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최고의 문화상품' 즐기러 경남 거창으로
'휴가철 최고의 문화상품' 즐기러 경남 거창으로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3.07.16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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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국제연극제 26일 개막작 <100인의 햄릿> 무료 공연

야외연극축제 '거창국제연극제'가 ‘연극이 없다는 건 인생이 없다는 것’을 주제로 이달 26일 경남 거창 수승대 일원에서 개막한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거창국제연극제는 7월 26일 개막해 8월 11일까지 17일간 연극을 통해 잊고 지낸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주체적인 삶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오픈런뮤지컬컴퍼니 <뮤지컬 오디션> (7.30~31 축제극장)

특히 연극제 포스터에 심각한 표정으로 헐벗은 옷차림의 남자를 그려 현실과 휴식의 경계를 아이러니한 느낌으로 표현해 웃음을 자아내는데, 이는 시대의 통합을 위한 역설을 뜻하기도 한다.

이번 연극제 개막작은 초청작 <100인의 햄릿>(드림인터내셔널)이다. 자기 부재不在를 철학적 화두로 두고 있는 사운드 이미지 연극으로 연극제를 통해 초연된다. 인위적인 무대장치를 최대한 배제한 실경연극으로서, 물 위에 수중무대를 만들어 특별한 개막을 준비하고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목화레퍼토리컴퍼니 <김유정의 봄봄> (7.27~28 축제극장)

아울러 올해는 극단 목화, 극단 연희단거리패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통 극단의 작품을 구성하고자 주력했고, 동시에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비밥, 노틀담의 곱추 등 뮤지컬, 어린이극, 거리극의 구성에 균형을 뒀다. 예년에 비해 더 풍성한 볼거리와 공연이 준비돼 있어 기대가 높다.

페르소나 <비밥> (8.10~11 축제극장)

해외작품으로는 영국, 이탈리아를 비롯해 호주, 프랑스, 스페인, 러시아, 페루 등 총 11개국의 해외 팀이 초청·기획됐으며, 높은 작품성과 화려한 퍼포먼스는 언어와 문화의 벽을 넘어 공감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국내경연참가작의 경우 보다 밀도 높은 실험정신과 무대언어 개발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 정통연극과 실험극, 초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로 고루 선정돼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할 것이다. 경연참가팀들은 연극제 기간 동안 하루에 한 팀씩 무대에 서게 된다.

초청작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바탕으로 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한 재미와 창작성을 느낄 수 있는데 주안점을 뒀다. 경연작은 현실에 대한 무게감을 과감한 상상력과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새로운 소재 발굴에 따른 실험으로 극적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낮 공연으로 펼쳐지는 무료공연은 주 무대인 수승대 무지개극장을 비롯해 은행나무극장, 아트마켓 스테이지, 로터리 스테이지, 거창청소년수련관 등 8곳에서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연극 공연은 모두 밤에 이루어지지만, 한 낮에 수승대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마련된 국내 유일의 수상무대 무지개극장에서는 계곡의 물속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지난해 제24회 거창연극제 개막 행사

게다가 지난해 처음 선을 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전국가족희곡낭독 페스타’와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한 ‘마이타운 페스타’는 연극제를 찾는 피서객들의 참여로 진행된다. 관객들이 직접 주인공이 돼 무대에 오르는 특별한 추억을 선사받을 수 있어 연극을 보는 쏠쏠한 재미를 더하게 된다. 

부대행사로는 학술세미나, 평론전, 연극아카데미 워크숍, 공연테마 사진촬영 페스티벌, 연극가면 만들기 체험 등이 준비됐다. 또 비보이 월드컵이라 불리는 독일 대회에서 우승한 라스트포원의 ‘비보잉 갈라쇼’, 서울종합예술학교 학생들의 실용음악, 현대무용, 방송댄스 등 다양한 플래시공연은 축제의 열기를 더욱 달굴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20만 명이 넘는 관람객과 방문객이 다녀간 거창국제연극제는 올해부터 공연관람을 위한 입장티켓 교환을 홈페이지에서도 가능하도록 해 편의성을 높인다. (문의 : 055-943-4152, www.kift.or.kr)

▲ 조매정 거창국제연극제 예술감독
[인터뷰 - 조매정 거창국제연극제 예술감독]
프랑스 아비뇽·영국 에든버러축제와 어깨 나란히…
25주년 맞은 거창국제연극제, 문화 황무지에서 기적 이뤄내다

-거창국제연극제가 올해로 25회를 맞았다. 짧지 않은 긴 시간인데,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산증인이다. 소회가 남다를 듯하다.
“25년 전, 산간벽지 거창에 고급 예술인 연극의 야외축제인 거창국제연극제가 굳건하게 자리 잡혔다는 사실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의 집산지 서울에서도 해내지 못한 국제연극제가 중소도시도 아닌 ‘문화 황무지 깡촌’ 거창에서 부흥했다는 획기적인 결과물에 무한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 거창국제연극제의 위력은 자연적인 공간, 계절적인 시간, 전문적인 인간의 조화력이다. 그동안 땀흘려준 국내외 극단들에게 이 자리를 통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지난해 본지 문화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당시 수상 소감을 말할 때 상당히 많은 눈물을 흘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시 한 번 수상소감과 당시 심경을 말해 달라.
“연극에 모든 것을 바치고 묵묵히 한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문화예술 관계자들과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30여 년 동안 연극에 한 평생을 바쳐온 그 길을 생각하니 설움에 목이 메이고, 기쁨에 환희 짓던 그 순간이 떠올라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앞으로도 거창국제연극제가 우리나라 대표 문화예술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서울문화투데이>에게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거창국제연극제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하다.
“1989년 경남의 5개 극단이 모여 축제를 형성한 시월연극제가 모태가 됐다. 거창연극의 주역인 극단 입체가 1983년 창단된 이후 거창의 연극은 개화기를 거쳐 번영기에 다 달았다. 극단 입체의 혼신적인 활동과 열정적 개척정신으로 연극저변인구의 확보를 통해 거창연극이 한국연극속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할 수 있었고, 프랑스 아비뇽을 벤치마킹해 거창국제연극제가 살아 있는 자연과 인간이 연극으로 하나 되는 세계적인 야외공연축제로 거듭날 수 있었다.”

-25년의 역사를 가진 거창국제연극제는 우리나라 최고의 야외공연축제이다. 그간의 성과를 꼽는다면?
“첫째는 문화총체적인 차원에서 중앙에 쏠린 문화 분포도를 지역으로 수평 이동시킨 혁신적인 지역연극축제의 독창적 문화력을 일궈냈으며, 둘째는 기획적인 차원에서 지역축제의 세계화, 관광 자원화, 문화 산업화를 형성했다. 셋째로, 예술적인 차원에서 국내외 양질의 연극인 양성과 준수한 야외연극개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지역문화경제를 활성화 했고 관객개발에 상상도 못할 공헌을 했다고 자부한다.”

-올해 거창국제연극제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지 소개 부탁한다.
“연극은 인간 혹은 인생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연극축제는 인간을 위한 축제가 돼야 한다. 올해의 축제방향은 인간을 찾고 인생을 위로하는 콘셉트로 ‘연극이 없다는 건 인생이 없다는 것’으로 슬로건을 정한만큼 물신주의에 짓눌린 인간의 원형과 인생의 축복을 관객과 함께 나누는 축제를 준비했다. 사운드 이미지 실경연극인 개막축하공연 <100인의 햄릿>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관객 목표는 25만 명이다.”

-거창연극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변화 방향이 궁금한데.
“변화에는 반드시 발전적으로 향하는 변화가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축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축제를 만드는 고급인력이 필요한데, 연극과 축제를 전공한 전문가들이 확보돼야 할 것이다. 현재 거창국제연극제에서 연극과 축제경영을 전공한 전문가는 3~4명밖에 없는 실정이다. 보다 더 보강돼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많은 관객을 유입하기 위한 전문적 마케팅이 필요하며, 낮 공연이 가능한 스튜디오형 실내공연장의 건립이 시급하다. 아울러 지자체의 파격적인 예산지원과 숙박시설이 증축돼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거창국제연극제가 프랑스 아비뇽과 영국의 에든버러와 함께 세계 3대 야외공연축제로 진입하는 시점이다. 거창전역을 연극축제벨트로 조성해야하고 솔숲과 저수지, 폐석장 등을 활용한 자연친화적인 공연장으로 개발하고 공연예술지원센터를 설립해 거창국제연극제가 세계적인 문화축제산업의 전초기지가 되길 바란다. 굴뚝 없이 축제산업으로 먹고사는 문화휴양도시 혹은 연극축제도시가 되면 거창의 문화경쟁력은 세계적인 위치에 오를 것이다. 어려운 일이 절대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