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 1세대의 거목 유현목 감독 별세
한국 영화계 1세대의 거목 유현목 감독 별세
  • 최은실 인턴기자
  • 승인 2009.06.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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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오발탄’… 사회비판과 인간갈등 묘사 탁월한 리얼리즘의 거장

▲ 한국 영화계 1세대, 리얼리즘의 거장 고 유현목 감독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거장인 유현목 감독이 지난 2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 유현목 감독은 지난 2007년 뇌경색이 발병했으며 최근 당뇨병까지 겹치면서 병세가 악화되어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1925년 황해도 봉산군 사리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휘문고,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고 한국전쟁 직후인 1956년 영화 '교차로'를 감독하면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50여 년간 '임꺽정'(1961) '아낌없이 주련다'(1962) '잉여인간'(1964) '순교자'(1965) '분례기'(1971) '사람의 아들'(1980) 등 40여 편의 작품을 연출하며 한국 영화계의 거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상옥(1926~2006), 김기영(1919~1998), 김수용(1929~) 감독 등과 함께 전후 1세대 영화감독으로 분류되는 고인의 대표작은 1961년 발표한 '오발탄'이다.

이 작품은 자유당 말기의 부패한 상황, 남북 분단의 고통, 이산가족의 아픔 등 방향감을 상실한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내 국내외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한국사회를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516 직후 한때 상영 금지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고, '순교자'는 정신적 지주를 상실한 인간의 갈등을 휴머니즘적 시각으로 잘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사회비판을 이유로 5ㆍ16후 상영금지됐던 유현목 감독의 대표작 '오발탄'의 포스터

1976년부터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1990년 정년퇴임한 고인은 1995년 '사람의 아들' 이후 15년 만에 영화 '말미잘'을 내놓기도 했다.

유 감독은 한국 최초의 영화상 '부일영화상'과 인연이 깊어서 출범 첫해인 1958년에 '잃어버린 청춘'으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5차례나 부일영화상 감독상을 품에 안아 감독상 최다 수상자라는 기록을 갖고 있으며, 9차례에 걸쳐 대종상 감독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78), 대한민국예술원상(1982) 등 30여 개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유족으로는 서양화가인 부인 박근자 여사가 있다.

장례식은 '대한민국 영화감독장'으로 결정됐으며 김수용 감독이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영화감독협회의 정인엽 이사장과 배우 이덕화씨가 각각 부위원장을 맡는다. 오는 7월 2일 오전 영결식과 발인을 거쳐 오후에 고인이 생전에 즐겨 찾았던 서울 충무로에서 노제를 진행한 후,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서울문화투데이 최은실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