새롭게 탄생되어 이끌어 질 때는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결과물이 안 좋게 나올 수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새롭게 탄생되어 이끌어 질 때는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전시작품 중 하나인 ‘sunSculpture #1301’은 추상조각이라 여길 때 그 조형물에 좌대를 놓으면 작업이 완성이 될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작업을 하면서도 이 조각의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계산하게 되고, 그렇게 되니 각도에도 신경을 쓰면서 진행합니다. 이 정도의 무게중심을 위해서는 어떠한 모터를 선정해야 될까도 있고요. 또 움직이는 조각을 제작할 때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과 인식밖에 있는 움직임을 넣으려면 어떠한 각도가 적당할지 측정하기도 합니다.

Q: 태양이 뜨고 지는 시간과 전시장 공간에서의 상관관계는요?

A: 소프트웨어상으로 태양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지는데, 정미소를 기준으로 태양을 추적 할때는 정미소에 GPS를 지정해서, 그리니치가 아닌 유니버셜 타임으로 지정한 프로그램이 작동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과 어떤 좌대를 할지 이런 것까지 지금은 다 섞여서 진행을 하는데 잘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거를 나눠서 했고, 혼자하다 보니깐 컨셉을 분명해지는데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에러가 나는 경우가 많아서 기술적인 부분은 협업으로 그 문제를 보완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Q: 자신과 태양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요?

A: 저에게 태양은 작업을 제작하기 위한 소재 혹은 재료, 주제가 아닙니다. 태양자체를 주제로 둔다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너무 협소해 지는 것 같아요. 그보다 태양은 무한정 확장 가능한 대상으로 보고 있고, 저에게 태양은 가장 완벽한 대상입니다. 작업을 하면서도 많은 레이어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Q: 어떤 레이어가 작동되는지요?

A: 사람들은 누구나 다 태양에 관한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영원한 소스, 양 등 레이어가 많지만 일반적으로 보편성을 말할 수 있죠. 제 스스로도 그 안에 영감도 얻고 주눅드는 것도 있어요. 과학자들은 직접 태양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태양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빛과 태양광이었어요. 

Q: 어떠한 관심이 본 프로젝트를 이끌었는지요?

A: 어렸을 때부터 태양에 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돋보기를 가지고 놀다가 돋보기에 들어오는 이글거리는 태양빛으로 개미를 태워 죽이기도 했고, 돋보기, 망원경을 가지고 태양빛으로 할 수 있는 놀이를 즐겼습니다. 그 때문에 새로운 것들을 연구하고 발명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어렸을 때 연구에 대한 흥미가 지속되었지만 무언가를 연구해야겠다는 대상이 어느 순간 사라졌고, 또 그러한 것이 덧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공학적인 베이스만으로는 사람을 향해 있는 휴먼테크적인 입장을 취해야 하지만 제가 궁극적으로 향해있던 것들은 좀 달랐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주제적 대상이 없는, 수행적이고 인간적인 미션을 예술이라는 영역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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