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 詩] 함께 가자 우리
[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 詩] 함께 가자 우리
  • 김남주 시인
  • 승인 2013.07.2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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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자 우리  


                        시인 김남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함께 가자

뒤에 남아 먼저 가란 말일랑 하지 말자

앞서 가며 나중에 오란 말일랑 하지 말자

일이면 일로 손잡고 가자

천이라면 천으로 운명을 같이 하자

둘이라면 떨어져서 가지 말자

가로질러 들판 물이라면 건너주고

물 건너 첩첩 산이라면 넘어주자

고개 넘어 마을 목마르면 쉬어가자

서산 낙일 해 떨어진다 어서 가자 이 길을

해 떨어져 어두운 길

네가 넘어지면 내가 가서 일으켜주고

내가 넘어지면 네가 와서 일으켜주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언젠가는 가야 할 길

누군가는 이르러야 할 길

가시발길 하얀 길

에헤라, 가다 못 가면 쉬었다나 가지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걸어가야만 하는 그 길. 그 외롭고 쓸쓸한 길목에 문득 같이 걸어갈 벗이 있다면…
그런 벗이 있다면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함께” 손을 잡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길을 걸어가고 싶습니다.

이소리 시인